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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9교시엔 XOXO - 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웹툰

namu  |  2015-08-30 16:06:34
 | 2015-08-30 16: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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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90년대 청춘들의 고민과 사랑을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엄청난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그 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과거 시대가 어땠는지, 또 그 시절의 청춘이 어땠는지도 보여주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우리가 잊고 지낸 과거처럼 무뎌져 버린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란 노래가 생각나는 웹툰 9교시엔 XOXO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일을 한 학원 강사 올해 나이 39세 은비와 취업 준비생을 가장한 자발적 백수 장부. 그는 10살 많은 여자친구한테 얹혀사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은비는 남자친구와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 했지만 집에 도착하니 장부는 그냥 집에서 누워서 배 긁으며 티비나 보고 있다. 피자 남은 거 먹으라면서 달랑 한 조각 남은 피자를 가지고.. 동료 학원 강사는 남자친구가 호텔까지 예약해 놨다는데.. 뭐 호텔까지 바라는 건 아니어도 둘이 로맨틱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건 모든 여자들의 희망사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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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물아홉인 남자친구와 내년이면 마흔인 자신을 생각하며 은비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고, 장부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는다. 친구 커플이 펜션을 예약했는데 그 친구 커플이 못 오게 되었다며 대신 좀 와달라고. 그렇게 둘은 급작스럽게 다음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장부는 사실 번듯한 직장을 잡고 남부럽지 않게 크리스마스를 챙겨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굳이 자격증 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기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고 생각 중.

 

여기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여자는 큰 게 아니더라도 같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고 남자는 한 번에 근사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는 점. 커플들이 제일 많이 싸우는 게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자는 사소하게 잘해주기를 바라고 남자는 평소에는 그저 그렇더라도 한 번에 잘해주면 된다는 주의.. 둘이 차를 타고 가는 대목에서는 토니 베넷의 그윽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로맨틱한 음악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차를 몰고 가는 도중 수상한 남자 셋이 차 앞을 가로막으며 차를 세우게 되고, 그들은 사람을 잘못 봤다는 묘한 말을 남긴 채 떠난다. 도착한 펜션에는 장부의 친구들과 여자친구들이 있었다. 장부는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도 소개해주지 않고 안으로 쓱 들어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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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이 되자 여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얘기로 분주하다. 고가의 선물 얘기가 오고 가는데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은비가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기분 전환하러 온 펜션인데..”언니는 뭐 받았어요?” 하며 물어보는 15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핏덩이들.. 은비가 둘러댈 틈도 없이 장부는 우리는 그런 거 안 했고 그냥 마음적으로 사랑을 주고받았다는 말을 한다. 이미 이 모임에서는 저 커플은 회비도 못 낼 거 같다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

 

은비는 거기서 고기를 자처해서 굽고 있고 자신이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은비의 화를 더더욱 돋군다. 장부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던 상황에 마침 펜션 주인아저씨가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발견한다. 이 목걸이는 은비 장부 커플이 도착했을 때 아저씨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을 손님이 두고 간 것 같다며 주웠던 그 목걸이. 장부는 사정사정해서 그 목걸이를 달라고 부탁을 하고 아저씨는 비싼 것도 아닌 거 같으니 그냥 주겠다고 한다. 장부는 그 목걸이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건넨다.

 

하지만 은비가 그 목걸이를 못 봤을 리 없을 터.. 비참한 기분에 휩싸인 은비는 장부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해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낙석주의라는 푯말이 세워진 절벽에서 싸우던 둘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되고 어쩐 일인지 눈을 떠보니 1999년으로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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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된장녀고 남자가 무능하다는 의견들이 많이 보이지만. 은비가 굳이 된장녀라기보다는 은비는 장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듯한 느낌을 오래전부터 받아왔었던 듯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과거 장부와 보냈던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있다. 장부는 기타를 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 노래를 불러주었고 그런 경험은 은비에게 있어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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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는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면서 설렘이나 의무감 같은 게 많이 사라진듯해 보이고, 또 우리정도 오래 사귀었으면 굳이 기념일을 챙겨야 하나 나중에 취직하면 한번 크게 쏘면 되지.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했던듯하다. 하지만 오래된 사이일수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 커플을 보면서 알 수 있다. 남녀가 처음에 만나면 호감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해도 이해해주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너그러워지지만 오래된 사이일수록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게 되고 또 그로 인해 실망감도 배가 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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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는 연인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말에 코웃음을 치곤했지만 과거로 돌아오고 젊어진 은비가 다른 남자들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하게 되고 이 말을 실감하게 된다. 오래 사귄 연인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착각은 익숙함에 무뎌져 상대방이 자기의 소유라고 생각하며 그 관계에서 조금 덜 좋아하는 사람이 항상 관계의 우위에 서려고 하는 것.. 연인뿐만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서 볼 수 있는 형태.. 이건 그냥 우리의 본능일까?

익숙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만화 9교시엔 XOXO였다.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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