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OP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 '가담항설'

박은구  |  2020-01-25 13:23:40
 | 2020-01-25 13:23:40
초기화

가담항설이란,  길거리나 세상 사람들 사이에 또는 이야기 혹은 세상에 떠도는 소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제목이다. 네이버 대표 약쟁이 작가로 유명한 랑또 작가의 차기작으로서 많은 이슈를 모은 작품이다. 개그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높은 작품성을 보여준다. 랑또 작가는 가담항설에서 동양판타지란 무엇인지, 약쟁이 작가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잘 보여줬다. 랑또 작가의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작가 특유의 개그 센스와 클리셰를 비트는 능력들이 적절하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image.png
<시작부터 작가의 센스가 보인다. 돌이었던 존재가 갑자기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 내뱉은 첫대사가 바로 저것이다.>


image.png
<양갓집 규수와 백정의 사랑이야기를 닮은 에피소드였다. 소녀는 눈이 보이지 않았고, 백정은 그런 소녀를 위해 우연히 주워들은 아름다운 글귀들을 매일 찾아가 읊어주었다. 시대적인 배경을 생각해보았을 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고,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백정은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결코 밝히려고 하지 않았으나 사실 소녀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image.png
<상당히 인상 깊게 남았던 장면이었다.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고백하며 진심을 전하는 장면은 필자의 마음에 각인되었다.>


image.png
<홍화, 사람하는 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아름다운 연인의 슬픈 눈물.>

이 작품의 주인공은 돌이다. 돌이데 사람이 된 돌의 이야기이다. 사람이 된 돌은 왕에게 어떤 얘기를 전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길을 떠난다. 명확한 신분제도가 존재하는 세계, 이 세계에는 왕이 존재하고 그 왕 위에 신룡이라 불리는 용이 존재한다. 초월적인 힘을 가진 이 존재는 비를 내리고, 번개를 치게 하며, 자연을 조종하는 '신'에 가까운 생물이다.

유래는 이렇다. 오래 전 나라에 천재지변이 끊이질 않았다. 가뭄, 홍수, 한파 해일과 태풍까지 온갖 지변이 끊기지 않았다. 왕은 날씨를 지배하는 신룡을 만나 천재지변을 멈추게 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 대가로 100년의 기도로 신룡을 사람으로 만든 뒤, 1,000년의 기도로 다시 불로불사로 만들어 나라에서 귀한 대접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image.png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그는 노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모시는 주인님에게 글을 배워, 글을 다루고 쓸 줄 안다. 이 세계관에서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세계에서 글은 힘이고, 세상이다.>

신룡은 나라에서 최고로 빼어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주위에 두고 잠에 들었다. 그렇게 당시의 지식인을 전부 모아 신룡에게 '백성을 위한 완벽한 신이 되어달라'는 천명을 부여해 100년을 기도해 사람으로 만들었고, 또 다시 1,000년을 기도하여 불로불사가 되는 듯 했으나…. 이변이 일어났다. 날짜를 세는 관리의 실수로 하루 일찍 깨어난 신룡은 불노의 몸은 이루었지만 불사에는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신룡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며 이를 탓하지 않는 넓은 아량을 보어주었다. (사실 굉장히 화가 날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당시에는 무척 자비로운 존재였다.) 이렇게 신룡과 그와 함께 있던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는 사군자가 되었고 나라는 더이상 천재지변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신룡은 날씨를 지배하는 존재로서 나라에서 왕보다도 더 극진한 대접을 받는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매난국죽 중 매를 담당하는 매화의 죽음으로 인해 신룡이 완전히 흑화하게 된다. 작중 시점에 신룡은 인간의 목숨을 한낱 미물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정도이다.


image.png
<돌이 인간이 된 존재 한설, 그의 천명은 왕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왜 인간이 되었는지는 본인조차도 모르지만 복아와 함께 왕에게 가려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image.png
<잘생긴 외모를 제외하고는 특출난 힘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는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을 볼 줄 알고 또 이용할 줄 안다. 어떻게 보면 작중 가장 위험한 인물이 아닐까하고 필자는 생각해본다.>


image.png
<명영, 그녀의 이름 대로 빛이 나는 것처럼 밝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이 작품의 유일한 빛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로서 바로 주인공 중 한 명인 노예 출신 복아의 주인님이다. 여성으로 태어나 과거를 보려고 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랑또 작가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보면 작가가 작품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알 수 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성, 대사, 표정, 연출 등이 탁월하다. 랑또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하고, 열정적인 사람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박은구
다양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댓글 0
닉네임 * 비회원 덧글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