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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리뷰] 수의 계절 - 한 남자의 일생을 함께 한 여자 이야기

namu  |  2015-08-25 12:07:09
 | 2015-08-25 1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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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 보다 나이를 빨리 먹는다는 선천성 조로증을 떠올리게 한다.

선천성 조로증은 일반인보다 노화 속도가 8배 빨라지는 병으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다.

 

주인공인 지호는 약간 냉혈한 같은 이미지다. 약혼까지 한 남자친구와 바람이 난 신입 여사원에게 손도 시원시원하게 올리고 그런 일로 업무에 방해를 받을 정도로 마음이 약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잠시 사실은 속은 여리디여린 순둥이. 아무도 없는 공원 강가에서 펑펑 울며 전 약혼자 욕을 실컷 하고는 반지를 빼서 던져 버리는 모습에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여린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던져진 반지는 강가에 떠내려 오던 바구니에 떨어지게 되고 지호는 그렇게 바구니에 떠내려오던 수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렇게 둘은 조우하게 된다.  물 위에서 수를 발견했기 때문에 지호는 水 즉 물이라는 뜻의 ‘수'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수를 키우기로 결심하게 된 지호. 그런 면에서 수는 지호의 약한 내면을 끄집어 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혹자는 아기가 생김으로 인해서 모정이 생기는 사람도 있고, 평소 아기를 보면 생긋생긋 잘 웃어주고 귀여워해 주다가도 임신 우울증이나 잘못된 산후 조리로 인해서 자신의 아이에게 모정이 없어지는 케이스도 있다 말한다.

작품에서는 전자의 경우로 수는 지호의 모성을 자극, 또 그로 인해서 둘은 같이 성장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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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가 출근해 있는 동안 집안에서 하루 종일 지호만을 기다리는 수의 모습은 우리가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의 모습도 생각나게끔 한다. 하루 종일 밖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집에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생명체.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속내를 내 보이면 괜찮다 괜찮다 하며 나를 다독여 준다. 서툴고 상처 주고 상처 입지만, 처음 본 생명체를 엄마라고 믿으며 따라다니는 오리처럼 수에게는 지호가 전부다. 후에 입양을 결심하는 지호에게 같이 있으면 안 되냐는 수의 말 한마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하얀 피부와 빨간 눈, 금빛의 머리칼, 비정상적으로 매일매일 자라나는 수에게 아동복을 사줘도 다음날이면 금세 자라나서 소용도 없고 워낙 튀는 외모라 밖에 나가도 혼혈이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사진 찍어 달라고 모여드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편히 수와 함께 돌아다닐 수도 없는 상황. 수는 지호가 직장을 나가있는 동안 집안에서 티비를 보고 글을 깨우칠 정도로 머리가 총명하다. 가르쳐 준이 없는데도 혼자 알아서 언어까지 배우는 수의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수와 백화점을 나선 지호, 지호는 그곳에서 내가 이곳에서 돌아서면 예전처럼 아무 일 없었던 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소 얕은 생각을 하지만 그런 지호의 생각을 읽은 걸까 수는 지호의 옷깃을 잡아끌며 지호의 관심을 자신에게 향하도록 만든다. 우는 아이 젖 한번 더 준다는 말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수가 화장실을 가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수와 똑같은 외모의 여인이 수에게 접근한다.

 

아련한 그의 시선. 화장실에서 돌아온 지호는 수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수를 찾아 헤매고 주차장에서 발견된 수는 엄마가 가버렸다는 말만 반복하며 울먹인다. 누구보다 엄마가 그리웠을 ‘수'.. 엄마와  지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수의 모습은 독자들도 안타깝게 만든다. 낳은 정 보다 키운 정이 더 크다고는 하지만 어린 수에게도 자신의 핏줄과 뿌리를 향한 본능은 강렬했나 보다.

 

‘사정이 있어 아이를 잠시 맡깁니다. 빠른 시일 내로 아이를 찾으러 오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다소 무책임한 쪽지를 수의 옷 주머니에서 발견하게 되고.. 지호는 잠시나마 이 어린아이가 겪고 있을 슬픔과 복잡함을 생각해보고 자신을 반성한다. 친모와의 만남 이후 더 칭얼대고 지호의 모정을 바라는 수.. 수는 지호와 항상 있고 싶어서 전화를 시도 때도 없이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 수와 지호의 성장기는 가슴 뭉클함과 여러 복잡한 감정을 들게 한다. 후에 수를 찾아오는 정체 모를 사람들은 수와 어떤 관계이며 그들은 수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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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을 가지는 선천성 조로증과 반려동물.. 그리고 수.. 셋 다 비슷하리 만치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

진시황은 불로장생을 꿈꿨지만 아이러니하게도 50세의 젊은 나이에 객사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무병장수하는 것에 목숨을 거는 것보다 하루하루 자신의 사람들에게 충실하는 것이 더 나은 삶임을 작가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당신의 반려동물 일수도 있고, 당신의 가족 일수도 있으며, 당신이 사랑하는 친구일 수도 있다.

당신에게는 일부분인 삶이 그들에게는 전부가 될 수도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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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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