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우리에겐 아직 여러 개의 베댓이 있다,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홍난지 | 2016-09-08 18:56
[웹툰 리뷰]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컷부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썸네일 - 2014년 1월 14일부터 2014년 10월 30일까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한 컷부작가의 개그웹툰



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소년들의 매력

여기 몇 명의 소년들이 있다. 무표정이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 분명히 어떠한 사건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웹툰을 본다. 그러나 웹툰을 봐도 이들의 행동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웹툰을 볼수록 혼란스러움은 가중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컷부의 문제작,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는 읽을수록 알 수 없는 신비하다. 독자들이 한 에피소드의 스토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도 전에 종결되는 짧은 분량이라 더욱 그렇다. 많은 독자들이 예측불가함에 대하여 공감하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것들은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에 덧붙여진 베스트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난 오늘도 댓글을 보기위한 웹툰이라는 과정을 거쳤을 뿐”, “이쯤되면 컷부도 베플 볼라고 연재하는 것 같아” 등의 베스트 댓글과 수많은 ‘좋아요’의 수는 웹툰의 기이함을 댓글로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웹툰 리뷰]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컷부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56화 - 작품의 난해함을 주제로 소통하는 베스트 댓글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독자들이 작품의 모호함을 난제로만 생각하고 작품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재 내내 상위에 랭크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작품 내내 인류가 거의 공통적으로 웃음의 소재로 삼고 있는 배설물과 엉덩이 등이 나오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웃음을 연구한 많은 학자들은 웃음이 발생하기 전, 텍스트 내부에서 부조화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해소시키는 과정에서 감상자들이 부조화의 원인을 찾아냈을 때 웃음이 난다고 보았다. 인지적 측면에서 바라본 웃음 이론으로 본다면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는 독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에 적절한 사례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독자를 사로잡은 지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웹이라는 매체를 통해 독자들이 참여해 놀이할 수 있는 틈(gap)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앞서 보였던 베스트 댓글처럼,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는 작품의 알 수 없음을 독자들의 참여로 극복해냈다.



웹을 통한 텍스트 감상의 즐거움 - 놀이, 참여, 소통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놀이’의 개념을 도입한 스티븐슨(W. Stephenson)은 대중예술이 제공하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다시보기의 즐거움’과 ‘소통의 즐거움’이라 했다. 인터넷 환경에서의 텍스트 읽기는 매체적 특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참여의 즐거움을 준다. 컷부가 창작한 작품에 등장하는 무표정한 소년들의 엉덩이 보임이나 배설물 배출은 맥락이 불충분하기에 작품으로 메꿀 수 없는 틈을 만들고 독자들은 그 틈을 메우기 위해 댓글로 소통한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 과정을 통해서 텍스트 외부적인 즐거움을 놀이로서 행하면서 텍스트 읽기의 즐거움을 준 것이다.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는 매체와 독자, 작가가 함께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열린 텍스트로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근래의 웹을 통한 개그웹툰들이 <소년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와 마찬가지로 맥락없음을 무기로 만들어지곤 한다. 개그 트렌드의 현재성은 그것을 소비하는 독자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과 밀접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웹툰은 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새로운 세대의 콘텐츠다.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웹툰가이드 PICK
Webtoonguide Popular

뉴스 전체

[웹툰 칼럼] 웹툰 작가 지망생, 메이저 데뷔의 야망, 천하포툰(天下布Toon) 천하에 자신의 웹툰을 펼친다!
잠뿌리 | 2017-01-23
[탑툰] 설 연휴 동안 웹툰만 봐도 ‘1000만원 쏜닭’
관리자 | 2017-01-20
가장 좋은 웹툰은 어떤 웹툰일까?
오벨리스크 | 2017-01-20
[웹툰 칼럼] 웹툰 컨텍터, 피해야 할 4대 사회악 같은 유형
잠뿌리 | 2017-01-20
[NHN엔터] 극장가 애니메이션 돌풍 <코미코>로 이어간다…애니메이션 콘텐츠 강화
관리자 | 2017-01-19
29. 와싯의 파스타툰 294 '1월이라도 승리가 하고 싶어'
니스 | 2017-01-19
[BL 웹툰 추천] 어쩜 이렇게 뻔뻔할 수가. '안녕하세요, 당신의 스토커입니다.'
박시앙 | 2017-01-19
[웹툰 칼럼] 웹툰 스토리 작가, 피해야 할 죽음의 다섯 손가락 같은 유형
잠뿌리 | 2017-01-17
28.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88 '2017 첫 리가'
니스 | 2017-01-17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영원한 빛>
홍난지 | 2017-01-16
웹툰 사이트들은 경쟁하지 않아야한다. 다만 지켜봐야 한다.
오벨리스크 | 2017-01-16
[여기자가 추천하는 이주의 '웹툰 속 어떤 순간’] 찌질의 역사 - 민기에게 보내는 이메일
EditorAnne | 2017-01-16
[BL 웹툰 추천] 욕망의 교차로에 선 다섯 남자, 'P R I D E (프라이드)'
박시앙 | 2017-01-16
[웹툰 칼럼] 네이버 웹툰의 도전 만화, 네이버 만화 운영진 개선. 작가 지망생 VS 플랫폼 관리자
잠뿌리 | 2017-01-13
[코미카] 만화판 '불후의 명곡' <불후의 만화 명작> 프로젝트 본격 시동
관리자 | 2017-01-12
대상 100만원, 제 1회 뿌딩 '팬픽' 공모전 개최
관리자 | 2017-01-12
27.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하)
니스 | 2017-01-12
아시아판 어벤져스 ‘슈퍼스트링’ 블록버스터 게임 캐릭터 5종 공개
관리자 | 2017-01-11
[웹툰 칼럼] 웹툰의 스토리/그림 협업. 배분 비율에 대한 상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잠뿌리 | 2017-01-11
26. 와싯의 파스타툰 293 '새해 이적 시장' (상)
니스 | 201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