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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웹툰의 평점 시스템이 가진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

잠뿌리 | 2016-10-29 22:47

한국 웹툰은 초창기 시절부터 평점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통, 웹툰 독자가 별 다섯 개/열 개 만점 중 원하는 별을 선택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모든 별점을 합산해 평균을 내어 그게 곧 작품의 평균 점수로 기록되게 했다.

웹툰의 평점은 보통 해당 작품의 인기와 영향력을 결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게 작품 내적이나 외적으로 볼 때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평점 시스템을 도입한 대형 포털을 기준으로 볼 때, 네이버 웹툰의 경우 평점이 상향평준화되어 있다. 201610월을 기준으로 약 100여개가 넘는 연재작 중 평점 9점 이하를 받은 작품은 달랑 3개뿐이다(웃지 않은 개그반 시즌 3, 공감.jpg, 돌아온 럭키짱)

어지간한 웹툰은 전부 9점 이상의 별점를 받았는데 이게 독자 평균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별점을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작품 자체의 온전한 감상과 평가로 별점이 매겨지는 것은 아니라서 작품 내적인 부분에서 신뢰도가 떨어진다.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는 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서 다르고, 사람마다 감상이 천차만별인 걸 감안해도 정말 재미있고 잘 만든 작품에 대한 평가는 공통적으로 높은 게 정상이고 그 때문에 평점에 차이가 있어야 객관성을 갖게 되는데.. 10개의 작품 중 8~9개가 9점 이상인 상황이니 고득점의 의미가 없어지고. 정말 좋은 작품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작품 내적으로 객관성이 떨어지는 별점 상향평준화는, 작품 자체에 대한 가치를 떨어트리는 악영향을 미친다. 모든 작품을 고만고만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명작이든, 수작이든, 망작이든, 졸작이든 웬만하면 다 9점 이상 받는 게 평점의 현실이니 진흙 속의 진주 찾기가 너무나 힘들다.

작품 외적인 부분에서 접근해 보자면, 별점이 악용되는 일이 일상다반화가 되어 있다.

속칭 별점 테러로 웹툰 작가의 지각 연재나 휴재, 특정한 말과 행동 등 작품 외적인 부분의 문제로 별점을 깎는다.

해당 작품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당일 독자의 기분에 따라서 별점이 매겨지는 것으로 작품 평가에 대한 객관성이 매우 부족하다. 독자의 불만을 나타내기 위한 창구로만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각 연재와 휴재에 대한 별점 테러는 필자도 분야는 장르 소설이라서 웹툰과 다르지만 같은 작가로서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일이고 다른 건 둘째치고 작가의 투병, 사고, 상중 같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휴재를 하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며 별점 테러를 가하는 건 인간적으로 너무한 처사라 생각하나, 정시 연재에 길들여진 독자가 작품의 소비자로서 일종의 클레임을 거는 것이라 상업 작품으로서 감수해야 할 현실이긴 하나.. 작가의 발언 혹은 작가 개인의 사상에 반대하는 특정 단체나 사이트가 작가의 작품을 표적으로 삼아 별점 테러를 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평점 시스템을 악용한 사례 중 가장 나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상황이라면 몰라도 특정 단체/사이트의 타겟팅된 별점 테러는 웹툰 플랫폼 차원에서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방치되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할 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웹툰 플랫폼의 평점 시스템 관리 소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드물게, 작품 현재 연재분의 재미와 완성도가 이전보다 떨어지면 독자의 비난과 원성이 섞인 댓글과 함께 해당 연재분의 별점이 하락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별점이 제구실을 하는 일이지만, 지금 현재 기준에서 볼 때 그 사례가 너무 적은 게 문제다.

그밖에 콩점이라고 해서 스타 크래프트 프로 게이머였던 홍진호의 콩드립이 나오면 별점 2.2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별점을 깎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현대의 인터넷 문화에서 생겨난 전통이라고 해도 평점의 의미를 더욱 퇴색시키고 있어 웃음으로 넘길 수만은 없다.

별점의 존재 이유는 웹툰 독자의 참여 공간으로 웹툰에 대한 작품을 끌기 위한 것이다. 허나, 작품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의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작품 외적인 부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이상은 평점의 의미가 없어진다.

웹툰의 인기와 인지도를 판가름하는 것은 결국 조회수고 그것은 곧 웹툰 플랫폼에서 매일 갱신되는 작품 인기 랭크로 보여지니 별점은 그런 것과 별개로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의 기준점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시스템의 존재 자체에 의문이 간다.

네이버, 다음 등 대형 포털 웹툰 플랫폼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쭉 평점 시스템을 유지해 온 반면. 레진 코믹스, 코미카 등 비포탈 웹툰 플랫폼은 평점 시스템을 아예 도입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별 문제 없이 운영되는 걸 보면 평점 시스템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웹툰 초창기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 온 전통이라도 그게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없는 것만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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