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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프라이버시와 재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생활툰의 한계

잠뿌리 | 2017-02-15 09:43

[웹툰 칼럼] 프라이버시와 재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생활툰의 한계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한겨레에서 서나래 작가의 네이버 웹툰 낢이 사는 이야기를 소개하는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제목이 아예 ()의 사생활을 훔쳐보세요~였고 지금 현재도 기사가 남아 있다

웹툰 초기 시절에는 웹툰 작가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소재로 한 생활툰이 큰 인기 몰이를 했다. 본래는 개인 홈페이지에서 연재하던 그림 일기에 가까운 형식을 띄고 있고 낢이 사는 이야기 역시 2004년에 서나래 작가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첫 시작이었던 게, 2007년에 네이버 웹툰에 정식 연재된 것이다.

생활툰은 태생적으로 작가의 그림일기에서 출발한 것이 많아서 웹툰으로서 요구하는 작화 퀼리티가 거의 최소한에 가깝고, 또 작가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고 있기에 일반 웹툰에 비해 아이디어 구상하기가 더 쉽다. 즉흥적인 내용으로 그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웹툰 초기 시절 생활툰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았기에 독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기 더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물론, 생활툰을 그리는 웹툰 작가의 재치와 센스가 뒷받침을 해줘야 독자들의 호응을 증폭시킬 수 있는 건 필수지만 말이다.

생활툰은 한국 웹툰에 있어 하나의 장르가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이 나왔다. 웹툰 초기 시절 웹툰에 생소한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한편.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웹툰계가 금방 무너지지 않게 지켜낸 간판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작가가 겪은 개인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은 그림일기라는 근본 때문에 태생적인 문제를 잔뜩 안고 있어 한계점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일반 웹툰에 비해서 작화 퀼리티가 떨어지는 게 일반화가 되었다는 점이다. 수년 동안 연재를 해도 작화 퀼리티가 거의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일상다반사다.

애초에 생활툰이 작화를 중요시하지 않은 장르라고는 해도 작화에 공을 들이지 않은 건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최소한, 작화가 변하지 않으면 연출에 신경을 써서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일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찾아보기 힘든 일이 많다.

다음은 소재인데 작가 개인의 사생활을 소재로 삼은 게 사실 장점과 단점이 극단적으로 드러나서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장점은 쉽고 빠른 아이디어 구성과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얻기 쉽다는 점이다.

단점은 사생활을 소재로 삼았기에, 작가 개인의 신상팔이로 작품을 유지하는 것이라 멘탈 관리가 몹시 힘들다는 점이다. 작가 멘탈이 안 좋을 때 그게 작품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치명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웹툰에서 인기 있던 생활툰 중에서, 부부의 신혼여행을 다룬 모 작품은 한창 잘 연재되고 있다가 부부의 이혼으로 작품을 지속할 수 없어 연재가 종료됐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독립해서 혼자 살다가 남자 친구를 사귀며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하다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반려견의 죽음으로 작가가 충격을 받아 작품 연재가 종료됐다.

사람의 앞날은 어찌될 수 없는 일이고, 기쁜 일이 있으면 슬픈 일이 있기 마련이라서 언제나 웃는 얼굴을 보여줄 수는 없다.

현실에서 정말 힘들고 슬픈데, 만화 속에서는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앞서 예로 든 사례처럼 연재 종료되는 게 보통이다.

남의 사생활을 훔쳐보세요라는 말이 단순히 낢이 사는 이야기란 작품의 홍보 문구가 아니라. 생활툰이란 장르 자체의 캐치 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지금에 와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밖에 일반 웹툰에 비교해서 아이디어 구상이 쉬울 뿐이지, 소재 거리가 떨어지면 금방 바닥이 드러나서 정말 아무런 재미가 없는 일상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 한다는 것 역시 문제다.

단순히 집에 친구들 놀러 와서 밥 먹고 수다 떠는 것만으로 몇 화를 소비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이걸 과연 만화라고 봐야 할지 의문이 드는 일도 종종 있다.

결론을 내리자면, 한국 웹툰 10년사에서 생활툰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으나, 해당 장르의 태생적인 문제로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으니 장르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좀 바뀌어야 한다는 거다.

작화 퀼리티를 올릴 수 없다면 연출에라도 좀 신경을 쓰고, 메인 소재도 먹고 자고 싸고 입는다는 평범한 일상을 다루기보다는.. 그 일상 안에서 무언가 주제를 잡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어 차별화를 이루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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