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98」(하) 너, 내 동화가 돼라
니스의 웹툰 패러디 원본짤을 찾아서
―53. 칼카나마 라리가위클리 398 '라리가의 유럽대항전' (하)
니스NICE 장 지 원
'라리가의 유럽대항전' 하편이 돌아왔다. 이번 시간에는 세비야 편의 마지막 패러디 하나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셀타비고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참고로 아틀레틱빌바오와 비야레알은 유로파리그 32강에서 각각 아포엘과 로마를 넘지 못하며 탈락해 이번 라리가위클리에 출연하지 못했다.
세비야를 다루는 마지막 컷은 웬 4지선다형 문제 하나로 등장했다. 문제는 '세비야의 챔스 탈락으로 가장 많이 욕을 먹고 있는 인물은?'인데 답은 아마 "집에서 TV 보던 벵거"일 것이다. 레스터시티도 간 챔스 준준결승을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은 과학 때문에 계속 못 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건 유머잖아.
이 문제 드립의 원조는 사실 유쾌한 데서 비롯되지는 않았다. 원조 문제는 "연대생이 지나가던 고대생의 죽빵을 갈궜다. 누구의 잘못인가?"이고 정답이 "3번. 집에서 자고 있던 배재대생"이기 때문이다. 2009년 내지 2010년경 한 인터넷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이 드립이 무엇을 계기로 시작됐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학벌을 기준으로 지방대를 소위 지잡대라며 까내리는 풍조의 드립인 것만은 분명하다.
세비야는 이쯤 해두고 다음으로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로 넘어간다. 칼카나마는 아틀레티코의 "화끈한 공격력"과 "숨막히는 수비력"을 보여주고자 한 만화를 차용했다. 바로 소년한국일보에 최근까지 연재됐던 명랑만화 '팔방이'가 그것이다. 내용은 새숙이가 팔방이에게 "신난다! 아빠가 피자를 사오셨대! 뜨거울 때 빨리 들어와 먹으래"라고 말하는 걸 팔방이가 따라가다 새숙이가 대문을 걸어잠그고 팔방이 혼자 멍하니 남았다는... 뭐 그런 슬픈 이야기다. 4컷만화를 다시 보면 새숙이가 팔방이에게 같이 먹자고는 분명 안 했다. 팔방이가 넌씨눈인 건지도 칼카나마의 만화에서 새숙이는 앙투안 그리즈만, 팔방이는 치차리토로 바뀌었다.
바이엘레버쿠젠을 꺾고 챔스 준준결승에 오른 아틀레티코의 다음 상대는 세비야를 꺾은 레스터다. 레스터는 지난시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필두로 여러 돈 많은 강팀들과 명문팀들을 제치고서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는 동화를 썼다. 현재는 경질된 라니에리 감독의 뒤를 크레이그 셰익스피어가 이어받아 부진을 씻고 다시 동화를 쓸 채비를 다지는 중이다.
그래서 칼카나마는 '원피스'에 등장하는 루피의 대사 "내 동료가 돼라!"를 "내 동화가 돼라!"로 바꿔 썼고 셰익스피어의 모습은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이 아닌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것으로 가져와 루피의 외모와 뒤섞었다. 누가 저렇게 끔찍한 혼종을 만들어냈단 말인가 셰익스피어 감독이 써내려갈 후속작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상대로 먹혀들지 궁금하다.
마지막 셀타비고 편에서의 4컷 중 1~2컷은 뜬금없이 하비에르 테바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지분을 차지했다. 앞서 말했듯 빌바오와 비야레알이 탈락한 가운데 셀타마저 16강에서 탈락한다면 유로파리그 준준결승에 스페인 팀이 전멸하는 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테바스 회장은 "회개하라! 전멸 야욕을 파쇄하라!"며 만화 속에서 강경한 어투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모임인 국대위(국가비상대책국민위원회)에서 만든 한 영상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김한식 목사는 답답해 하던 자신에게 "하나님이 자신의 마음속에 빛을 줬다"며 그 빛이 무엇인지를 말해줬다. 그것은 "회개하라! 적화야욕을 파쇄하라! 그리 하면 통일을 이루게 할 것이다!"였다. (하나님이 왜?) 그 외의 내용은 예비군훈련 때의 안보교육 비슷한 설명들과 더불어 탄핵반대집회 참석을 권유하는 것으로 꾸며져 있다.
끝 장면은 우고 마요가 빅토르 클라에손과 경기 중 신경전을 벌이다 그의 뒤통수를 후린 사건이 그려졌다. 이 컷의 원조는 '을용타'로써, 지난 2003년 동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중국 전에서 경기 도중 이을용이 자기 발목을 뒤에서 찬 중국 선수의 뒤통수를 갈겨 퇴장당한 사건에서 비롯된 역대급 짤방이다. 칼카나마는 이것에다가 '폭력으로 얼룩진 보수 집회'를 연상케 하는 자막을 입혀 풍자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찾아내지 못한 패러디가 있었다. "벌기는 커녕"과 "ㅇㅇㅇ, ㅁㅁㅁ나 가시요"가 키워드인 것 같아 이를 위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했지만 안타깝게 실패했다. 제보 바란다.
★ 패러디 원본 짤 출처
- 김한식 목사 https://youtu.be/JtI7KL94vc0
- 을용타 https://youtu.be/74B9iPB7v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