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젝트 걸그릅 아이오아이(I.O.I) 출신 가수 최유정이 걸그룹 데뷔 과정을 그린 웹툰 ‘두근두근! 스테이지’의 연재 기사를 봤다.

최유정은 2016년 코미카가 출범할 당시 코미카의 전속 모델로 활동했다.   

코미카 측에서는 최유정과 주기적인 인터뷰를 진행하고 일상생활부터 연습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파고드는 한편. 최유정의 소속사인 ‘판타지오’의 현지답사를 비롯해 작품 내 등장인물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과 만나면서 8개월에 걸쳐 글/그림 쪽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코미카는 이전에 ABC(Artist Based Contents)라고 해서 실제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한 웹툰 ‘트레니즈’를 선보인 바 있는데, 두근두근! 스테이지에 앞서 웹툰 플랫폼과 연예 기획사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어 실제 가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사실, 실존하는 연예인을 소재로 한 웹툰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라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2008년에 김태관 작가, 박경배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한 웹툰 ‘스타 트레이닝’은 브라운아이드 걸즈를 모델로 한 작품으로 스타 성장 드라마를 표방했고, 2012년에 강은영/박미숙 작가가 연재한 네이버 웹툰 ‘ENT’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이돌 가수들이 총 출동하는 작품이었다. 

2014년에 개그맨 유세윤이 직접 작업에 참여해 공지원 작가, 이규환 작가가 다음 웹툰에서 연재한 ‘유턴’에서는 아예 유세윤 본인과 장동민, 유상무 등의 연예인이 만화 속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스타 트레이닝은 실제 가수를 모델로 할 뿐 작중 인물과 스토리는 오리지날로 완전 각색한 것이기에 작가 후기 때 브라운 아이드 걸스 언급이 나오기 전까지는 누가 모델인지 알 수가 없었고, ENT는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의 팬픽에 가까운 작품이라 연예 기획사가 인정한 공식 코믹스가 아니며, 유턴은 실제 인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게 아니라 외형, 성격, 특성만 띤 만화 속 캐릭터로서 만든 것이라 사실상 실존 인물과 웹툰의 제대로 된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 때문에 코미카가 판타지오와 합작을 해서 진행하는 실제 가수의 웹툰 코미컬라이징 프로젝트는 꽤 본격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예인을 웹툰 플랫폼의 모델로 삼아 광고를 한 사례는 많지만, 이렇게 연예인과 웹툰의 제대로 된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는 기획은 보기 드물어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획 의도는 좋지만, 앞으로 남겨진 과제가 몇 개 있어 보인다.   

실존 인물의 웹툰 코미컬라이징은 실존 인물과 웹툰이 상호보완작용을 이루는 게 바람직하지, 어느 한쪽이 묻히면 안 된다. 

실존 인물이 가진 연예인으로서의 인기에 의존해 편히 가지 말고 웹툰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여서 작품 자체적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 필요가 있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었으니 그에 따른 디테일도 필요하다. 그것을 망각하고 너무 웹툰 오리지날 스토리로 나가는 것도 콜라보레이션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찾아오는, 실사와 만화 그림체 사이에 찾아오는 간극을 좁히는 것도 중요 과제다.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해 온 일이라고 하니 독자 관점에서 볼 때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게 괜한 걱정일 수도 있겠으나, 웹툰의 저변 확대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이는 일이라서 부디 좋은 결과가 나와서 앞으로 이런 기획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