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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으로 전락한 웹툰? 근거가 뭘까.

잠뿌리 | 2017-07-24 10:53

예능으로 전락한 웹툰? 근거가 뭘까.

최근 웹툰 관련 기사 중에 예능으로 전락한 웹툰, 클릭 숫자에만 집착이란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가 올라온 바 있다.

요새 웹툰에는 맥락이 없고 그림만 남았으며, 예능으로 변질되었고 웹툰에 인기 공식이 생기면서 조회수에만 집착하고 있어 초창기 시절의 복선과 완결성은 사라지고 말초적인 개별의 컷만 남은 것 같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웹 연재의 특성상 독자들의 반응과 피드백이 바로바로 올라와 작품은 작가 혼자 그릴 수 있어도, 연재는 독자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 게 웹툰이니 그런 특성을 생각하면 예능이 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나, 내가 그린 만화는 예술이고 남이 그리는 만화는 예능이라고 예능이란 말 자체를 폄하의 목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인데...

과연 요새 웹툰이 정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웹툰은 업계에서 선호되는 장르가 분명 있긴 하다.

일단 현재는 대형 포탈 웹툰 플랫폼의 본좌인 네이버 기준으로는 10대 취향의 일진물, 레진, 탑툰을 비롯한 비포탈 유료 웹툰 플랫폼에서는 성인 웹툰이 선호되고 있다.

허나, 선호되는 장르와 인기 공식은 또 다른 문제다. 웹툰에 인기 공식이란 게 뭔지 당최 알 수가 없는데.. 설령 인기 공식이 있다고 해도 그걸 따라 만들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시대의 유행을 쫓는다고 해도 작가 개인의 실력이 뒷받침을 해주지 못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조회수에 집착한다는 말도 어폐가 있다. 본디 고료와 조회수는 높을수록 좋아서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 작가가 웹툰을 그려서 먹고 사는 것은 생업인데, 만화는 오락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말해도 현실적으로 작가라면 자기 작품의 조회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화는 오락이 아니라 예술이라면서 점찍는 것조차 한땀 한땀 점을 찍지 않고 포토샵으로 복사+붙여넣기 하는 걸 당연스럽게 말하는 것부터가 에러지만)

거기다 어떤 작품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작가 자신은 물론이고 플랫폼 측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 조회수의 높낮이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조회수 올리겠다고 무작정 인기 공식에 따라 작품을 만들면 양산품 취급 받으며 도태되기 십상이다.

그 때문에 웹툰의 조회수 집착+인기 공식=요새 웹툰의 예능화라는 결론은 웹툰 전체를 싸잡아 비하하는 것과 동시에 현직 웹툰 작가들을 폄하하는 것이다.

모든 웹툰이 대세를 따르는 것도 아니고, 주류에서 벗어난 웹툰도 많으며,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작품을 열심히 그리고 만드는 작가들이 있는데 요새 웹툰 드립치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애초에 요새 웹툰은 쯧쯧이렇게 혀를 차는 소리는 경력이 정말 오래됐거나, 현재까지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는 베테랑 작가가 했어도 그걸 이해해줘야 할까 말까 고민이 들 텐데, 일선에서 물러나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전직 작가인 사람들이 동종 업계를 디스하면서 할 말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속된 말로 꼰대, 씹선비 같은 태그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런 짓도 충분한 근거를 갖고 해야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추상적으로 요새 웹툰이 어쩌고저쩌고 까는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이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인기 공식을 따른다는 말에서 인기 공식이 대체 무엇인지부터 정의를 내려야 하고. 실제로 그런 인기 공식에 따라 만들어진 작품 중에서 흥행한 것이 최근 몇 개나 있으며, 그게 과연 요새 웹툰이라고 싸잡아 비난할 만큼 비율이 높은지, 그것부터 팩트 체크를 해야 할 일이다.

초창기 웹툰은 철저한 복선과 완결성을 갖췄는데 요즘 웹툰은 그런 게 사라지고 말초적인 컷만 남았다고 하는 주장 같은 경우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초창기 시대의 웹툰은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리는 일기 형식의 만화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오히려 예술과 아예 거리가 먼 일상물이 주류를 이루었다.

또 현재의 웹툰 중에서도 출중한 그림 실력과 함께 철저한 복선, 완결성을 갖춘 작품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무작정 요새 웹툰 비하를 하니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해도 그 근거가 뭔지 전혀 모르겠다.  

평론의 탈을 쓴 근거 없는 비난과 다른 작가/작품, 더 나아가 웹툰계 자체를 폄하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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