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2017 미국편 - 타파스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1 - 타파스틱의 오픈
디지털 만화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미국의 만화시장
미국 만화 시장은 거대 미디어 자본으로 불리는 DC코믹스(DC comics)1와 마블(Marvel comics)2이 미국 만화시장의 약 70%를 양분하고 있으며 그 뒤를 다크호스(Dark Horse Comics)와 코믹솔로지3 등이 차지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전세계 만화시장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만화 출판사들이다. 이 출판사들의 작품들은 만화로 시작했지만 만화로 끝나지 않고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관계사나 모회사의 컨텐츠로서 활용하면서 그들은 견고한 입지를 다져나갔다. 덕분에 전세계를 무대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림1 - DC, 마블의 유명 히어로들 오프라인 만화책]
하지만 그런 이들에게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10여 년 동안 미국의 오프라인 만화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으며, 미국의 대형 서점 체인들도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미국도 온라인 만화 서비스 시장이 생겨나고 독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초 합법적 온라인 만화 사이트
웹코믹스계에 새롭게 나타난 플랫폼
2012년 10월 미국에 새로운 웹툰 서비스가 등장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주요 공략지로 내세운 타파스틱(Tapastic)은 기존의 북미에서 서비스하던 코믹 사이트들과 시작부터 확연히 달랐다.
북미 최초이자 유일한 웹툰 포털로 시작을 해서 당시 북미에 없던, 한국과 같은 매일 발행(Daily Release) 시스템으로 선보여졌다. 그저 출판만화를 옮겨놓아 서비스하던 웹•앱 시장에서 처음 보는 새로운 플랫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고 타파스틱 이전에도 웹코믹스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한국의 웹툰처럼 플랫폼에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이 연재하는 것과는 달리 작가가 자기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는 것으로 특정 플랫폼에 올리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분량도 한국의 웹툰과 달리 4컷 만화 분량의 스크롤이 길게 내려가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웹툰'을 올리는 플랫폼이 생겼으니,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플랫폼이 잘 될까 두려웠다. 하지만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히어로물에 DC와 마블에서 그리지 않는 이상 만화로만 돈을 벌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당시까지만 해도 출판 만화가 대세이던 북미 시장에 자생적으로 퍼져있던 웹툰 작가들을 한데 끌어 모으는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맡게 된 것이다. 덕분에 1년여 만에 보유 작가가 1000여 명, 에피소드만 20,000여 편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선한 운영 방식
한국의 웹툰 플랫폼 방식을 기반으로 시작되어 웹에 만화를 올리는 작가군을 형성한 서비스는 미국에서 타파스틱이 처음이었다. 요일별 연재 작가를 모으다니, 생소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수익을 얻는 방식에서는 한국과 많이 달랐다. 한국에서는 월급의 개념으로 수익을 얻고 정기적인 작품 업로드를 하였지만, 미국의 작가들은 작품을 비정기적으로 올리고 수익은 광고 수익 또는 부가상품을 팔아서 얻었다. 이러한 플랫폼 운영 방식으로 많은 돈을 버는 작가도 조금씩 생겼다.
그렇게 새로운 플랫폼의 모습을 보여준 타파스틱은 2013년 미국 사이트 랭킹 서비스 Alexa.com의 기준으로 유명한 코믹스 회사들인 DC코믹스 및 코믹솔로지(Comixology)의 순위를 앞질렀다. 타파스틱은 미국 사이트 순위에서 DC코믹스를 약 2배 앞지르는 등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타파스틱 6,600위, 디씨코믹스 12,500위)
1) DC코믹스(DC comics) - 슈퍼맨, 배트맨 등으로 유명한 북미 대표 만화사. 북미 코믹 출판사의 2대 산맥 중 하나.
2) 마블코믹스(Marvel comics) - DC코믹스와 함께 북미 코믹계를 양분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어벤져스, 아이언맨 등이 있다.
3) 코믹솔로지(Comixology) - DC와 마블의 만화를 디지털로 서비스하고 있는 디지털 만화사. 북미 최대 디지털 만화 앱으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웹으로 서비스 중이나 웹툰은 아닌 출판만화를 디지털로 옮긴 것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