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 작가 협회 출범. 기대와 우려

2017년 5월 27일, 한국 웹툰 작가 협회가 출범했다.
한국 웹툰 작가 협회는 한국 만화가 협회의 산하 기구인데 순수하게 웹툰 작가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협회다.
네이버 웹툰 ‘마음의 소리’ 조석 작가가 제 1대 회장으로 선출됐고 네이버 웹툰 ‘신과 함께’ 주호민 작가가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밖에 부회장, 이사 등 주요 임원들이 다 웹툰 작가들이다.
한국 웹툰 작가 협회 설립 목적은 공정한 창작 환경 조성. 웹툰 작가들의 복지 개선. 포럼 간담회 등 각종 사업을 통한 기술 나눔이라고 하며, 웹툰 플랫폼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피해 사례를 접수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제도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웹툰 작가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관계 부처에 법 제정, 개정 및 웹툰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마련을 요구하며 웹툰 업체와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혹자는 한국 만화가 협회와 한국 웹툰 작가 협회에 무슨 차이가 있냐고 하는데, 만화가 협회는 만화계 전체를 대상으로 일을 하고. 웹툰 작가 협회는 웹툰계에 집중해서 활동하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기대되는 부분은 현직 웹툰 작가들이 주요 임원으로 참여했기에 한국 웹툰의 현 주소와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을 테니, 어떤 일을 추진하든 간에 그 목표가 명확할 것이란 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떠한 문제들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바꿔야할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당사자인 웹툰 작가들이니까 말이다.
조석 회장, 주호민 부회장 등 주요 임원이 웹툰 경력은 10년이 넘는 베테랑들이지만, 나이는 평균 30대의 젊은 층에 속하는 것도 체크 포인트다. 젊은 만큼 좀 더 열린 사고와 왕성한 에너지, 변화의 의지 등이 기대된다.
또 현직 웹툰 작가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그게 또 같은 작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작가들의 공론을 이끌어내고. 웹툰 플랫폼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어필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본다.
기대되는 점이 있는 만큼 우려스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서로 친분이 깊은 작가들이 모였다면, 친분의 함정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서로 친분이 있으면 어떤 문제에 있어 냉정히 대처하지 못하고 친구라고 무조건 두둔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 웹툰의 흑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런 문제가 몇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어떤 웹툰 작가가 성추행, 노동 착취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을 때, 동료 작가들이 그래도 같은 작가라고 두둔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던 게 불과 3년 전에 한국 웹툰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공사를 분명히 구분하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냉정히 보고 지적할 수 있는 자체 비판 기능도 갖춰야 한다. ‘우리 사이가 남이가?’로 빠지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게 더 심해지면 아는 작가, 친한 작가한테는 관대하면서도 모르는 작가/작가의 꿈을 품은 작가 지망생을 함부로 대하는 몰지각한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과거 웹툰 작가/작가 지망생에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글이 올라왔을 때, '징징거리지 마라, 우는 소리 할거면 만화 접어라'라고 SNS에서 일갈하던 현직 웹툰 작가도 있었다는 사례를 생각해 보면 경계해 마땅한 일이다.
작가 복지 및 노동 환경 개선 등을 앞으로 협회가 해야 할 일로 정해 놓았다면, 힘들고 어려운 작가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웹툰 작가 협회가 부디 별 탈 없이, 목표한 바를 이루어 한국 웹툰 작가들이 처한 문제가 해결되고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