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코믹스 직원, 지인에게 직원 계정 공유로 유료 웹툰 유출된 사건
2017년 9월 20일.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되고 있는 최용성 작가의 웹툰 '벌건 대낮'의 유료 연재분 컷이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개요는, 모 트위터가 벌건 대낮 연재분의 한 컷을 캡쳐해서 트위터에 올렸는데, 그 글에 원작자인 용성 작가가 직접 댓글을 달아 당시 시간으로 다음날 올라올 유료 연재분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에 모 트위터는 레진 코믹스 직원에게 재미있게 보는 웹툰이 있으니 코인을 달라고 했는데 직원 계정을 빌려서 벌건 대낮의 유료 연재 세이브 원고를 본 것이란 사실을 밝혔다.
지금 현재는 해당 계정과 트윗을 볼 수 없지만, 이미 관련 트윗과 답글, 해명글이 캡처되어 인터넷상에 영구박제된 상태로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9월 22일. 레진 코믹스 측에서는 벌건 대낮 유료 연재분 불법 유출 건에 대한 문의에 대한 답변을 올렸는데. 내부 직원이 재택근무 중 업무 테스트 사이트를 열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직원의 가족이 자동 로그인 설정을 통해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불법 유출과 관련되어 트위터에서 애기되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 밝혔다.
허나, 그게 물증이 없이 심증으로만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유출 사진과 유출 당사자의 해명글까지 원글 그대로 캡처되어 명백한 물증이 남아 있기 때문에 트위터 애기가 사실무근이라는 레진 코믹스 측의 답변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문제의 유료분 컷 유출 대상자는 레진 코믹스 직원에게 계정을 잠깐 받았다고 분명히 말했으니, 직원과 유출 대상자의 관계를 명백히 밝혀야지 직원의 가족이 자동 로그인 설정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좀 말이 안 된다.
애초에 특정한 웹툰. 즉 ‘벌건 대낮’을 보기 위해 계정을 빌린 것이고, 그것은 벌건 대낮의 유료 연재분 캡쳐와 유출 당사자가 원작자 용성 작가의 팬이라고 밝힌 글이 입증을 하고 있어서 업무 테스트 사이트 열람 중 자동 로그인되어 있는 걸 우연히 들어갔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 사건 당사자의 직접 발언이 있는데 어디가 사실무근이라는 걸까.
우연히 들어갔다면 어째서 특정한 작품을 보고, 그 작품의 한 장면을 캡처해서 인터넷에 올려 코멘트할 수 있었을까? 다분히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추정될 수밖에 없다.
설령 레진 코믹스의 해명문 대로 직원의 가족이 벌인 짓이라 하더라도, 유료 연재분의 한 컷을 캡처해 인터넷에 올린 것은 엄연히 불법 유출에 해당하며, 직원이 그걸 보고도 모른 척 하거나 수수방관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직무태만에 해당한다.
레진 코믹스 이용자의 계정 공유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사내 계정 공유 사건이 발생하고 또 그것이 이슈화된 것은 한국 웹툰사에 전대미문의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아닌 플랫폼이 저지른 실수 사례 중에 역대급이다.
해당 연재분의 유출로 작가의 충격과 피해가 가장 크겠지만, 업로드 예정인 작품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내부 정보에 접근 가능한 계정이란 걸 의미하고. 사내 보안이 뻥 뚫려 있는 걸 인증한 것이라서 플랫폼 입장에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본다.
연재하는 작품이 회사 내부에서 사내 계정 공유로 유포되는 이 상황은 소속 작가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플랫폼 차원에서 연재분 유출의 피해자가 된 작가에게 충분히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해당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수습해서 사내 보안을 지키는 건 물론이고 플랫폼 소속 작가들의 신뢰를 복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