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감귤 작가 단편 만화 소꿉친구☆소녀 NTR 반전 논란
레진 코믹스에서 2016년에 ‘부랄친구’를 연재해 1부 완결을 한 한라감귤 작가가 최근 DC 카운 연재 갤러리/루리웹에 창작 만화 게시판에 올린 단편 만화 ‘소꿉친구☆소녀’가 논란에 휩싸였다.
2017년 10월 25일에 연재를 시작한 소꿉친구☆소녀의 내용은 남자 주인공의 소꿉친구 히로인의 학창 시절부터 시작해서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 관계를 맺어 부부가 되는 이야기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본래 단편 예정이었던 작품인데 몇 편 더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장편으로 바뀐 것이고. 지금 현재 6.5화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5화까지의 내용은 주인공에게 연심을 품고 있으나 본심을 감추고 동정이라고 놀리던 히로인이, 주인공과 맺어지기 위한 빅 픽쳐를 그린 것이고. 종극에 이르러 그 목적을 달성해 부부가 되어 세쌍둥이를 낳아 기르는 결말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순애물로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헌데, 6화에서 히로인 비처녀 논란에 더해 NTR(네토라레: ) 요소가 들어간 내용이 나오고, 6.5화에서 그게 아예 확정된 것으로 나와서 독자들이 집단 멘탈 붕괴에 빠졌다가 대노하여 일제히 들고 일어나 사방팔발에서 한라감귤 작가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일찍이 비처녀 논란은 서브컬쳐계에서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발생하는 사건 사고 중에 하나로, 2006년에 ELF사에서 만든 18금 게임 ‘하급생 2’와 2008년에 나온 만화 ‘칸나기’에서도 히로인 비처녀 설정 논란이 불거져 유저/독자의 난(難)이 일어난 바 있다.
사실 비처녀 설정 자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며, 작가가 스스로 선택하고 사용할 일이지 누가 그걸 막을 권리는 없다.
다만, 순애물로 시작했는데 NTR 요소가 반전으로 들어간 것은 해당 작품을 몰입해서 보던 사람의 기대를 배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위험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NTR이라면 NTR이지, 왜 순애물이 NTR물이 되었느냐?’라는 것으로, 순애물을 보고 싶어 하는 독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시점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1~5화 내용은 몰입해서 재밌게 잘 보고 있었는데 6화와 6.5화의 내용은 왜 갑자기 그런 내용이 나온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작가는 개그를 노리고 넣은 것이고, 본래 작가의 특기 분야가 섹드립 개그이기 때문에 그런 특성을 생각하면 나올 법한 일이기는 하나, 앞에서 순애물로 분위기 잡고 훈훈한 이야기를 쭉 보여줬는데 갑자기 NTR 요소가 반전으로 나오니 이질감이 느껴졌다.
분명 히로인인 소꿉 친구 소녀는 남자 주인공에 대한 순애보적 사랑을 쭉 간직했고 마침내 결실을 맺은 캐릭터인데 갑자기 NTR 요소가 반전으로 나온 건 번짓수를 잘못 찾은 거다.
단순히 비처녀이기 때문에, 정절을 지키지 못한 것에 사람들에 멘탈 붕괴를 일으킨 게 아니라, 순애보적인 캐릭터가 그와 정반대되는 이상한 행동을 함으로서 대체 왜 그렇게 된 건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연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감성의 문제다. 복선과 암시가 있고, 스토리상 철저히 구성한 것이라고 해도 그걸 보고 받아 들이는 사람의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꿉친구☆소녀가 정식 연재작은 아니지만, 비공개로 작가 개인 블로그에만 올린 게 아니라. 각 커뮤니티의 만화 관련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올린 이상, 독자들이 거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은 작가가 감수해야 할 일이다.
허나, 지금 이 사건에 있어 작가를 비난하는 목소리들은 지나치게 거칠고 과격하다. 작품에 대한 비난을 넘어서, 작가 자체를 말로 공격하고. 작가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건드리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다.
독자로서 반응할 수 있는 것의 한도를 넘어선 거다.
만화 자체에 대한 찬반논란과 그것이 현재진행형이란 건 알고 있으나, 작품을 떠나서 작가에 대한 인신공격은 자제해야 한다. 실제로 작가에 대한 비난 뿐만이 아니라 작가 주변 사람들까지 건드리는 몹쓸 반응이 나와서 문제시되고 있다.
또, 본작의 논란이 독자의 기대에 어긋난 내용이라고는 해도 그게 무슨 엄청난 잘못이 되어 작가가 사과해야 할 일까지는 아니다. 독자로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작가가 가진 창작의 자유를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성난 독자의 민심은 작가의 사과로 잠재워질 수 있는 게 아니고 본작의 다음화부터의 내용을 잘 만들어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작품의 내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면, 작품 내적으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