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펭귄 러브스 메브 일본판 일장기 사건. 현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
2018년 2월초, 네이버 수요 웹툰 ‘펭귄 러브스 메브’의 일본 수출판 연재 분에서 태극기가 일장기로 바뀌어 문제가 됐고, 이에 네이버 웹툰 측에서는 정식으로 사과문을 등록했다.
펭귄 러브스 메브는 수요일에 연재되는 네이버 수요 웹툰으로 한국 여자 펭귄과 영국 남자 메브의 일상을 다룬 작품이다.
작년 2017년부터 ‘라인 웹툰’을 통해 일본 현지에서 서비스되었는데, 문제가 된 에피소드는 191화 ‘아이구, 필립이’편이다.
태극기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루는 내용인데 그게 일본 판에서 일장기로 바뀐 것이다.
사건 당시, 네이버 웹툰 측에서는 원작자인 펭귄 작가와 협의 없이 각색을 진행한 것이라 논란이 되었고, 사과문을 올리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향후 연재 과정에서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작가와 협의하지 않고 편집부에서 마음대로 각색을 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데, 그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이 나왔으니 그것으로 일단락된 사건이다.
다만, 그걸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고 넘어가기 보다는 해외 현지화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로 볼 필요도 어느 정도 있다.
한국 웹툰은 국내에서 흥하고 있지만, 반면 해외 진출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북미 등등 해외 진출 소식은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들려오는데 그렇게 수출해서 성공했다는 소식은 거의 들려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웹툰 시장은 이미 커질 대로 커져서 더 이상 내실을 다질 수가 없게 됐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내정 수치가 이미 상한까지 다 오른 상태다. 그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진출해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흥행을 했다고 해도 해외에서 흥행 실패하는 작품은 출판 만화 시절부터 있어왔고 지금 현재의 웹툰 시대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에서 억대 수익을 내도 해외로 수출해 거둔 수익이 몇 십만 원밖에 안 되는 사례가 있다. 또 한국에서 손꼽히는 명작 웹툰이 일본에 진출해 코믹스화되었는데 흥행 부진으로 조기 완결된 일도 있어서 해외 진출은 매우 어렵다.
한국에서 떴다고 무작정 들이밀 게 아니라 해외에 수출하면 수출하는 만큼 현지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지화는 해외 독자 유치를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하여 세계에 통하는 보편적인 정서는 쉽게 갖추기 어려운 법이다. 물론 장르 계에는 그런 걸 뛰어넘는 메가 히트작이 있긴 하나, 그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해외 시장을 노린다면 현지화가 필수인 거다.
당연한 일이지만 원 저작의도를 해치지지 않는 선에서 원 저자인 작가와 편집부가 충분히 협의를 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작가와 협의 없이 진행하면 이번 사건처럼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예 현지화를 하지 않고 원판을 그냥 넣을 수도 없고 말이다.
대만 웹툰이 한국에 서비스될 때, 국내 번안 팀이 텍스트만 한글화하는 게 아니라 아예 한국 웹툰 양식에 맞춰 원고를 새로 그려 충분한 현지화를 거쳐 서비스하는 걸 보면 한국 웹툰도 해외 진출할 때 현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