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S 차단까지 한 불법 복제 대응! 그 효과는?
정부는 이번 달 초 DNS 차단을 이용해서, HTTPS를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불법 복제 사이트들을 차단했다. 이렇게까지 한 차단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웹툰가이드의 웹툰 분석서비스(WAS: Webtoon Analysis Service - http:was.webtoonguide.com)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효과를 알아보자.
WAS의 데이터에 따르면 12일을 기점으로 대표 불법복제 사이트 'B'의 방문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B' 사이트의 우회 주소가 곧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고, 12일 기점으로 원래 주소가 아닌 우회사이트 방문자 수가 증가했다.
(데이터 집계상 실 차단 일자와 4-5일의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원래 불법 복제 사이트 방문자 수'와 '우회 사이트 방문자 수'를 합친 그래프이다. 이 그래프를 보면 위회 사이트로 인해 차단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직접 DNS 차단도 하고, 뉴스와 SNS에서 불법 복제 사이트의 유해성을 강조하지만 이렇게 방문자 수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위 그래프는 구글에 '레진코믹스'가 하루에 10만 번 검색된다고 가정할 때 '네이버 웹툰'과 위에서 언급한 특정 '불법 복제 사이트' 검색량을 표현한 것이다.
5월 4일 기준으로 '네이버 웹툰'은 33만 번 검색이 되었는데, 불법 복제 사이트 'B'는 1,000만 번 가까이 검색이 되었다. 무려 네이버웹툰을 검색하는 것보다 31배나 많은 숫자가 검색된 것이다. 'B'사이트 외에도 불법 복제 사이트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불법 복제 사이트를 검색하는 검색량은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검색 트랜드를 보면 콘텐츠 소비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사용하는 사람 중 일부는 해당 사이트가 불법인지 모르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이트의 광고가 작가에게 수익을 준다고 생각하거나, 작가가 그 사이트들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여 작가에게 직접 불법 사이트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불법 사이트들은 작가와 관련이 없고 작가의 작품을 강탈해 서비스한다는 것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사실 많은 사람은 불법인지 알고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특정 위키사이트에서는 해당 사이트 'B' 가 불법 사이트이며 피해가 심각하다고 적혀있다. 이러한 내용이 있음에도 해당 위키에 구 주소 링크가 등록되어 있었으며, 차단 이후 우회 사이트 링크까지 등록되었다. 이는 우리 나라의 웹툰 저작권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해당 링크 삭제에 대한 토론과 요구가 있었음에도 결국 삭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인다. 이런 많은 사용자가 방문하는 곳에 등록된 링크는 불법 복제 피해를 더욱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작년 10월 기점으로 불법 복제 사이트들의 트래픽 총합은 트래픽은 네이버 웹툰의 트래픽을 넘어섰다. 또 네이버 웹툰 트래픽은 반대로 급감하였는데, 이는 불법 복제 사이트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몇몇 작가의 얘기를 들어보면 유료 플랫폼에서 같은 순위를 해도 수익이 급감했으며, 무료 플랫폼인 네이버 웹툰의 작가도 미리 보기 수익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2017년 1월 이후 불법 복제 사이트로 인한 웹툰 시장 피해액은 2조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불법 복제 피해 액수는 매월 증가하여 4월엔 2,229억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상승세로 불법 복제 규모가 커진다면 웹툰 시장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불법 복제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차단 시스템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저작권을 보호하고 상생 하려는 독자들의 성숙한 저작권 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웹툰산업협회가 진행하려고 하는 '웹툰 불법복제 인식 개선 캠페인'이 기대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