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이어 우리은행 너마저… ‘위비툰’ 이대로 사라지나
위비툰, 서비스 존폐 위기에 작가들 날벼락
일정 번복·예산 삭감… 여전한 대기업 갑질
우리은행이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통해 제공하는 웹툰 플랫폼 '위비툰'이 출시 4개월 차에 서비스 중단 의사를 전하면서 위비툰에 연재하는 웹툰 작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위비툰은 현재 2019년 2월 서비스 철수를 내부 논의 중이다. 확정될 경우 이는 지난 6월 웹툰 서비스 공식 출범 이후 만 7개월 만에 종료되는 유례 없는 사태다.
이로 인해 작가들 대부분이 연재 중인 작품을 조기 완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금융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는 안정성을 신뢰했음에도 불구, 우리은행이 1년간 일방적인 일정 연기 및 의사 번복을 일삼고 대외 홍보에도 일절 투자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지난 6월 KT ‘케이툰’ 사업 부진에 따른 예산 축소 사건을 잇는 대기업의 대표적인 갑질 행태라며 작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웹툰 서비스 운영을 대행하는 관련 에이전시에 구두로 서비스 종료 의사를 전달하였으며, 웹툰 작가측은 관련 소식을 접한 후 서비스 종료 뿐 아니라 계약 전부터 이어진 우리은행의 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전인 2017년 7월부터 공식 서비스가 오픈된 2018년 6월까지 우리은행측이 4차례 이상 오픈 시기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스타 작가들이 이탈했고 막대한 금전적·시간적 손해가 예상되어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전달하자 우리은행의 정확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약속받았다고. 그러나 작가측은 “서비스 중단이 출시 4개월 만에 언급된 것만 봐도 이 약속은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위비툰 개발 및 운영 예산이 적자를 감수하고 1년에 10억 원으로 책정됐다고 밝혔다. 다양한 홍보방안을 제안했음에도 별도 마케팅비가 책정되지 않아 에이전시 자체 비용으로 지하철 역사 광고를 진행했으며 이 광고에서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위비툰' 관련 작은 로고를 제외한 이미지 및 문구 노출 최소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업을 이어나갈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번 우리은행 위비툰 사태에 대해 김병수 목원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과 교수는 “대기업의 웹툰 산업 투자를 비롯한 관심 표명은 업계로서 고무적인 일이지만, 깊이 있는 이해도를 갖추지 못한 섣부른 사업 진행은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지금은 플랫폼을 책임 있게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우선이나 서비스 철수가 불가피하다면 타 업체로 콘텐츠를 이관하는 데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