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위비툰 연재작가 일동, 위비툰 연재중단 사태에 대한 성명서 발표
▲2019년 2월 1일 서비스 종료를 앞둔 우리은행 웹툰 플랫폼 '위비툰'/사진출처=웹툰가이드 DB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위비툰' 소속의 작가들이 연재중단 사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위비톡'의 서비스 일환으로 출범한 위비툰은 오는 내년 2월 서비스 종료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은행 측은 웹툰공급업체와 당초 맺었던 계약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비툰 연재작가들은 1년이 채 되지 않는 사업 기간, 미진한 홍보, 작가들과의 소통부족 등의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아래는 위비툰 연재작가 일동이 발표한 성명서의 전문이다.
성명서
우리은행은 ‘위비툰’ 사태에 책임 있게 처신하라
우리은행이 위비툰 사업을 내년 2월 1일로 종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6월부터 연재 진행된 웹툰 플랫폼이 만 8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종료되는 초유의 상황이다. 대기업의 문화산업 참여의지만 믿고 연재를 시작한 우리 연재 작가들은 늪에 빠진 심정이 되었다. 손해도 막심하지만, 창작자를 소모품으로 여기는 대기업의 안이하고 황당한 태도에 상처 입었다.
우리은행 측은 위비툰 사업 기간이 원래 일 년이었단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웹툰 플랫폼을 일 년만 하고 중단할 생각으로 출범시키는 경우는 대한민국 웹툰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플랫폼 개발과 콘텐츠수급에만 몇 개월이 걸리며, 실제로 진행된 일도 그랬다. 100회가 넘는 장편까지 섭외하면서 1년이 채 못 되는 사업기간은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은행은 문서상으로 중간에 낀 웹툰 공급업체와의 계약서만 존재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작품을 완결하지 못하고 중단 당하게 되는 작가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가장 참담하게 여기는 것은 독자들이 위비툰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은 위비툰 사업에 단 1원의 홍보비도 편성하지 않았다. 연재작가들이 스스로 SNS에서 홍보하고 지인에게 어플을 설치하게 하려 해도 인증 절차 등으로 인해 불편함이 많은 플랫폼이었다. 보다 못한 웹툰공급업체가 인천지하철에 웹툰 광고를 할 때엔, 은행 측은 ‘우리은행’과 ‘위비툰’ 로고를 최대한 축소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우리은행은 위비툰 서비스를 연장하지 않기 위한 핑계를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다. 우리은행을 믿고 플랫폼을 선택한 창작자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다른 플랫폼의 연재 제안을 거절하고 위비툰을 선택한 작가, 드라마·영화화에 관한 논의가 오가다 중지된 작가 등 수많은 사연은 어쩔 것인가.
우리는 지금 사회 곳곳에서 갑을관계의 부조리함을 뒤엎는 적폐청산의 시대의 한가운데에 있다.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의 문화발전과 성장에 앞장서야할 대기업인 우리은행이 창작자를 짓밟고 유린하며, 웹툰의 성장을 저해시킨 전무후무한 선례가 될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금이라도 ‘위비툰’ 사태에 책임 있게 처신해야 한다. 위비툰 사업을 연장하거나, 그러지 못할 거라면 직접 나서 작가들의 손해와 상처를 보듬고 보상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연재작가와 소통창구를 마련한 것은 단 한 번, 사업 종료 입장을 밝힐 때 뿐이었다. 그와 같은 행태가 웹툰독자들, 더 나아가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 연재 작가들은 우리은행이 상식적인 책임의식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그 추태를 고발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다. 위비툰 연재작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