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BL 웹툰은 두 번째지? 죽지도 않고 또 왔다! 추천 BL 웹툰!
여러 플랫폼에서 BL웹툰들을 찾아볼 수 있는 요즘. 그 BL 웹툰들 안에서도 장르는 갈린다. 로맨스, 스릴러, SF처럼 말이다. 전편에서는 두루 쉽게 볼 수 있는 BL 작품들을 추천했는데 오늘은 ‘판타지’ BL 웹툰을 추천하고자 한다. 흡혈귀나 용처럼 상상 속의 존재들을 다루는 판타지 BL을.
일상물이 아니라서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래도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이다. 취향을 탈 수 있는 소재들이 있으니 맞지 않다면 부디 이 창을 꺼주셨으면 좋겠다.
자, 그럼 오늘도 달려볼까.
1. 산마루 근처
봄툰 / 작가 : 릭 / 10일 연재
이 작품은 2015년 6월 25일 프롤로그로 시작해 2016년 1월 3일 기준 14화까지 나온 상태이다.
배경은 눈 덮인 설산이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 1년 내내 눈만 내리는 곳. 한적했던 그곳에 한 마리의 백호가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바다 속에는 죽은 엄마를 부르며 우는 한 마리 토끼가 있었으니. 백호는 그 토끼에게 다가가 말한다. ‘너 나랑 같이 살래?’. 이때부터 호랑이와 토끼는 함께 살게 된다.
이 작품에서 재미를 얻는 포인트를 꼽자면, 첫째. 귀여운 캐릭터. 둘째, 독특한 설정. 셋째, 통통 튀는 전개다. 인간형으로 현신했을 때 동물의 모습이 남아 있는 부분에서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느껴진다. 일단 귀여우니까 말이다.
이어서, 독특한 설정은 바로 호랑이가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말이 좋아 채식주의자지, 강제로 고기를 끊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그였다(작품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이유는 작품 속에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다보니 맛난 ‘고기’인 토끼를 앞에 두고 자제를 하기가 상당히 힘이 든다. 이때 맛만 본다며 토끼를 혀로 핥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길 한 달. 토끼는 자기가 임신했다고 믿게 된다. 맛을 본다고 좀 핥았기로서니 어떻게 임신을 했다고 믿게 되는지. 종잡을 수 없이 튀는 전개는 귀여운 캐릭터를 만나면서 더욱 흥미를 돋운다.
반전매력 넘치는 호랑이와 귀여워 죽겠는 토끼의 이상한 동거 이야기, 당신에게 추천한다.
2. 박쥐 사육
폭스툰 / 작가 : 제이드 / 매주 금요일 연재
흡혈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 최근 TV에는 목에 송곳니 자국이 나 있고 혈액이 다량으로 손실되어 극심한 빈혈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상상속의 존재로만 여겨지던 흡혈귀가 실재하는 건 아니냐는 추측들이 난무하는데.
주인공은 박민겸은 헌혈의 집에서 귀가하던 중, ‘그런 게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던 흡혈귀에게 물리게 된다. 이때부터 민겸은 흡혈귀가 진짜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목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상처가 무엇보다도 큰 증거였다.
..그런데, 그 흡혈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민겸이 전학을 온 학교, 그것도 같은 반 바로 옆 자리에 앉게 된 짝인 ‘김춘삼’이 민겸을 문 흡혈귀인 것. 피를 요구하는 춘삼을 민겸은 꺼려하나, 그를 동정하게 되어 피를 주게 된다. 민겸은 '혈액 과다 생성증'이라는 독특한 체질 덕분에 피를 주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시작된다.
이 작품을 꼭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BL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흡혈귀가 나오는 현대 판타지라는 작품 속에서 작가는 춘삼과 민겸의 관계를 굉장히 매력적으로 그려두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는 이유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말이다.
민겸은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다. 사랑받지 못했고 자신의 존재를 환영받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춘삼에게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된다. 생명의 근원이 되는 피를 공급해주는 사람이니까. 처음엔 꺼려하던 민겸도 저를 졸졸 따라다니는 춘삼에게 점점 마음이 끌린다. 그 감정의 흐름이, 정말 섬세하고 유려하다.
흥미로운 설정과 좋은 연출이 만나면 이렇게 재미있는 웹툰이 만들어지는구나, 싶은 작품이다.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3. 용×용 죽겠지
피너툰 / 작가 : 엑삼 / 격주 연재
용 사냥꾼 리암은 국왕이 큰 상금을 걸었다는 용을 잡기 위해 숲으로 들어왔다. 제물로 위장하기 위해 나신으로 나무에 묶인 리암. 저를 잡아먹으러 올 용을 기다리던 그의 앞에 등장한 건, 소년이었다. 의외의 상황에 놓여 황당해하는 것도 잠시, 이 소년이 용으로 변신을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상상 이상으로 앙증맞다!
위엄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조그마한 용, 니온이 자신이 찾던 용이 아닐 거라고 판단한 리암은 진짜 용을 찾기 위해 나선다. 혼자? 아니, 니온과 함께. 능글맞고 어딘가 수상한 사냥꾼 리암과 의외로 귀엽고 깜찍한 용 니온의 달콤 살벌한 여정, 그 끝은 어디일까?
설정이 흥미롭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용이라고 하는 존재의 위대함, 권능 같은 걸 설명을 했는데 (일단은) 용인 니온은 위대해 보이지는 않다. 용의 모습으로 현신했을 땐 귀엽기만 할 따름이다. 오죽하면 리암에게 굴복당해 버리고 애완동물처럼 다뤄지지 않는가. 심지어 굴복당하는 과정도 웃긴다. 무려 ‘교미’를 통해 상하관계가 정리되어 버린다.
슬쩍 얘기하는 건데 이 작품에는 재미난 일화가 있다. <용×용 죽겠지>는 15금을 달고 연재를 시작했다. 헌데 15금이라고 하기엔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많았다. 아슬아슬한 수위로 연재가 진행되던 중 급기야 ‘너무 야하다’는 건의까지 들어왔고 결국에는 13화부터 19금을 달게 되었다고 한다.
격주로 연재되었고, 현재는 완결까지 1회차만 남겨둔 상태이다. 그러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뜻하게 읽기 좋은 판타지 19금 BL 만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