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이 짐승"… 국무총리실 '불법촬영물 근절' 만화 누리꾼 비판에 삭제
국무총리실이 지난 25일 공식 SNS 계정에 불법촬영물 유통·소비를 희화화한 홍보만화를 업로드했다가 누리꾼들의 항의를 받고 삭제했다.
지난 24일과 25일, 대한민국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공식 페이스북 계정과 트위터계정에 ‘직박구리 폴더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홍보만화가 올라왔다. 해당 만화는 전날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 발표한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총리실은 이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해마다 늘어가는 불법촬영물 피해, 그 악순환의 고리를 정부가 끊겠다”고 썼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불법촬영물 소비 행태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불법촬영물 범죄를 보는 총리실의 시각이 안이하다”는 비판 여론이 나왔다. 불법촬영물을 담아둔 폴더를 “누구나 한 번쯤 간직했던 비밀”로 표현하거나,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는 행위를 욕망이나 본능으로 묘사한 부분이 문제로 지적됐다. 카드뉴스 속 여성은 연인관계인 남성의 컴퓨터에서 불법촬영물을 확인하고는 “오빠 이 짐승”이라며 울먹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 성명을 내고 “본 만화에서는 중한 범죄 행위로 다루어져야 할 불법촬영물 유통 및 소비를 마치 가벼운 웃음 소재처럼 묘사함으로써 불법적 행위를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의 불법촬영물 근절 의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목적으로 총리실 차원에서 제작한 콘텐츠”라며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들께서 불편해하실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으며 불법촬영 문제를 가볍게 다루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한 트위터 사용자로부터 “성범죄를 유희화하고 성범죄자를 비호한다”는 지적을 받고 지난 28일 콘텐츠를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