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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갑질에 카카오 반기 들고 나서…해결책은 없나?

윤정현 기자 | 2022-07-07 09:13

구글과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구글이 6월 초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를 중단하는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두 기업 간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카카오는 곧장 포털사이트 다음에 최신 앱 설치파일(APK)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맞대응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구글과 카카오 임원을 불러 업데이트 중단 사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지만, 기업 간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을지 불투명하다.

IT업계는 '수수료 30%'를 강제 적용하는 구글의 횡포를 막기 위해 카카오가 총대를 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내 IT업계를 대표해 구글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 카카오톡은 왜 반기를 들었을까?

6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조사를 보면, 2월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3대 앱장터(마켓)의 점유율(결제액 기준)은 구글플레이가 73.8%으로 절대적이다. 이어 원스토어 14.4%, 애플 앱스토어 11.8% 순이다. 압도적 콘텐츠가 아닐 경우 구글플레이에서 서비스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을 빼곤 카카오웹툰, 카카오게임즈 등은 모두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고 있다. 구글에서 서비스되지 않으면 치열한 웹툰·게임 시장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IT업계는 '수수료 30%'를 강제 적용하는 구글의 횡포를 막기 위해 카카오가 총대를 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내 IT업계를 대표해 구글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반면 국내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1분기 기준 4743만명이다. 사실상 온 국민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셈이다. 구글에 맞서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도 회원 유출이 적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 배경이다. 국내 정보통신기업 대표로 총대를 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앱인 만큼 좀 더 저렴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아웃링크)을 안내했다”며 “계열사들의 결제 정책은 상황에 맞게 각사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 기업이 충돌한 지점이 카카오톡이 아니라 그 안의 세부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구글의 정책 시한에 맞춰 인앱결제(5700원)를 도입하면서 세부 설명에 아웃링크(3900원)로 결제시 더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카카오톡 자체가 아닌 세부 서비스를 아웃링크로 공지했다고 카카오톡 자체를 삭제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용자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벌써 온라인 커뮤니티엔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금지한 구글을 비판하거나 카카오톡 새 파일을 받는 방법을 다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플랫폼 기업 임원은 “구글플레이에서 삭제돼도 포털 다운로드 등으로 카카오톡을 쓸 수 있는데 반감만 키우는 사태를 구글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업데이트를 중단한 게 구글이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구글의 갑질, 게임사를 넘어 전체로

국내 게임사들을 향한 구글플레이의 '보이지 않는 압박'은 계속됐다. 국내 게임사들이 구글의 눈치를 보느라 '원스토어' 같은 토종 앱마켓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건 업계 내부에서 익히 알려진 이야기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의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 대해 수차례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앱삭제처럼 보이는 불이익이 일어나진 않아도, 구글이 교묘하게 압박을 이어오고 있다며"게임은 앱마켓에서 얼마나 노출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데, 메인에 게임을 노출시켜주지 않거나, 추천 게임으로 등록시켜주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갑질이 실제로 있었냐'는 한 의원의 질문에 "2010년 4월부터 2011년 11월가지 게임법상 등급분류 심의가 의무화 됨에 따라서 한국 앱마켓 카테고리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삭제한 적이 있었다"면서 "또 게임 업데이트 지연이나 게임 삭제 등의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 독과점 중인 구글, 제재가 가능할까?

카카오와 구글의 힘겨루기가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기 때문에 정부가 하루 빨리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이질 않는다"며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인지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두 기관은 이미 지난 4월 구글이 특정 결제방식을 부당하게 강제하고 있다는 대한출판문화협회 신고를 접수한 뒤 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막은 계기가 된 아웃링크 문제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구글의 아웃링크 금지 행위도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방통위가 제재에 나설 경우 구글이 행정소송 등으로 맞서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 행정 처분 요건에 대한 심도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며 “당장 이용자 불편이 생기는 일은 없는지 살피고 두 사업자 의견을 들으면서 조정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