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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억뷰' 웹툰작가 육성한다?…현실 가능성은?

서하영 기자 | 2023-01-10 10:55

정부가 케이(K)-콘텐츠 수출 확대를 위해 10억 뷰 웹툰 작가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웹툰 하나로 10억 번의 클릭을 끌어내는 작가에는 누가 있는지, 이들은 어떻게 탄생하는 지에 관심이 쏠리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업무 보고를 통해 10억 원을 들여 10억 뷰 웹툰 작가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성공한 웹툰 작가의 기준점을 10억 뷰, 즉 누적 조회 수 10억 회 이상의 작품을 보유했는 지로 잡은 셈이다.

6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10억 뷰 웹툰 작가는 '외모지상주의'를 그린 박태준, '여신강림'의 야옹이(본명 김나영), '미생'의 윤태호,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Hun(본명 최종훈) 작가 등이 있다.

이들은 웹툰을 잘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 번씩은 이름을 들어본 작품을 그린 그야말로 스타작가들이다.

한편, 정부의 포부와는 다르게 통상적으로 웹툰 플랫폼에서는 작품당 1억 뷰만 넘겨도 흥행작으로 친다. 주요 플랫폼에서 3년간 주간 1위 자리를 지킨 A작품은 누적 조회 수를 따져보면 3억 뷰 안팎이었다. 그만큼 10억 뷰 작가는 매우 나오기 힘든 웹툰계의 극소수 스타인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육성하겠다고 말한 '10억 뷰 작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할까? 10억 뷰 작가가 탄생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는 우선 장기 연재와 꾸준한 인기가 꼽힌다.

10억뷰 작가의 대표 작품인 네이버 웹툰의 '외모지상주의'는 2014년 11월부터 현재까지 8년 넘게 장기 연재 중인 인기작이다. 현재 긴 본편을 마치고 외전을 연재 중인 '여신강림'은 2018년부터 지난해 9월, 본편이 완결될 때까지 늘 인기 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이들처럼 초장기 연재, 최상위 인기 순위를 유지하지 않아도 10억 뷰를 달성할 방법은 있다.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된 IP가 소위 대박을 내는 경우다.

'미생'은 드라마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영화와 뮤지컬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뒀고, 원작 웹툰은 국내 기준만으로도 10억 뷰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해외시장 진출도 또 하나의 조건이다. 아무리 인기작이라고 하더라도 인구 규모와 웹툰 이용자 비중 등을 따져봤을 때 국내에서만 10억 뷰를 채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천계영 작가의 작품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시즌 2까지 제작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경우 국내 누적 조회 수는 약 6억 뷰였지만, 중국의 누적 조회 수가 56억 뷰에 달했다.

B웹툰은 드라마화된 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TV 프로그램 기준으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해 화제를 모았지만, 아직 누적 조회 수가 10억 뷰에 미치지 못한다. 해당 웹툰이 해외에서 연재 되지 않았던 점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성공에 성공을 더해야만 10억 뷰 웹툰 작가가 탄생한다.

정부가 K-콘텐츠 가운데서도 웹툰의 중요성을 눈여겨보며 10억 뷰 작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정부의 정책만으로 스타 작가가 탄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0억 뷰 작가의 탄생을 위해서는 국내 인기와 영상화, 해외 진출 등의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야 하고 무엇보다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게다가 예전보다 웹툰 작품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작품의 연재 기간도 종전보다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10억 뷰라는 목표는 한층 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적재산(IP) 가치를 고려했을 때 딱 10억 원을 들여서 10억 뷰 작가를 만들 수 있다면 다들 했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K-콘텐츠를 향한 육성 계획은 반길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K-콘텐츠 사업 시장을 바로 보고 그에 맞는 계획을 실시하고 있는 지 관련 부처의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