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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노조, ‘카카오엔터 매각’ 소식에 당혹…창작 생태계 위협
홍초롱 기자
| 2025-04-14 12:50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의 창작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웹툰작가노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카카오는 웹툰작가노조에 교섭할 시간을 달라고 해 놓고는 콘텐츠산업 전체를 좌우할 기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려 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하신아 웹툰노조위원장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22년 웹툰 상생협약문 기반으로 회사와 논의를 통해 수익 정산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던 중이었다”며 “교섭을 통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특약을 만들려 했는데 사모펀드로 매각된다면 창작 생태계의 안정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웹툰노조는 17일까지 회사의 공식 답변을 요청하고 답변이 없을 경우 카카오엔터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 계획이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웹툰 산업의 불투명한 수익 정보,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 웹툰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성장하고 있지만, 작가의 정산 내역이 불투명하고 작가가 과도한 작업 끝에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생협약문에는 매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수익 배분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웹툰 작품 권리자가 자신의 수익을 역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인정했고 계약서 내 수익배분 방식과 비율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내용으로 작성돼야 한다는 점도 적시됐다. 다만 이 협약은 강제성이 없다는 근본 한계가 있다.
카카오웹툰이 보유한 지적재산권도 함께 매각된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카카오웹툰은 다수의 작품에 대해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영화 등 저작물을 제작할 수 있는 2차 저작물 작성권을 보유 중이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카카오엔터를 인수한다면 단기간 내 이윤 창출을 위해 이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 위원장은 “최악의 경우 연재 중단도 있을 수 있다”며 “새 경영진이 기존 회차까지만 인정하고 더이상 연재를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그간 카카오엔터가 무리한 기업 인수를 해왔다며 비판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 미국의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6000억원에, 미국의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5000억원에 인수했다. 하 위원장은 “두 플랫폼은 기대 이하의 실적을 올렸고 카카오엔터도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거두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9일 상장공시시스템을 통해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단기 수익만을 좇는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창작자 보호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창작 생태계가 망가지는 일을 노조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