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이프] 임진국, 후렛샤 작가 인터뷰 1부
SICAF2019 웹툰작가 토크쇼
vol. 2
[데드라이프]
임진국(그림), 후렛샤(글) 작가 | 네이버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 좀비물 웹툰 <데드라이프>에서
글/그림 협업 작가로 작업하고 계시는 임진국(그림) 작가님과 후렛샤(글) 작가님.
팬분들과의 만남을 위해 SICAF2019 토크쇼에 자리했다.
후렛샤 작가는 "궂은 날씨에도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토크쇼의 포문을 열었다.
토크쇼의 사회는 웹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단투 작가가 맡아 진행했다.
1부에서는 두 작가님께 공통으로 묻는 질문을 다뤘고,
2부에서는 개인 질문과 더불어 향후 작품 계획에 관련한 질문을 다뤘다.
Q. 두 작가님께 공동으로 질문 드리는 파트로 시작할게요. 두 분께서는 가장 애착이 많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후렛샤: 제 필명이 후렛샤인데, 본명은 김성훈이에요. 데드라이프 주인공 이름도 김성훈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주인공에게 가장 애착을 갖게 되네요. 자기 투영이 많이 됐다기보단 제 이름이 정말 흔한 이름이거든요. 지나가다가 “성훈아!” 하면 몇 명은 뒤돌아볼 정도로요. 주인공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로 설정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름도 진짜 흔한 이름을 붙이자, 흔한 이름이 뭐 있지? 내 이름이네! 해서 붙였죠. 그래서 성훈이한테 애착이 많이 갑니다.
임진국: 저는 제일 그리기 쉬운 캐릭터가 좋은 것 같아요. 성훈이가 되게 그리기 쉽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힘들거나 아플 때 대신 와서 그려주세요...(웃음) 우선 큰 덩어리 하나를 그려주세요. 그 옆에 작은 머리카락 두 개를 그려주세요. 그리고 대칭으로 이렇게 그리면 앞머리가 끝났어요. 그 사이에 눈썹을 그려요. 이러면 반은 왔어요. 양쪽은 대칭으로 이렇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임진국 작가가 <데드라이프> 주인공 성훈을 그리고 있다.
Q. 두 분 다 성훈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하셨는데요, 성훈이가 고생을 많이 하잖아요. 주인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후: 아직 멀었다!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해요. “성훈아, 아직 멀었다!”
임: 조금만 더 버텨라. 그러면, 연아랑 어떻게 더 되지 않을까 해서요. 왜냐하면 아직 사귀거나 하고 있진 않거든요. 손은 잡았지만.
Q. 두 분 다 주인공에게 분발을 바라고 계시군요. 이번에는 두 분께서 글/그림 작업을 하시면서 가장 즐거웠던 장면을 여쭤볼게요.
임: 그릴 때 즐거운 장면은 물리는 장면이에요. 그 느낌을 표현할 때 재미있어요. 그런데 제재를 많이 받았어요. 요즘은 전체관람가 수준에 맞춰서 ‘앙~’하는 느낌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리는 재미를 좀 빼앗겼죠. 심의 규정 상 그릴 수 없는 장면이 많아요. 다 그리려면 19금을 달아야 하거든요.
후: 좀비하면 헤드샷이잖아요. 그럼 터지는 맛이 있어야하는데, 예를 들어 석류나 수박을 깨는 그런 파괴감이요. 문제는 좀비들에 몰입하는 작품이다보니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스토리상 조금만 교화하면 말도 할 수 있는 애들한테 총을 들이대야 하니까요. 보통 좀비물에서 좀비를 가차 없이 죽일 수 있는 이유는 말을 못하고 이미 죽은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인데, 그렇지 않으니까 딜레마가 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하든 '바사삭' 하는 장면이 나와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만들죠.
Q. 저는 궁금했던 게, 메모지에 글씨는 어떤 분이 쓰시는 건지 궁금했어요. 메모지 아이디어가 정말 신박하다고 느꼈거든요. 내용도 잘 정리되고, 글씨도 예쁘고 디테일도 살아있어서.
후: 제가 쓰는 건데요, 이 아이디어는 연재 직전에 나온 거에요. 왜냐하면 저희 작품이 일반적인 좀비물이랑은 조금 달라서 설명이 필요한데 이 설정 설명을 작품에서 다 할 수 없다 보니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진격의 거인은 중간중간에 설명이 나오잖아요,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설정이 복잡한 작품에는 필수적인 것 같더라고요. 임진국 작가가 직접 제가 손글씨로 쓰라고 추천을 해줬어요. 극중에 성훈이가 직접 연구하면서 썼다는 컨셉으로요.
그런데 그냥 쓰다 보니까 조금 심심해서... 작년 할로윈에 좀비 코스프레를 한 번 했거든요. 그 때 샀던 가짜 피가 있어요. 메모지에 활용을 해보자고 썼는데 댓글에 고추장이 아니냐고 해서 상처받았어요. 진짜 피를 흘려야 되나 생각했습니다.
Q. 두 분이 친해보이시는데, 서로의 장점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임: 후렛샤 작가님은 세심하게 콘티를 짜 주세요. 굉장히 단,장점이죠. 말이 잘못 나왔는데(일동 웃음). 한 컷 한 컷 표현력이 굉장하세요. 본인은 그림을 잘 못그리신다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그림을 정말 잘 그리세요. 제가 콘티를 보고 영감 받을 때가 많아요. 동세나 이런 것들을 본인은 "아 이게 뭐야" 하면서 그리시는데 그걸 토대로 동작을 그릴 때가 많아요. 굉장히 영화처럼 콘티를 짜 주시기 때문에, 저는 뭐 그냥 따라 그리기만 하면 돼요.
Q. 후렛샤 작가님께서는 영화처럼 콘티를 짜시는 편인가요?
후: 네, 웹툰이 시각 예술이다 보니까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보여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웹툰 볼 때 스크롤하거나 스와이프 하면서 굉장히 빨리 보시잖아요. 그러니까 움직이는 화상의 연출이 필요해요. 기본적으로 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 그림으로 최대한 표현을 해주면 제가 원하는 연출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 할 수 있잖아요. 꼼꼼하게 콘티를 짜 주는게 글작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의사전달법이라고 생각해요.
후: 이어서 저도 임진국 작가님의 장점을 말씀드릴게요. 임진국 작가님은 기본적으로 성실하시고요, 무엇보다 편견이 없어요. 자신하고 고집부리는 게 없으세요. 간혹 자신만의 굳어진 버릇이나 방식이 있기 마련인데 임진국 작가는 굉장히 열려있어요. 스토리 관련해서도 평소에 서로 많이 대화를 하거든요. 굉장히 비즈니스 적인 관계입니다. 자존심이 아니라 독자분들의 재미를 우선으로 생각을 해서 의견이 맞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임진국 작가와 말이 통해요. 정말 축복인 것 같아요.
Q. 비즈니스 적이라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로는 만나시나요?
임: 아예 안 만나는 건 아닌데요, 말투 들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부산 사람이에요. 후렛샤 작가님은 일산에 계시고. 너무 멀어서 만날 수가 없어요.
Q. 특별하게 만나는 날이 있다면?
임: 오늘 같은 행사날?
후: 네, 오늘 같은 행사나, 제가 가끔 부산으로 간간이 가거든요. 임진국 작가가 부산에 있는 BCC라는 문화콘텐츠콤플렉스 작업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언제나 거기 있어요. 정말 언제나 기계처럼 거기 있어서 보고싶으면 제가 가면 돼요. 저희가 카톡으로도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인데, 웬만한 글/그림 협업 작가들중에 저희만큼 소통을 자주하는 팀도 없을 거예요.
임: 개그 자료도 서로 교환해요. 후렛샤 작가님 최대 장점은 개그물이거든요. 빙의, 마야고, 데모니악, 데드라이프까지 보시면 굉장히 진지한 사람같지만 사실 개그물의 1인자세요.
후: 사실 제가 원래 예전에는 개그물을 자주 하다가, 극활로 넘어왔어요. 극활을 하다가 약간 웃기면 엄청 웃기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항상 나쁜 사람이 착한 일 하면 착해보이는 것처럼. 그런 얍삽한 수법을 쓰고 있는데 데드라이프에서도 조금씩 쓰려고 노력은 하고 있어요.
Q. 사실 저는 보커 보고 조금 웃었어요. 어쩌다가 우연한 기회로 해져서 목에 힘들어 간 느낌이라 보커는 정들었어요. 자기 합리화도 강하더라고요. 그거 개근가요?
후: 개그로 받아들여주시면 고맙고요. 사실 슬픈 거죠. 누가 “너 그거 아니야”라고 말해준 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친구 없는.
Q. 보커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혹시 보커 이름에 뜻이 있나요?
후: 아, 보커라는 이름은 제가 좀비물 준비할 때 좀비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까 모 소설 중에 딱 한 번 쓰였던 단어에요. 좀비라는 단어도 사실 북아프리카 어느 섬에 있는 원주민들의 언어에요. 죽음에서 살아나온 자를 좀비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 좀비를 부리는 주술사가 또 있어요. 그 사람을 보커라고 부른대요. 그러니까 좀비랑 보커가 어떻게 보면 어원이 비슷한 거죠. 그 이름이 너무 좋아서 한 번 써봤어요.
더 많은 이야기가 2부에서 이어진다. https://www.webtoonguide.com/board/temp/1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