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데드라이프] 임진국, 후렛샤 작가 인터뷰 2부

임하빈 기자 | 2019-08-02 17:40

SICAF2019 웹툰작가 토크쇼

vol. 2

[데드라이프]

임진국(그림), 후렛샤(글) 작가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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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렛샤 작가님



Q. 글 작가님께 여쭤볼게요. 좀비 물 중에서 추천하는 작품이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후: 저희랑 비슷한 시기에 연재하고 있는 <좀비딸>이라는 작품이 떠오르네요. 사실은 윤창 작가님이 좀비물을 준비하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연재 준비 중일 때 들었어요. 그래서 따라했다는 소리 들을까봐 더 빨리 시작을 했던 것도 있어요. 그러다 <좀비딸>이 나왔는데 너무 신선했어요. 저희도 신선함을 추구하는 좀비물이긴 한데 '여기서 이렇게 소소한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하면서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뭐랄까, 제가 넘어가지 못하는 형태의 개그를 하시는 것 같아요. 


임: 속된 말로 인싸 개그를 하시는 것 같아요.

 


Q. 클리셰를 자주 비튼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를들어, 처음에 일진 친구들이 등장했을 때 저는 “아 얘네들 좀비한테 물려 죽겠구나” 생각했는데 애들이 생각보다 강하다던가 하는 설정에서요.


후: 장르물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좋은 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좀비물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 단점은 익숙한 장면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그 익숙함을 깨려고 노력했어요. 처음 기획할 때 그게 제일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거예요. 보통은 주인공이 어떻게든 생존해가면서 좀비를 잡는 게 흐름인데, 누가 봐도 이 주인공이 여자친구를 보호하고 지켜내겠구나 싶은 애가 물리면서 시작하면 굉장히 신선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클리셰들을 비트는 재미를 주기 시작한 거죠. 

 


냄새.jpg




Q. 세계관이 흐지부지 퍼지는 느낌을 안 받았어요. 매드맥스처럼 세계관 만드시는 욕심이 있으셨나요?


후: 좀비물 자체가 판타지이기 때문에 거기서 한 번 더 제 세계관을 넣을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야만 독자분들이 확실히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손글씨까지 쓰게 된 거죠. 예를 들어, 저희 작품에서는 냄새라는 매개를 굉장히 강조를 했어요. 웹툰이다 보니 소리 표현이 아쉽기는 해요. 이 작품이 만약 영화나. 뭐. 드라마로 나와주면 훨씬 더 무서울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깨알 홍보)


임: 그릴 때도 거울을 항상 두고, 냄새 맡는 장면을 직접 표정을 지어가면서 강조하고 있어요. 그리면서 저도 모르게 킁킁거리고 찡그리게 돼요. (일동 웃음)


후: 저는 막 행동까지도 해요. 막 이렇게 이렇게. (일동 웃음) 솔직히 그런 과정은 필요해요. 공공장소에서는 불가능하죠. 

 

ZZZZ.PNG


Q. 전개를 할 때 전체 흐름에 맞추시는지 캐릭터 변화에 맞추시는지 궁금하네요.


후: 전체 흐름의 주를 이루는 건, 좀비화 이후 그게 끝이 아닌, 말하자면 새로운 삶을 얻게 되잖아요. 그럼 두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지거든요. 거기서 오는 갈등이 큰 흐름이고요. 그 안에서 어떤 갈등이 있는 것인가 하는 것들이 여러가지 에피소드 형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죠.

기획 초기때부터 임진국 작가랑 엔딩까지 정해뒀어요. 그러다보니 맞추기가 쉽죠. 그런데 최후의 선택 같은 건 아직 결정하지 않고 열어둔 것들도 있어요. 독자분들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임진국 작가님




Q. 그림작가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혹시 글작가님과 같이 할 때랑 혼자 작업할 때랑 어느 편이 좋으세요?


임: 아무래도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건 글작가님과 함께할 때인 것 같아요. 복잡한 스토리까지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전담을 해주시니까 그림에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웹툰 산업이 커지다보니까 좀더 상세하고 확실하게 작업하는게 좋고, 그러려면 분업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되게 편해요. 

 


Q. 그림자를 검정색으로 많이 표현을 하시는데, 평소 추구하시는 방향성이나 참고 작품이 있으신가요?


임: 딱히 작품을 참고하는 건 없어요. 정해 놓은 스타일 없이 그때그때 스토리에 맞게 그림을 바꾸는 편이에요. 그린보이 때랑 지금이랑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요. 중간에 했던 레드 카펫이나 화이트멜로도 그 당시의 톤에 맞게 그렸구요. 딱히 참고하는 건 없는데 이번에 데드라이프 할 때는 후렛샤 작가님 콘티에서 미국 만화 같은 느낌이 났어요. 그래서 그 스타일에 맞게 컨셉을 잡았어요.

예전에는 제 만화를 송강호 배우님 같은 느낌으로 그리고 싶었어요. 자연스러운. 그런데 요즘에는 송강호 배우님에서 이병헌 씨로 좀 넘어갔어요. 이병헌 씨도 영화마다 바뀌잖아요. 누가 봐도 계속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매번 새로운 이미지잖아요. 저도 그런 방향으로 작화를 하고 싶어요.



AS.PNG



Q. 좀비를 그릴 기회가 얼마 없잖아요. 그릴 때 가장 신경쓰시는 부분은?


임: 예리하신 분들은 캐치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일단 일반 사람이랑 좀비가 확연한 차이가 있는데 제일 두드러지는 건 눈 밑에 다크서클이에요. 저는 먹이 많이 들어가는 그림을 그려서 야구선수 같은 느낌으로 까맣게 들어가요. 두 번째는 눈동자요. 동공이 완전 풀려있죠. 세번째는 얼굴에 명암이 확실히 들어가는 거에요. 일반인은 명암이 거의 안 들어가 있는데 좀비가 되면 확 늙은 느낌이죠. 하지만 그와중에도 연아는 최대한 예쁘게 그리려고 해요. 마지막으로는, 캐치하신 분이 계실 지 모르겠지만, 일반인은 제가 치아를 다 안 그리는데 좀비는 다 그려야 돼요. 치아 배열도 좀비마다 다 다르게요.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려요. 그래서 저는 퇴근을 못해요. 교정한 좀비 나오면 큰일나요.


후: 교정한 좀비는 설정상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Q. 그리면서 글작가님이 가장 원망스러웠던 장면이 있다면?


임: 사실 없,없없없없는데요.(일동 웃음) 없는데... 아무래도 특성상, 한 컷에 다섯 명 이상이 나오는 연속적인 컷이 제법 많아요. 왜냐하면 좀비가 달려왔다가 물고 싸우고 하다보면 등장인물이 한 명인 이야기에 비해 그리는 시간이 다섯 배 이상 늘어나는 거죠. 열심히 그냥 그려요. 아무 생각 없이. 무아지경에 빠져서 그려요. 

 


마무리 토크



Q. 혹시 단행본이나 굿즈 출시 예정이 있나요?


임: 저희가 간절히 바라는 부분이죠.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Q. 단행본과 굿즈 중에 먼저 진행하고 싶은 쪽은 무엇인가요?


후: 사실 임진국 작가는 꽤 오랫동안 만화가로 활동하셔서 단행본을 갖고 계시잖아요. 저는 아직 한 권도 없어요. 그래서 저는 얼른 단행본을 받는 게 꿈입니다.


임: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만화책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책에 대한 로망이 늘 있어요. 제 만화가 책으로 나오면 그 기분이 엄청 좋아요. 


후: 손에 만져지는, 종이에서 인쇄된 뭔가를 손에 쥐는 거랑 인터넷에 있는 거랑은 다르거든요.

 


Q. 굿즈로 나오면 좋겠다는 아이템은?


후: 저희 작품에 보면 피넥타이 있잖아요. 이거 패션템으로 어떻게 좀 안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핸드폰 같은 거 인이어로 넣을 수 있고, 냉각수 넣어서 시원하게 할 수 있고. 물론 보기에는 흉하지만... 동전도 넣을 수 있고, 런닝하실 때 지갑 같은 것도 넣구요. (웃음)


임: 저는 저희가 데드라이프 처음 기획할 때 얘기 많이 했었는데요, 좀비티콘을 얘기했었어요. 좀비 모양 이모티콘은 없잖아요 아직. 


후: 제가 잊고 있었네요. 사실 주인공을 제외한 주인공 친구들이 지능을 갖게 되잖아요. 그 후로는 이 친구들한테 정을 붙이게 하려고 귀엽게 그리려고 했어요. 개그포인트도 좀 주고. 그렇게 매력있게 만들어서 이모티콘까지 만드려는 게 큰 그림이었어요.

 


GDGDA.PNG



Q. 독자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지?


후: 댓글 보면 눈치채신 분들이 계신데, 제가 의도적으로 좀비들이 한 번 물렸다가 이성이 돌아왔을 때 굉장히 차분하고 선한 모습들을 보여줘요. 그런데 남아있는 인간들이 아주 개판이죠. 이기적이고 이랬다 저랬다 갈피 못잡고 배신도 하고. 뭘 믿어야 할지 모르니까 이상한 종교에 빠지고. 이런 식으로 바보스럽게 표현을 하고 있어요. 헛된 영웅심리도 갖고 있고요. 그런 무지한 모습, 오히려 더 바보스러운 모습을 묘사하고 있거든요. 이게 가장 큰 메시지에요. 

 

Q. 앞으로 남은 분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후: 사실 원래 이렇게 길게 연재하려던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30~50화 사이 정도가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게 딱 영화 한 편으로 제작하기 적당하거든요. 그런데 연재 반응이 좋았고, 임진국 작가가 좀 더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먼저 주셨어요. 그래서 시즌2를 가자고 결정했죠. 제가 생각한 이야기까지는 시즌 1에서 끝내고, 시즌2는 새로 구상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임진국 작가가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러니까 일단 시즌2 가는 건 명확하다는 말씀이고요, 반응이 또 좋으면 시즌3 하려고요. 아니면 다른 작품 준비하고요. 전적으로 여러분께 달려있습니다. (일동 웃음)





임진국 작가는 토크쇼 후에 이어진 Q&A에서

평소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냐는 질문에

원고가 밀리지 않도록 매일 꾸준한 양을 작업한다는 답변과 더불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이 오늘이었다며

팬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한편, 두 작가가 연재중인 <데드라이프>는

매주 월요일 네이버 웹툰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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