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나이] 주동근 작가 인터뷰 1부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76
[아도나이]
주동근 작가 | 네이버
몸풀기 토크
Q. 안녕하세요, 작가님.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로 딱 10년째 네이버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는 주동근입니다.
Q. 요즘 근황을 여쭤봐도 될까요?
작년에 12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드디어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은 달달한 신혼생활을 뒤로하고 열심히 하루하루 마감전쟁을 하는 중입니다.
Q. 결혼 축하드려요! 더불어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의 드라마 제작 확정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오랫동안 염원했던 영상화가 진행된다는 게 아직 믿기지는 않습니다. 판권을 팔기 전에 많은 제의가 있었고 여러 제작 업체와 미팅도 했지만 확실치 않은 제작 요건 때문에 매번 무산되었다가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했을 때 운이 좋게도 제작에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의 제의가 들어와 판권을 팔게 되었습니다.
사실 판권 판매가 3년 전에 이루어진 거라 저 또한 영상화를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는데요. 2020년 JTBC 방영으로 제작 준비 중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3년 전 이재규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제작하신다고 들었을 때 너무나도 기뻐했던 게 생각납니다. 이재규 감독님의 드라마를 너무 좋아했거든요.
Q. 작가님에게 <지우학>은?
불행한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많은 행운을 가져다준 작품이라 생각이 됩니다. 부를 가져다준 작품도 아니었고 데뷔 때 수위로 말도 많았고 한주한주 마감하기 바빴고, 주위에서도 잘 안다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20대 후반 내내 반지하 자취방에서 혼자 힘겹게 완결 했던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화 확정 기사가 나간 이후에 SNS나 게시물에서 '나 학창시절에 보던 거', '어릴 때 기억난다' 라는 글을 보니 기분이 참 묘하더라구요.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가 누군가의 기억에 남긴 했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걸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의 작품 활동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작가님 이야기
▲주동근 작가님 작업실
Q.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셨나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습니다. 태어난 곳이 시골이라 따로 놀거리가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그림을 그려도 심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만화가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시겠어요?
지금의 삶과 반대로 여행가이드같은 일을 하고 싶어요. 많이 걷고 많은 사람들과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어요. (천성이 집돌이라 오래 버틸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Q. 실사풍의 그림체와 고퀄리티 작화로 유명하세요. 평소에 습작을 많이 하시나요?
어릴 때 그림을 너무 많이 그려서 그런지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그림 한 컷에 드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분량과 퀄리티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한주에 그릴 수 있는 게 50컷 내외이고 그마저도 복사 컷이 들어가지 않으면 분량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작업을 완성해놓고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습작할 시간이 많다면 기꺼이 습작을 하겠지만 실상은 마감하고 번아웃 되는 게 매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하지만 웹툰을 보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사실적인 몰입감을 주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 중입니다.
Q. 재능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하시던데요?
재능기부를 찾아서하는 편은 아닙니다. 연재중일때 제의가 들어온 재능기부를 차마 거절하지 못해서 완결이후에 꼭 해드리겠다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켰던 게 많았어요. 하지만 한개, 두개 해나가다보니 재능기부로부터 얻는 보람과 기쁨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느껴서 앞으로도 여유와 기회가 된다면 도움을 드리려 합니다.
▲주동근 작가님 블로그 캡쳐
Q. 블로그에 있는 만화들은 블로그에서만 연재했던 작품인가요? 그중 의미 있는 작품이 있다면?
2005년 군대 전역 이후에 웹툰을 그려보기 시작하면서 제작했던 개그 웹툰들입니다. 연습의 개념도 있었고 평가를 받고 싶었던 마음도 있어서 가볍게 만들기 시작했었습니다. 몇몇 작품은 작성자인 저도 모르게 게시판에 떠돌며 추천수를 받고 있더라구요. 그 덕분에 2007년 '패러디어'라는 작품을 아이쿠키라는 사이트(지금은 없어진 사이트)에 원고료를 받고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게 데뷔작이었던 셈이죠.
다만 지금 보면 조금 부끄러운 개그 만화라서 블로그에 올릴까 말까도 고민했던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제 만화 인생의 발자취 중 하나라 생각이 들어 당당하게 기록하듯 올려둔 거라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Q. 작업하실 때 가장 크게 염두에 두는 부분은?
몰입도입니다. 독자의 시선으로 여러 차례 읽어보고 어색하거나 몰입에 방해되는 부분이 없는지 많이 신경 쓰는편이에요. 나름대로 빈틈 없이 완벽하게 작업 하고 싶어 신경을 많이 써도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Q. 익히 알고있는 주동근 작가님의 그림체와 블로그 연재 만화 그림체가 꽤 다르던데요, 지금의 그림체에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한 장의 그림 멋지게 그릴 수 있는 화가나 일러스트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무조건 그림을 잘 그리는게 최고야!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이야기라는 힘과 매력을 무시못하겠더라구요.
웹툰작가가 되고부터는 그림의 중요도는 당연히 두번째가 되었습니다. 웹툰을 습작하면서 두세컷 만화를 그리다가 10컷이 되고 10컷이 230편의 장편만화까지 발전하게 된 것 같아요. 웹툰 작가가 되기 위해선 기본 체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풀컬러로 한주에 40~50컷 이상을 지속적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해서 그림체에도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한장씩만 그려오던 버릇때문에 컷의 퀄리티를 일정하게 맞추는 게 처음엔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시간을 좀 더 투자하면 확 다른 그림이 되어버려서 적당하게 마무리짓고 다음 컷을 그리는 노하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학교는>의 초반부는 굉장히 러프하게 그림을 그렸었습니다. 겁을 먹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힘을 많이 빼고 작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스릴러 웹툰에서 러프한 그림은 몰입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좀 더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무리해가면서 퀄리티를 올리기 시작한 후부터 마감시간을 더러 놓친 것 같아요.
웹툰작가 지망생들에게 결코 권장하고 싶은 그림체는 아닙니다. 그냥 자기만족!
Q. 원래부터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셨나요? 이건 명작이다 싶은 작품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옛날부터 스릴러,미스터리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미스트, 괴물, 새벽의 저주 , 포세이돈 어드벤쳐 같은 재난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봉준호 감독 작품도 좋아하고 스티븐 킹의 작품도 좋아합니다. 제 취향에 부합한다 싶으면 그게 곧 스티븐 킹의 작품이더라고요 ㅎㅎ 제 취향과 닮아 있는 사람이라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제게 여러가지로 충격을 많이 준 작품입니다.
재난물 가운데서도 쥬브나일 어드벤쳐류의 작품들도 무척좋아해요. <강시대소동>같은 경우에는 한국식 강시영화가 큰 목표였지만 <슈퍼에이트>나 <구니스>같은 쥬브나일 어드벤쳐가 탄생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제작했습니다.
Q 혹시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믿습니다!
2부에서 <아도나이>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2부 이어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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