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마법소녀물 <징벌소녀>의 글작가, 가재 작가!!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5
[징벌소녀]
가재 작가 | 레진코믹스

그림. 가재 작가님 플필 그림 (가재 작가님은 미인이셨습니다. ^^)
오늘은 이색 마법소녀물 <징벌소녀>의 글작가 가재님을 모시고 작가인터뷰를 하게되었습니다. 가재 작가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1. 소개 & 데뷔
Q. 작가님 간단히 자기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레진코믹스 <징벌소녀>의 글작가를 맡고있는 ‘가재'라고 합니다. 다른 웹툰 작품으로는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 <인스턴트 글라스>가 있습니다.
Q. 가재님은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셨나요? ^^
A. 어릴 때부터 애니보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소년만화 중에는 <바람의 검심>, <강철의 연금술사>를 엄청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토가시를 특별히 좋아해서 <유유백서><헌터x헌터><레벨E>,마법소녀물을 좋아해서 <세일러문>도 엄청 좋아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두 분은 부부네요. ^^ 저 같은 경우 집에서 특별히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 알아서 하라는 분위기셨죠. 그래서 주로 제가 알아서 결정했던거같아요. 현재는 청강대 13학번을 다니다 휴학중입니다.^^
Q. 데뷔는 어떻게 하시게되셨는지요?
A. 대학만화 최강자전에 나갔다가 16강에서 떨어졌는데, 우연히 레진코믹스에서 연락이 와서 그 작품으로 연재를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2013년 데뷔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그렇게 한 게 처음이라 힘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힘들어 하니 오히려 부모님께서 '다른 일을 하는 건 어떠냐?'고 권유하셨어요. 좋아하는 일을 괴롭게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세요. 요즘도 가끔씩 물어보시고 그러세요.
Q. 많이 걱정하시는군요. 사랑이 느껴집니다. ^^
A. 그래도 하고싶은 일을 하고있으니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도 확실히 있구요.
Q. 웹툰가이드 인터뷰에서 항상 여쭤보는 질문인데요. 가재라는 필명은 어떻게 만드신 건가요?
A. 제가 캐릭터를 그리는 걸 좋아해요. 하루는 제 캐릭터를 한 번 그려보자 싶어서 그렸는데 가재를 닮았더라구요. 다 그리고 보니 마음에 들어서 "이걸 앞으로 쭉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필명이 가재가 되었습니다.
Q. 가재 캐릭터가 매우 귀엽습니다. 다른 분들이 완료축전이나, 휴재축전을 보내주신 것에 나오는 가재 캐릭터는 매우 귀엽더라구요. 이게 근데 가재를 의인화 한거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건가요? ^^;;
A. 네 지느러미 꼬리부분을 머리에 붙인겁니다~ 그 때 제가 머리를 포니테일로 다녔었는데 캐릭터를 그리고보니 그부분이 가재 지느러미 같이 보이더라구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매우 제 마음에 드는 캐릭터예요..
Q. 휴재 축전을 받으셨더라구요. 이런 건 본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받으신거죠? ㅎㅎ
A. 아! 그거요? 제가 졸랐어요. 여러 작가님들에게요. 휴재라는 걸 처음하게 되었는데 뭔가 허전했어요. 데뷔 때부터 축전이란걸 받아보고싶다는 생각을 늘 하기도 했구요. '축전을 받아보는 기분은 어떨까?’라는 막연한 기대로 연락을 드렸어요. ‘불순하지만, 휴재를 하는데 휴재 축전을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라구요. 다행히 많은 작가분들이 흔쾌히 보내주셨어요. 기뻤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상냥하신분들 ...
2. 징벌소녀
그림. 징벌소녀의 메인 히로인, 길로틴
Q. 징벌소녀라는 작품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A. 초기엔 다른 12화정도의 단편작품을 구상중이었는데, 그게 꽤 심하게 안풀리고 있어서 고생하고 있었어요. 제가 다시봐도 재미가 없더라구요.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마법소녀가 목이 졸려서 죽는 꿈을 꾸었습니다. 징벌소녀 1화의 학교 창문에 목 매달린 장면은 진짜 리얼꿈이었어요~~ ㅠㅠ
Q. 오옷...스트레스 때문에 그러셨나보네요. 장난 아니신데요.
A. 그 때 이후로 스토리가 갑자기 일사천리로 풀려서 <징벌소녀>초안을 쓰게 되었는데, '이걸 stego님과 협업하면 작풍에도 맞는 재밌는 작품이 나올것같다'라는 생각에 stego님께 제안했어요. 다행히 흔쾌히 ok해주시더라구요.
Q. 호오....꿈을 많이 꾸시나요?
A. 꿈을 다양하게 꾸는 편이에요. 특히 날다가 못나는 꿈을 많이 꿨어요...ㅠㅠ
Q. 그림작가가 다른 그림작가를 만나서 천재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지네요. stego작가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어요?
A. stego작가님은 전부터 알고있던 지인분이셨는데, 그전 작품들에서 제 어시를 해주시고 있으셨어요. 저도 급하게 그림작가를 구하고 있었어서 혹시 협업하지 않겠냐고 여쭈어봤었는데 흔쾌히 수락 해주셨습니다.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본인도 그림을 잘 그리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전작인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나, 단편 <인스턴트 글라스>를 보면 색감도 엄청 좋으신데요, 이렇게 이번에 글 작가로 참여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사실은 징벌소녀를 기획할 때 쯤 제가 학교를 복학하려고 했었어요. 복학을 하려다보니 시간 여유가 많이 남지않게 됐고, 그런데 작품은 쉬고싶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당시 작품을 도와주시던 stego님께 협업을 부탁드리게 되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글작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더 많이 느끼고있어서 앞으로도 글작가쪽으로 전업을 진지하게 고려중입니다.
Q. 글작가로 참여하시니 어떤 것이 달라지셨는지요?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주신다면요?
A. 우선 가장 많이 달라지게 된것이 작품을 고찰하는 시간입니다. 작화와 콘티, 스토리를 모두 혼자 하다보면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어느 한쪽에 신경을 많이 못쓰게 됐는데 지금은 콘티와 스토리에 좀더 진득하게 신경쓸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그린 콘티가 다른 분들의 (잘그린!!!!)그림으로 나오는게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그리고 작가님들의 그림 스타일을 보면 그에 맞겠다 싶은 스토리가 막 떠올라서 그걸 해보고 싶은 열망이 무럭무럭 생겨요. 평소에도 그림 받는것을 좋아하는데 제가 보고싶었던 장면들을 제가 좋아하는 그림작가분들이 예쁜 그림으로 아웃풋을 뽑아내시는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보람차서... 처음에는 시간여유문제로 시작하게 된 협업이었지만 앞으로도 다른 그림작가님들과 협업을 하고 싶습니다. 단점은.. 장점이 너무 커서 현재로서는 크게 못느끼고있네요.
Q. 두 분이 협업하시는 방식은 어떻게 진행하시고 계신건지 궁금합니다. 협업을 하기 위한 작업방식, 툴, 연락방법등은 어떻게 가져가시는지요?
A. 제가 먼저 페이지 형식의 콘티를 보내드리면 그림 작가분이 페이지에 컷을 모두 작업해서 보내주십니다. stego님이 클립스튜디오를 쓰시기때문에 저도 콘티는 클립스튜디오파일로 바로 보내드려요. 받은 페이지파일을 제가 포토샵으로 열어서 스크롤형식으로 재편집을 합니다. 파일을 크게 작업해 주셔서 스크롤 연출이 용이하게 들어갈 수 있어요. 예전에는 망가스튜디오, 사이, 포토샵등을 섞어썼는데 요즘은 클립스튜디오를 주로씁니다. 연락은 주로 메신저 등을 이용합니다.
Q. 장비는 어떤 걸 사용하시는지요?
A. 네, 전 22인치 씬티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최근에 좀 불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티크에 그리면 펜을 잡고있는 손때문에 사각이 생겨서요. 최근에는 인튜어스로 갈아탈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Q. 의견 조율을 하기 위한 방식은 어떻게 가져가시는지요?
A. 매회 콘티를 보내면 stego 작가님이 어느정도의 피드백을 해주세요. ‘이번 화는 이런게 좋다.’, '이렇게 된다면 나중에 ~~하는 내용은 어떠냐?’ 등 으로요. 그럼 전 거기서 받아들이고 싶은 내용은 받아들이고 의견을 낼 부분은 다시 의견을 냅니다. 그림 수정의 경우는 바쁠땐 제가 스크롤 연출을 하면서, 바로 바로하고 도저히 못하겠다 싶은건 다시 말씀드려요. 작품에 대해서는 매우 사무적으로 서로 요구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거 같애요. 제 만화를 제일 먼저 보시는 독자분은 그림작가님이니까 그림작가님부터 만족하는 내용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징벌소녀의 색감이 매우 특이합니다. 이런 원색 혹은 형광색에 가까운 색 배열은 마치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인 미술형태인 팝아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시는데 팝아트적인 감각을 염두에 두고 그리시는건지요?
A. 사실은..처음부터 의도한 작화 느낌도 있지만 "흑백+원색" 조합이 단시간에 작품의 완성도를 뽑는데 있어서 효율적이라 선택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극 초반에는 제가 가끔 풀컬러 컷들만 채색을 했는데 요새는 그림 작가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있어요. 예전에 <눈동자>라는 작품에 흑백에 빨간색을 썼었는데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더라구요. 딱히 어떤 작품이나 사조에서 색감을 차용했다라는 것은 없어요. 제가 기억을 못하는것일수도 있구요.. 저 같은 경우 캐릭터의 내면이나 상황에 맞는 색깔을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콘티에 색깔을 지정해서 말씀드리는 경우도 있어요. 핫핑크나, 울트라 마린, 오페라 같은 색깔은 어릴 때 부터도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했구요. ^^ 그냥 좋아하는색들을 바르는것 같아요...
Q. 징벌소녀들의 이름은 어떻게 지으신건지요? 네이밍 센스가 나쁘지 않은데요. 7명으로 한 이유가 있는 건지요? 레인보우를 상징하는 건가요?ㅎㅎ
A. 제가 변신 마법소녀물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예전부터 엄청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징벌소녀> 기획할 당시에는 원래 11명 정도가 될 예정이었어요. 근데 11명을 다 등장시키자니 만화의 스케일이 너무 커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때까지 디자인 되어 있던 7명으로 정리했습니다. 제가 베도에서 연재를 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 때도 마법소녀 만화였어요.
Q. 오? 그러세요? 얼마나 연재하셨어요?
A. 네이버 베도에서는 오래 활동 안했어요. 14화 정도 그리고 연재를 중단했었죠.
Q. 왜요?
A. 학교 가야해서요... ^^ 드디어 마법소녀물을 그린다는 설레임에 속성을 다 써넣고 엄청 캐릭터 설정에 공을 들였어요.
Q. 기분 좋으셨겠어요~
A. 네~ 기분좋았어요. 그리면서 설정하면서 죽이는 방법까지 한꺼번에 진행했었죠. '이런 속성의 마법소녀가 이렇게 죽었으면 좋겠다~'를 먼저 생각하고 디자인했어요. 이름은 능력이 바로 생각날 수 있도록 지었습니다. 징벌소녀를 만들면서 가장 행복한 작업중 하나였습니다... 남 동생도 ‘걔 있쟎아 물의 속성을 가진 애가 기름통에 빠져 죽는거야. 어때?’ 라고 의견을 줬었죠. 그 때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아 차용했었어요. ㅋㅋ
Q. 잔인한 남매신데요 ^^;;
A. 근데 최근에 남동생이 휴가나와서 누나 내 아이디어 썼쟎아. 비용 줘야 하는거 아냐?’라고 하길래 웃으며 웃기지 말라고 했어요.
그림. 각 주인공들은 자신의 능력과 관련된 상황에서 죽게된다.
Q. 길로틴은 주인공이자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길로틴의 마음 상태와 완전범죄적인 구성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스토리의 디테일을 만들어 가시는지요?
A. 범죄구성은 '이런 마법소녀가 이렇게 죽었으면 좋겠다'부터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이것저것 살을 붙여서 만드는 식이예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길로틴이 관여합니다. 길로틴의 심리상태에서 가장 중요한건 '용서가 가능한가'라고 생각합니다. 길로틴의 분노와 복수심은 시간이 갈수록, 상대가 한 짓에 따라서 풍화되기도 하고 불타오르기도 하겠죠. 초반의 길로틴은 매우 불같고 무자비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당했던 마법소녀들은 다 직접적으로 길로틴에게 뭔가 했던 아이들이죠. 길로틴에게 있어 용서의 가능여부는 그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로틴의 분노와 복수심이 풍화될 수 있는가 어떠한가...그래서 지금의 길로틴은 미적지근합니다. 길로틴 자기자신의 답을 찾지 못했으니까요. 길로틴이 용서와 복수에 대해서 진정한 자신의 답을 찾게되면 다시 또 무자비해지거나 자비로워지겠죠. 그리고 디테일한 스토리는 콘티 만들 때 씁니다. 신경희는 엑스트라 캐릭터였는데 진행하면서 뷰티를 압박할 캐릭터가 필요하게되었죠. 그런데 만들고보니 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깝더라구요. 이렇게 디테일을 잡아가면서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래서 신경희가 부각되어 지금의 비중을 차지하게 된거죠. ^^
Q. 학생들이 징벌소녀를 보면서 느꼈으면 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세요?
A. 작품이 연재 중이기도 하고, 저는 제 작품에대한 해석을 내놓지 않는편이예요. 보시고 느끼신 점이 있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는 사람 눈에 달린 것이지요. 무거운 문제를 제입으로 뭔가 말씀드리기엔 조심스럽습니다.
3.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
그림. 익숙한 무엇인가들이 약간씩 비틀려 변형된 형태의 LOOP물,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
Q.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내장군이라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단편에서도 그렇지만, 내장에 대해 애착(?)에 가까울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데요. 어떤 이유가 있으신지요?
A. 당시에 좋아했어요... 그말 밖에는.. 그당시 내장을 미적소재로 사용하는것을 꽤 즐겨했어서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게 되었었네요. 컬트적개그요소로도 미적요소로도 사용하는게 좋았습니다.
Q. 잔인한 것들을 좋아하시는 거죠? 내장같은?
A. 아! 아니에요. 전 실사를 빼고는 괜찮은 것 같아요. 일러스트까지는 괜찮더라구요. 이토준지나, 프랑켄프랑 같은 만화적 소재가 가미된 작품을 좋아합니다. 스테고 작가님은 실사까지 잘 보시더라구요. ㅎㅎ 제 개인적으로는 내장의 조형적 미감을 좋아합니다. 선홍빛...이쁘지 않나요?
Q. 무...무서워요 작가님.
A. 컬트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나 사물을 좋아합니다. 주로 개그요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아는 언니가 무릎수술 영상과 턱수술 영상 보라고 강권(?)했는데 끝까지 못봤어요. 전 실사로 잔인한 것은 힘들어합니다. 현실이 느껴지지 않는 것만 좋아해요. B급영화나 공포영화의 스토리는 굉장히 좋아해서...요새는 전보다 노력해서 여러가지 보고는 있어요.
Q. 포가 여자고 조수 왓슨은 포를 사랑하는 뱀파이어, 그리고 의뢰인은 애거사 크리스트 백작영애 이런 식으로 기존의 실제 인물과 가상의 인물들을 조금씩 조금씩 변형하는 패러디를 사용하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징벌소녀에서도 마찬가지의 비틀림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설정 하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A. 좋아하는 요소를 추가하면 더 애착을 가질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넣었습니다. 큰 의미는 없어요ㅎㅎ 비틀어진데서 나오는 요상한 개그를 사랑합니다. 원래 개그만화를 그리고 싶었어요.
Q. 시간이 계속 반복되면서 기억을 리셋하고 조금씩 그 기억들을 삭제해 나간다는 이야기의 모티브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A. 알퐁스 도데의 <황금뇌를 가진 사나이>에서 얻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서 좋아합니다.
Q. <황금뇌를 가진 사나이>는 어떤 내용이죠?
A. 황금뇌를 가진 사나이가 자신의 뇌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다가 최후에는 죽게된다는 슬픈 이야기에요. 마지막에는 사고로 죽어버린애인이 예쁘다고 했던 신발을 사기 위해 손톱에 낀 마지막 황금과 신발을 들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Q. 흔히 보는 작품은 아닌데요? 공포물을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많이 읽으셨나요?
A. 아! 공포소설 단편집들을 중학교 때 많이 읽었어요. 그 때 섬뜩한 단편을 많이 봤었는데요, 제가 영화는 공포물을 못보지만..실사라서....공포소설은 많이 봤어요. 인터넷 사이트의 공포글을 많이 뒤져보기도 합니다.
Q. 알렉산더 포가 계속 죽는 것을 되돌리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버려가면서 무한반복하는 뱀파이어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주요 뼈대입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마녀와 왕이 각자의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들이 엮이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구도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A. 애거사랑 마리로제요. 그릴때 가장 재밌어서 좋아했어요. 비정상적인 미형캐릭터를 좋아합니다.
Q. 이렇게 반복되는 스토리를 좋아하시는군요?
A. 네 이런 이야기를 루프물(LOOP)이라고 하는데요, 전 루프물을 각별히 좋아해요. 그리고 주인공이 고통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호홓
Q. 헉...무서워요 작가님. --;;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 처럼 애거사크리스티의 소설속의 주인공 '명탐정 포’를 다시 사용하는 웹툰들이 있습니다. 저희 웹툰가이드에서 인터뷰한 고동동작가님의 ‘명탐정 포우’를 보신적 있으세요?
A. 아니오. ㅠ_ㅠ 11번가는 애거사의 포와로가 아닌 미국작가 에드가 알렌 포에서 따왔답니다!
Q. 포우에서 차용한 에피소드나 장치가 있다면 어떤 것이 추가적으로 있으세요?
A. 에드가 알렌포라면 대표적으로 검은고양이 에피소드를 차용했었어요. 추가적으로는 캐릭터들 이름을 주로 따왔어요. <마리로제의 수수께끼>에서 마리로제를, 그밖에도 등등..따왔는데 너무 포우이외에도 이것저것 많이 가져와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다른 에피소드들도 전래동화등에서 모티브를 많이 차용했습니다. 크게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좋아하는것들을 많이 넣으면 그만큼 그리는게 재밌어지지 않을까 해서요.
Q. 두사람의 과거 에피소드 편에서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아 사랑은 힘들어’라는 대사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작가님의 의도가 느껴지는데요,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사랑인데요. 사랑에 대한 작가님의 정의가 있으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A. 안하던 행동을 하게되는게 아닐까요... 안하던행동을 하니까 힘들어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Q.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제쯤 다시 연재하실 생각이세요? 이전 후기에는 빠르면 1년, 늦으면 2년이라고 하셨는데...ㅎㅎ 2014년이었으니 올해에는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는 건가요? ^^
A.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는 제가 졸업 이후에 진지하게 시즌2를 작업하고 싶었는데....졸업이 갈수록 늦어지는바람에...내년 말쯤에 시작할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중입니다. 사실 시즌1의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들게 나와서 시즌2가 나왔을 때 실망하시는 분들이 계시진 않을지 걱정도 되어요. 물론 그래서 더욱 그에따른 고민을 하는중이기도 하구요.
Q. 본인이 가지는 11번가의 기묘한 이야기에 대한 각별한 감정은 어떤 것들이실까요?
A. 작품을 할 때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넣어서 그렸기 때문에 정말 즐겁게 작업을 했던 작품입니다. 처음했던 작품인 만큼 미숙함이 많이 느껴지는데 그 미숙함조차 정겹게 느껴지는 작품이예요. 가끔 새벽감성이 생각나면 혼자 정주행 하고 그래요(...) 데뷔를 시켜줬기때문에 고마운 작품입니다.
4. 인스턴트 글라스
그림. 가재 작가의 역량과 취향을 날 것 그대로 볼 수 있는 단편집, 인스턴트 글라스
Q. 인스턴트 글라스의 그림들은 마치 3D 사진을 보기위한 채색인 듯 합니다. 실제 그 의도를 하고 그림을 그리신건가요? 아님, 사춘기 소녀의 다채롭고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런 색상을 사용하신건가요?
A. 큰 의도는 없고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서 그렸습니다. 이런 기법으로 그리면 재밌겠다~라는 마음으로요. '이런식으로 그리면 이 내용과 어울리겠다'라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Q. 호러 단편집을 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만드신 작품치고는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기형 존재를 그리는 것이 즐겁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기형 존재중에 특별히 끌리는 종류라던지 대표 캐릭터라든지 그런 종류가 있으신지요? ^^
A. 크리쳐중에는 <사일런트 힐>의 간호사 캐릭터, <캐빈인더우즈>의 발레리나를 가장 좋아해요. 만화책에선 <꿈의사도>에서 우에시바 리이치 작가님이 그리시는 이형의 존재들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기본형태는 인간인게 좋아요. 여성형이면 더 좋구요. 인간베이스의 괴물 캐릭터를 좋아합니다.인간 베이스의 크리쳐가 좀 더 크리피하지 않나요?
Q. 허엇...작가님. ^^;; 미술실의 블랙스완에 있는 열등감을 표현하는 그 장면은 정말 리얼합니다. 미술을 해본 사람들이면 무조건 느낄 수 있을만큼의 처절함이 엿보이는데요. 진심 그렇게 생각해본적이 있으신지요? ^^
A. 아니오...미술실의 블랙스완은 <블랙스완>을 보고 느꼈던 것들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제목에도 블랙스완을 넣었어요. 아마 중학교쯤엔 그런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해봤을수도 있겠네요... 자각한적은 없는거 같아요.
그림. 블랙스완을 보고 착안한 대사, 무시무시한 대사여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Q. 이 대사가 화제가 되어 무섭다라고 이야기 하는 반응이 많았을 때, 어떤 느낌이셨나요?
A. 공포만화를 그리는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뿌듯했습니다. 해명글을 루리웹 댓글로 단 적 있이 있긴했어요. 그거 정말 진심으로 그린 거 아니고 저 개그만화 그리는 사람이에요!! 라고 항변해봤죠. ㅋㅋㅋ...
Q. 야채주스 만들기라던지, 100% 고백법이라던지, 살로와 소돔의 120일 같은 작품들은 정말 작가님만의 유니크한 스토리와 색상을 이용한 작화로 인해서 그 그로테스크함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단편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어떤 작품이세요?
A.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베니싱트윈과 100%고백법이예요. 베니싱트윈은 제목이 너무 마음에들어서 동명의 다른작품을 준비중입니다..
Q. 약간 유머 감성이 남다르시다는 느낌이 있는데요 특히 살로와 소돔의 120일 같은 작품은요~ 어떤 영향이시죠?
A. 일본 작가중에 모로보시 다이지로의 시오리와 시미코의 살아있는 목 시리즈를 엄청 좋아했어요. 괴기만환데 정말 웃겼어요. 살로소돔을 그릴땐 여전히 B급요소에 목말랐던 때 같습니다(...)
Q. 환상이주계획이라는 단편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임패러독스 같기도 하고 최근에 인기리에 종영된 tvN의 시그널 같기도 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작품인지?
A. 자다가 갑자기 그리고싶어서 새벽에 컴퓨터 켜고 막 그렸어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인터스텔라 영향을 받고 만든 단편같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우주와 관련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아직은 역량부족으로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티스토리에 올라오는 단편들은 거의 자다가 갑자기 그리고싶어서 그리는것들이 많은...
그림. 환상이주여행....매력적이고 잔인한 매력의 루프물!!
5. 마무리
Q. 작품에 대한 나름의 소신이나 철학이 있으시다면 어떤게 있으실까요?
A. 좋아하는 것들을 최대한 만화에 넣어서 그리자. 즐거운일을 괴롭게하지 말자 입니다.
Q. 클리셰를 엄청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나중에 보면 뻔한데...다음편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작품...<기묘한 11번가...>같은 작품 같은... 전통적인 쟝르를 시도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A. 전통적인 장르를 너무 좋아하는데, 제가 그려서 매력적으로 뽑아내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있어서.. 다른분들의 작품을 읽는것으로 대신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A. 꾸준히 하시다보면 언젠가는 꿈을 이루실 수 있을거예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괴로워지는 일이 되는일만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이루는 과정이 괴로우면 그건 꿈이 아니잖아요. 즐기세요! 응원합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시고 프로필 이미지, 그리고 웹툰가이드 응원 이미지까지 흔쾌히 그려주신 가재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