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돈과 권력> 한동우·이도희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88
[세상은 돈과 권력]
한동우 작가·이도희 작가 | 네이버
대화는 많이, 간섭은 적게!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동우 : 안녕하세요. 저는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테러맨>, <세상은 돈과 권력>의 스토리를 맡은 한동우라고 합니다. 지금은 만화제작사 와이랩에 소속되어있습니다.
이도희 : 안녕하세요. <세상은 돈과 권력>의 작화를 맡은 이도희라고 합니다.
▲이도희 작가님께서 뽑기로 뽑았다는 작업실 친구.(?)
Q. 두 분은 <세상은 돈과 권력>(이하 세돈권) 글/그림 협업 중이신데요, 어떻게 인연이 닿아 함께 작업하시게 되었나요?
한동우 : 저희 둘 다 같은 와이랩 소속이었구요 신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총괄 프로듀서이신 ‘윤인완’ 선생님이 저에게 학교 도박물을 해보라며 도희 작가님과 연결을 시켜주셨습니다.
이도희 : 하단에 얘기가 나오지만 타업계로 이직 준비 중일 때 윤인완 선생님께 입사 권유를 받아서 어느 정도 가르침을 받은 후에 동우 작가님과 이어주셨습니다.
Q. 협업하시는 작업 방식이 궁금해요.
한동우 : 보통은 제가 그림이나 글 콘티를 짜서 도희 작가님에게 드립니다. 요즘은 주로 글 콘티를 짜서 드리고 있네요. 보통 콘티를 보내드리면 바로 도희 작가님이 이것저것 질문을 주십니다. 질문에 대답을 하고 최종 확정이 나면 저는 자러 갑니다. 저희는 보통 웹툰처럼 스크롤 방식이 아니라 출판만화로 우선 연출을 잡습니다. 우선 도희 작가님이 작화 작업을 끝내면 와이랩 내부에서 스크롤 작업을 도와주는 친구가 스크롤 작업을 해줍니다. 거기서 도희 작가님이 한번 더 수정 작업을 마치신 후 마지막으로 제가 대사나 컷 간격 등의 연출을 마무리 지어서 송고합니다.
이도희 : 처음엔 그림 콘티로 약속하고 시작했는데 글 콘티가 되버렸네요. 콘티를 받으면 제가 그림 콘티로 다시 짠 이후 펜선 작업을 합니다. 저를 도와주시는 배경, 채색 도움 분들과 주간 동안 계속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통상적으로 토-일요일 즈음에 출판만화형 완성고가 나옵니다. 그 이후는 동우 작가님이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Q. 스토리 진행 방향 등도 함께 의논하시나요?
한동우 : 스토리 진행 방향은 제가 주도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으나 뭔가 이상한 점이 있으면 편하게 의견을 주십니다. 다른 작품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설정을 미리 짜 놓다가도 막상 더 재미있는 설정이 생각나면 다 뒤집어버리는 성격이라서 제가 이런저런 설정을 말씀드려도 다들 그냥 그런가 보다 하시거든요. 지금은 사라진 설정이지만 오태경X단건우 배다른 형제썰은 나름 진지했습니다..
도희 작가님이 가장 많이 의견 주시는 건 멘트가 너무 아재스럽다거나 게임이 너무 길다거나 하는 내용이에요.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6살이라 제가 캐치하기 힘든 부분들을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이도희 : 동우 작가님의 역할이라 생각해서 저는 크게 터치하지 않습니다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계속 여쭙고 피드백 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전개가 느리면 한 공간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그림으로 표현하는 입장으로선 많이 답답해서 그 부분 위주로 많이 말씀드리고 신경쓰는 편입니다.
Q. 함께하는 작업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두 분 만의 대화법이 있나요?
한동우 : 도희 작가님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저는 작화 1명과 스토리 1명이 합쳐서 200%의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반드시 싸움이 나거든요. 사람마다 선호하는 장르나 타입도 다르기 때문에 저는 되도록이면 최대한 다 열어놓고 생각합니다. 그림 작가님들이 요청하시거나 원하시는 캐릭터, 연출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서 반영하려고 하고 있어요. 저 자신에게 욕심을 내야지 남에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문제없고 되려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어요.
이도희 : 많이 대화하지만 간섭은 최소화 하고 있습니다.
Q. 한동우 작가님께 이도희 작가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한동우 : 감각이 독특하셔서 같이 작업하기 재미있습니다. 저보고 자꾸 아재 대사 쓴다고 뭐라 하시는데 가끔 보면 오히려 도희 작가님이 80년대 만화에 나오던 연출을 보여줄 때가 있어요. 근데 그게 또 지금 보면 괜찮은 연출들이 많아서.. 그래서 저도 작업하다가 가끔 이상한 연출을 넣어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카지노 도박씬에서 빵들고 신나게 뛰어가는 건우라든가 홍삼 맛있게 먹는 건우라든가요. 하여튼 신선한 경험이고 제가 배울 점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도희 작가님께 한동우 작가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이도희 : 아무래도 경력이 많으신 작가님이라 저 혼자 마주하면 당황스러울 상황도 대처를 잘 하셔서 든든합니다. 연출이나 장르에 대한 이해가 폭넓은 분이셔서 의외로 제가 오히려 편견이 있었구나 싶은 부분도 있어요. <세돈권>이 폭력성이 없는 만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불편한 만화는 아닌 게 아마 저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웹툰 산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동우 : 저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대여점 세대라서 남들만큼 적당히 만화책은 봤지만 그렇다고 만화 일을 장래로 생각하진 않았거든요, 대학 전공도 컴퓨터공학과였구요. 그런데 생각보다 학과가 저랑 안 맞아서 휴학 중에 피시방에서 우연히 만화 스토리 작가 문하생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어요. 그게 와이랩 창업하면서 윤인완 선생님이 새로 제자들을 모집했을 때입니다. 내년이면 10년이네요.
이도희 : 예전에 인터넷에 그림을 올렸다가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그중 한 곳이 와이랩이였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만화를 그려볼 생각이 전혀 없어서 (타업계였고 이직 준비 중이었어요.) 연락들이 좀 당황스럽긴 했는데, 제가 재미있게 봤던 만화들의 소속사였고 하던 일에 대한 염증이 조금 있었던지라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Q. 창작 활동을 하시면서 늘 염두에 두는 가치관이나 다짐이 있으신가요?
한동우 : 수많은 창작자님들이 저마다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계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 만화·소설·게임 등을 쉽게 여기는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옛날 만화·애니메이션을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 길이 남을 명작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다만 ‘요즘 만화는 답이 없어’, ‘영혼이 없어’ 같은 식으로 가볍게 보고 외면하면 창작자 입장에선 자신이 스스로 보고 배우기를 포기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수준이 어떻고는 창작자가 열심히 해서 만들어놓으면 되는 거지만 애초에 지금 문화를 즐겨보는 독자들을 외면해버리면 성장할 기회를 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요즘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끝내주는 것들 많습니다.
이도희 : 웬만하면 제 사적인 감정이나 편견 등은 상업작품에 표현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도 사람이니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만 어떤 것이든 열린 생각으로 보는 게 창작활동에 중요한 것 같아요. 생각이 고립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Q. 한동우 작가님께서는 다음웹툰에서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네이버웹툰에서 <테러맨>과 <세돈권>의 스토리 작가로 작업하셨는데요. 작가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다음과 네이버에서 연재할 때의 각 감상은 어떤가요?
한동우 : 10대가 다수인 네이버와는 다르게 다음은 좀 더 독자층이 청년에 집중되어 있었죠. 처음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이하 <나의 밤>)는 일본 집영사의 <그랜드 점프>라는 잡지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애초에 그 잡지가 청년지여서 다음에서 연재를 하면 독자층이 얼추 맞겠다 싶었어요. 물론 지금은 <나의 밤> 연재할 때와 웹툰 상황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댓글인 것 같아요. 네이버에서 악플들은 좀 더 감정에 치우쳐진 악플들이 많아서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반면 다음에서 <나의 밤>을 연재할 때는 지각과 휴재가 굉장히 잦아서-이 점은 지금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독자층이 성인들이다 보니까 제가 왜 쓰레기인지 논리정연하게 장문으로 쓴 글들이 많았어요. 저는 어떤 댓글이든 전부 읽는 편인데 그땐 좀 가슴 부여잡으면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Q. 스토리 작가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동우 : 장점은 원하는 스토리를 쓸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그 원하는 스토리를 뽑기까지 실력을 키우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는 겁니다.
Q. 웹소설이나 출판 문학 등에 도전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동우 : 많이 있습니다. 기획한 것도 많이 있구요. 기회가 된다면 스토리가 필요한 많은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Q. 캐릭터들이 아주 잘생겼는데요ㅎㅎ 보통 한 화 작업하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 정도인가요?
이도희 : 펜선은 하루에 6~8시간 정도씩 4~5일 잡고 하고 있습니다. 빨리 하면 이틀 정도. 그런데 빠르게 그리면 항상 맘에 들지 않게 나와서 일부러 시간을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얼굴을 잘생기게 그리는 게 시간이 제일 많이 걸려요… 그래서 잘생긴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화는 마감이 힘듭니다.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 덕분에 저도 더 좋은 작화를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Q. 작화가 힘들어서 한동우 작가님이 원망스러우셨던 장면이 있다면?
이도희 : 우선은 잘생긴 캐릭터 많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힘들구요, 또 하나는 콘티 늦게 줬는데 생소한 공간배경이나 사람 많이 나오는 장면 정도입니다. 최근엔 88화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완급조절을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라 제 편의를 많이 봐주셔서 어지간하면 원망 같은 감정은 들지 않아요. 그래도 콘티는 제때 “그림으로” 주셨음 좋겠어요.
Q. 이도희 작가님 SNS를 보니 음식 사진이 자주 보이더라구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이도희 : 음식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제일 좋아하는 걸 고르는 게 어렵네요. 싫어하는 걸 고르는 게 더 빠를 듯… 육류, 디저트를 좋아합니다.
<세상은 돈과 권력> 비하인드 스토리
Q. 웹툰 초반에 “세상은 돈과 권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제목만 보면 자칫 세상은 돈과 권력이 전부라는 뜻처럼 느껴지는데요.
한동우 : 아....이건 좀 비하인드가 있는데 원래 제목은 ‘학교의 법칙’이었어요. 초반 대사에서도 보면 종종 법칙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컷들이 있는데 윤인완 책임프로듀서님께서 ‘세상은 돈과 권력’으로 가자고 하셔서 연재 전에는 이와 관련해서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결국 제가 수긍하고 저대로 가기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슈도 있고 무엇보다 제목을 줄여서 불렀을 때 ‘세돈권’으로 편하게 부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요즘은 그냥 수긍하고 있어요.
이도희 : 수긍하기 전에 저희끼리 ‘학교의 법칙 투쟁본부’라는 톡방도 있었어요. 전 처음에 세상은 돈과 권력 듣고 너무 충격 먹어서 몇 달간 제목만 들으면 주저 앉았던 기억이 있네요. 근데 부모님께 말하니 학교의 법칙보다 ‘세돈권‘이 낫다고 하셔서 저도 결국 납득 했습니다.
Q. 잠깐이지만 1-2화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카케구루이’를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으셨습니다. 많은 독자분들이 설명을 기다리셨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한동우 :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왜 아무런 해명이 없냐고 문의 주신 건 저도 인지하고 있습니다만, 해명을 통하기보단 작품을 통해 표절이 아닌 것을 보여드리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뭐가 어찌 되었든 저 때문에 고생하신 와이랩과 네이버, 그리고 도희 작가님께는 지금도 한없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이도희 : 저한테 많이 죄송해하셔서 저도 동우 작가님의 그런 부분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Q. 이 질문이 빠질 수 없겠죠. <세돈권>의 기획의도는?
한동우 : 저는 사실 작품을 기획할 때 큰 의도를 가지고 시작하진 않아요. 이번 작품도 원래는 일제시대 도박물이었지만 시대적 배경이 적절치 않아 급하게 바꾼 거였구요. 도박물도 예전에 단편으로 짰던 도박물이 있어서 뭔가 제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윤인완 선생님이 추천주셨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지만요. 개인적으로 저는 돈이라는 것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 생각해왔던 편이라 그런 점들을 많이 녹여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Q. 학교에서의 도박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동우 : 도박물이 웹툰에 그렇게 많지 않아서 한번 해보면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거기에 네이버에 연재하면 10대가 많을 테니 배경을 학원물로 해보자고 하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도희 : 도박이 주제인 것은 초기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지만, 초기 콘티엔 권현민이라는 캐릭터가 여자애였어요. 그 버전의 콘티를 읽고 하이틴 로맨스가 나올 줄 알고 그려보고 싶었던 건데 중간에 바뀌어서 약간 사기당한 느낌은 있습니다…
Q. 도박 문화와 관련한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시나요?
한동우 : 달팽이 레이스 할 때는 주변 지인의 소개를 받아서 초대코드를 받아 온라인 도박하는 사이트에 가입도 했었어요. 지인이 자기가 초대한 사람이 돈을 안 쓰면 자기도 의심받아 아이디 차단되니까 저도 돈 넣고 도박하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다행히도 도박이 취향에 안 맞아서 디자인 기획에 참고만 했구요.
카지노 홀덤은 평소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리저리 알아보던 차에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섰다는 제가 룰을 아예 몰라서 자기 전이든 밥 먹을 때든 항상 섰다 게임을 하거나 만화 영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분위기를 익혔습니다. 그 외에는 책이나 자료들을 찾아보거나 주변 지인을 통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도희 : 전 전혀 관심 없어서 거의 다 동우 작가님이 자료로 보내주십니다. 매회 새로운 세상을 경험 중이예요.
▲달팽이 레이스
Q. 다양한 게임들은 원래 있는 게임들인가요? 에피소드를 위해 새롭게 기획하신 게임이 있으신지요?
한동우 : 도둑포커는 새로 기획한 게임이에요. 당시 이게 밸런스가 맞는지 확인해 보려고 와이랩 내부에서도 직원분들이 테스터로 참여해주셨습니다. 그 외의 게임들은 대부분 기존에 있던 게임들을 어레인지해서 기획했습니다. 처음부터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면 독자들이 웹툰 특성상 룰을 숙지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다만 이후 에피소드에서 쓸 새로운 게임을 하나 기획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의 결과를 예측한 독자가 있었나요?
한동우 : 아~ 있었던 것 같아요. 섰다는 몇몇 분들이 맞추시기도 했었는데 사실 결과도 결과지만 저는 도박하는 과정 자체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과를 예측하시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주인공이 너무 잘생겼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어떤 식으로 기획하셨나요?
한동우 : 도박물을 기획할 때 가장 큰 고민이 과연 도박물로 여성 독자들을 어필할 수 있을지였어요. 저는 모두가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도박물이라도 비주얼 연출에 신경 쓴다면 여성 독자층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도희 작가님께도 이 만화는 잘생김을 전투력 수치로 잡자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요즘은 도희 작가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좀 더 고등학생같이 안 생긴 노안 고딩들이 비범하게 싸우는 장면을 바라고는 있습니다.
이도희 : 단건우는 실제 배우 몇몇 이미지를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오태경은 보자마자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단건우는 너무 어려웠어요. 한동우 작가님께서 “오태경과 단건우가 같이 있을 때 그림이 되게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하셔서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두 캐릭터는 외형의 조합도 합이 맞게 디자인했습니다. 동우 작가님께서 원하시는 외형이 있을 시에는 따로 부탁하실 때도 있습니다.
Q. 남캐 잘 그리는 팁이 있다면 공유부탁드려요!
이도희 : 꽤 잔인한 방법이지만 제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인데요, 예쁘고 잘생긴 그림을 여럿 모아 자기 그림 바로 옆에 띄우고 그려보는 게 좋아요. 저는 사실 다른 직업일 때도 주로 우악스러운 몬스터나 굵직한 남성 캐릭터들을 많이 작업했기 때문에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쪽에 좀 취약한 편인데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저런 방식으로 많이 연습해보고 있습니다.
Q. 주인공 얼굴만 보면 주변 사람들 마음이 약해질 만도 한데 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건우는 작품상 존잘남인가요 아니면 평범한 얼굴인가요?
한동우 : 작품상 존잘남입니다. 작품에서 잘생긴 애들은 그 세계관에서도 같은 취급을 받고 있어요. 참고로 정태훈은 주변에서도 삭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이도희 : 작중에서도 여러 번 잘생겼다고 언급이 나오기도 하고 저도 가급적 미형으로 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 정도 잘생겼으면 학교에서도 많이들 편들어줄 것 같은데 전개상 어쩔 수 없나 봐요.
Q. 박영록, 지서재 등, 캐릭터들 이름이 특이해요. 캐릭터들의 작명은 어떻게 하셨나요?
한동우 : 박영록은 와이랩 번역사업부에 있는 직원분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지서재는 흔히들 ‘지사제’에서 따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진 않구요. 그 당시엔 지서재를 여자로 기획했는데 초반엔 남자라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 중성적인 이름을 생각하던 중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지서재라고 부르는 걸 보고 지서재로 지었습니다. 지서재가 화장실 자주 가는 설정 때문에 ‘지사제’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설정은 놀랍게도 우연입니다...! 그 외에 캐릭터 이름을 짤 때는 ‘성’과 ‘이름’을 분리해서 ‘성’이 특이하면 ‘이름’을 평범하게 짓고 아니면 그 반대로 짜고 있습니다. 작중에 ‘태’자 돌림이 많은데 중요한 인물일수록 강한 발음의 글자를 하나씩 넣어서 이름을 잊어먹지 않도록 기획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Q. 웹툰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드로잉 팁이 있다면?
한동우 : 강의하면서 4년동안 꾸준히 하는 말이 있는데 만화책 많이 보세요..만화책 많이 보세요..제발 만화책 많이 보세요..
이도희 : 많이 그리기보다는 많이 관찰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런 관찰력을 토대로 그림도 그렇고 글을 쓰실 때도 입체적인 표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도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 토크
Q. <세상은 돈과 권력>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동우 :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게 확실할 것 같네요!
이도희 : 건전하게 학교 다녀주세요…
Q. 웹툰 연재 중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한동우 : 마감하고 술 마실때요..매주 뿌듯합니다.
이도희 : 가족들이 좋아하시는 거죠 아무래도.
Q. 이런 댓글이 가장 기분이 좋다!
한동우 : 예전에 몇 년 동안 제 작품에 악플 달던 분이 있었는데 진짜 작정하고 어떻게든 좋게 바꾸어 보겠다고 노력하니까 그분이 ‘작품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아요’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결국 작가는 작품으로 책임지는 게 맞구나 싶었습니다.
이도희 : 눈 아파서 댓글 거의 안 봅니다.ㅠㅠ 마감 끝나면 눈이 너무 시려서 마감 외적으로는 눈이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몇 부작 완결 계획인가요?
한동우 : 비밀입니다!
이도희 : 빨리 끝내줬음 좋겠네요… 너무 쉬고 싶다.
Q. 끝으로 독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동우 : 더 노력해서 재미있는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저희 작품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도희 : 재밌게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