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27-10] AJS 작가 인터뷰

임하빈 기자 | 2020-02-22 14:00

2020 웹가어워드 수상자 인터뷰

시대상

[27-10]

AJS 작가 | 네이버



근황 토크



AJS 작가님 작업실 사진

▲AJS 작가님 작업실 사진. 곳곳에서 고양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Q.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화가 AJS입니다.



Q. 제1회 웹툰가이드 어워드에서 시대상을 수상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 수상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정말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 처음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고 기뻤습니다. 상 이름이 무겁다 보니, 정말 받아도 되는 걸까 싶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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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필명 AJS는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워낙 예전에 지어 원래 뜻은 희미해진 필명입니다. 요즘엔 그때그때 적당한 뜻을 붙이고 있어요. 요즘은 안A정J성S을 밀고 있습니다. 



Q. 열 두명의 작가가 모여 非로맨스 여성 서사 작품을 역은 *앤솔로지(Anthology) 프로젝트에 참여하셨죠(앤솔로지 <여명기>).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되셨나요?

자세한 내용을 <여명기>와 함께 엮은 책 <총명기>에도 적었는데,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작가분들의 앤솔로지를 읽고, 시리즈로 계속 내달라고 했는데, 제가 총대를 메면 그리겠다고 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승낙했죠. 저도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요. 그땐 참가자가 저 포함 네 명이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규모가 커졌네요.

*앤솔로지(Anthology) : (시)선집, 문집. (출처 : 네이버 사전)


Q.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텀블벅 펀딩 중인 창작만화 앤솔로지 <여명기>를 준비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규모가 커졌어요. 그러다 보니 멤버들도 더 퀄리티 높은 책을 만들고 싶어서 종이며, 옵션이며, 문장 하나하나까지 까다롭게 따지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덕분에 관련 업체 미팅을 엄청 다니는 중이에요. 책 제작과 관련해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매 순간 일의 규모에 놀라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계속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어서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여명기女命記>라는 제목이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번에 제목이 결정되었나요?

멤버 전원과 이 제목 저 제목을 놓고 엄청 얘기했어요. 원래 다른 제목을 생각했는데, 동명의 페미니즘 동호회가 있어 엎어지고 최종적으로 <여명기>가 됐습니다.



Q. <여명기> 펀딩이 3,000% 달성률로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성공적일 줄 예상하셨나요?

텀블벅이 처음이라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을 못 잡았어요. ‘설마 달성은 하겠지...’하고 막연히 생각하긴 했는데 사실 아직도 실감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펀딩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도움 주신 분들, 멤버분들께 모두 모두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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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솔로지 <여명기> 텀블벅 3,000% 달성 축전 (/사진=작가님 트위터)



Q. 최근 즐겁게 보고 계신 웹툰이나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이미 다들 보셨을 것 같지만, 요즘 정세랑 작가님을 가장 사랑하고 있습니다. 동시대 현실을 담으면서도, 희망을 말하는 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상통한다고 느껴요. <웨딩드레스 44>로 처음 접한 뒤로 쭉 팬입니다.



Q. 오페라와 인디고는 요즘 잘 지내나요?

여전히 말랑하고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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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0, 상처를 과거로 만든 사례의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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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7-10>은 친족 성폭행 피해자로서의 이야기, 외에도 성 정체성, K도터 등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 내려간 웹툰이었습니다. 작품화를 결정하셨을 때 고려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겠다는 생각은 늘 했고, 언제 그리느냐만 문제였어요. 후기에도 적었지만 너무 감정적이지 않게, 주인공과 거리를 두고 그려낼 수 있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만화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기획했어요. <1. 많은 사람들이 2. 쉽게 접할 수 있고 3. 책으로 나와 도서관에 들어갈 것> 이 세 가지가 가장 주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3번은, 이 책이 필요한 어린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단행본을 고려한 페이지 형식으로 작업했습니다.



Q. 3인칭 서술 방식을 선택하신 이유도 거리 두기를 위해서였나요?

네.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고, 보는 이들이 좀 더 쉽게 이입하기 위해 3인칭으로 익명화했습니다.



Q. 연재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없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힘들지 않았어요.



Q. 반대로 연재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스스로를 위해 행동하기로 했다는 독자분들의 얘길 볼 때 가장 기쁩니다. 감사하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K도터 얘기가 나오는 에피소드입니다. 그 화 전체보단, 그 단어에 그렇게 많은 분이 공감하실지 몰랐던 터라 기억에 남습니다. K도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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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4화에 여행을 가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요. 첫 해외여행을 인도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 부분은 댓글을 보고 한번 짚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에 나오는 구체적인 이름은 신상 보호를 위해 일부 바꿨습니다. 고양이들의 이름도 가명이고, 다녀온 곳도 인도가 아니에요. 아시아의 어딘가로,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고 안전한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이 부분을 미리 고지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Q. 웹툰 전반에서 건강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잘하는 사람밖에 없지?”라는 생각에 ‘잘하는 사람만 보고 있으니까’라고 바로 부정적인 생각을 정정한다거나, 우울을 퍼내려고 노력한다거나, 여행을 결정하는 등 자신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행동이요. 이런 사고방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저에게 집중해서 생각하는 편이고, 그게 제 성장에 좋게 작용했다고 느낍니다. 의미가 잘못 전달될까 무척 조심스러운데, 이 이야기를 하는 건 제가 가진 환경, 성격이 운이 좋았던 경우라 말하고 싶어서예요. 운이 좋아서 더 나쁜 환경에 처하지 않았고, 나아질 수 있도록 날 위해 행동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괜찮아졌다고 말하고 있고요. <27-10>을 보며 왜 저 사람은 저런데 나는 극복하지 못할까, 내가 모자랐나, 잘못했나 하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제가 잘나거나, 다른 분이 뭔가 못해서가 아니니까요. 만화를 그린 것도 대단한 응원이나 이 작품으로 뭘 하겠다가 아닌, 상처를 과거로 만든 사례의 가시화에 스스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요즘은 제가 받은 것을 나눌 방법을 고민하고 행동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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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필력이 엄청나세요.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하시나요?

읽는 건 좋아하지만 쓰는 건 만화 대사랑 시놉시스밖에 없어요. 긴 글을 쓰기보단 그때그때 떠오른 사고를 적어뒀다 활용합니다. 언제 밑천이 드러날까 무서워서, 요즘엔 더 열심히 다양한 분야를 읽으려 노력 중입니다. 



Q. BL, GL,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셨습니다. 어떻게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하실 수 있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하는 얘기는 따진다면 드라마 장르고, 설정만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해서 가끔 이런 질문을 들으면 그런가? 싶어요. 이야기를 구상할 때 ‘어떤 장르를 해야겠다’보다는, ‘이런 이야길 하고 싶은데 주인공이나 시대는 어떤 게 잘 어울리지?’라는 질문에서 확장해나가는 편이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이야기를 짜다 보면 장르가 휙휙 바뀝니다.



새로운 경험과 확장



Q. <27-10>의 후속작 계획이 있으신지요?

전혀 없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모두 끝내서 더 달면 사족이 될 거예요. 그리고 싶은 다른 이야기가 많아서 그 이야기들을 어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Q. 웹툰을 읽으면서 한 권의 책을 읽었다는 느낌도 들었는데요, 혹시 에세이 출간은 계획이 없으신가요?

전 질문과 동일한데, 제 얘긴 더 할 게 없어요. 그런데 <27-10>을 그리고 나서 정말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모두 공개할 수 없어 아쉬울 정도로요. 이 경험들이 저의 세계를 새롭게 확장하고 있어요. 제 생각도 계속 변하고 있고요. 이런 새로운 경험을 또 왕창 하고 나면 그걸 한 번쯤 그려보고 싶단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한 20년 뒤에요.



Q.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독자분들 덕분에 저는 이전에 생각지 못한 일들을 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변화를 토대로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읽는 분들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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