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해된시선' 루즌아 (1/2)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7
[와해된시선]
루즌아 작가 | 레진코믹스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Q. 작가님 안녕하세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웹툰작가 루즌아입니다. 반갑습니다.
Q. 필명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A. 초등학생 때 친구랑 우리끼리 게임을 만들었다고 가정하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놀곤 했습니다.
친구가 캐릭터 설정을 짜고 그걸 토대로 제가 그림을 그렸어요. 그 때 만든 캐릭터 이름입니다.
그 친구가 왜 그런 이름을 지었는진 저도 모르겠네요.. 그냥 어감이 좋았던거겠죠?
1년 뒤에 친구에게 '루즌아 기억나냐'고 물어봤는데 완벽하게 까먹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 그 때 만든 캐릭터들을 가슴에 품다가 특이한 이름이고 마음에 들어서 닉네임으로 정하고 10년 넘게 쓰고 있습니다.
Q. 이전에 사용하신 “용병죠니”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만드신 닉네임이세요?
A. 용병죠니도 친구 관련인데요, 친구 별명이 죠니인데 어느날 자기가 웹툰에 나왔다면서 정글고등학교 캡쳐를 보내줬습니다.
그 뒤로 친구 별명은 죠니에서 용병 죠니가 되었죠.
나중에 닉네임을 정할 때 임펙트 있는 닉네임을 갖고싶어서 고민하다가 친구 별명인 용병죠니를 사용했습니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친구 별명이잖아요.
찜찜해서 루즌아로 다시 갈아탔습니다.
Q. 어릴 때 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셨나요? 부모님께서 반대하지는 않으셨나요?
A. 유치원 다니기 전부터 계속 만화를 그렸어요 특히 짱구를 엄청많이 그렸습니다. 집에 A4용지란 용지에는 모두 그림을 그려서 방이 언제나 어수선했어요. 정리가 안되어서 매번 종이를 한뭉치씩 내다 버리곤 하셨죠.
초등학생때도 별로 반대하시지는 않으셨고, 만화그리는 걸 존중해주시는 편이었어요. ‘응. 그림 그리나보다'라고 쿨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예고 만화창작과 입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밀어주셨습니다.
학원도 보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죠. 운 좋게 예고에 합격했구요. 그 뒤로 대학 때, 데뷔 직전까지 지원해주셨어요. 저도 정말 필요한 것만 부탁드렸어요. 예를 들면 ‘타블렛 좀 필요해요..’ 라든지 필수적인 것만 좀 부탁을 드렸어요. ^^;
Q. 만화가 지망생 시절에 꿈을 키우기 위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A. 대학 다닐 때부터 웹툰 작가 할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그래서 도전만화에 만화를 매주 투고해보기도 했어요. 졸업 후엔 스케치업, 클립스튜디오 강의도 듣고 계속 놀면서 지냈어요. 데뷔에 대해서 별로 초조해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제가 대입 관련 표절 건으로 인해 상처를 크게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것때문에 만화나 그림 공개에 대해 폐쇄적인 성향을 띄고 있었습니다. 많이 힘들어서 2,3년간은 계속 고통받았던 것 같아요. 트라우마가 너무 심각한 수준이었어요. 그부분은 꾸준히 심리치료를 받아서 극복하려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나중에 졸업 쯔음엔 결국 생각을 고쳐먹고 ' 내 만화를 이곳 저곳에 알리자!'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그럼 표절을 당해도 내것이라는게 증명되니깐요. 숨기지 말고 공개하자, 긍정적으로 변화한거죠. 그때부터 DC카연갤에 미친듯이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에 숨겨놨던 만화와 그림들도 하나둘씩 공개하기 시작했구요. 그 뒤론 다 잘 풀린 것 같아요.
Q. 휴재 만화에서 보긴 했지만, 데뷔하게 된 과정을 조금 상세히 가르쳐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A. 저 뒤로는 만화를 올릴때도 과감하게, '연재 목적 만화'가 아닌 '내가 하고싶은 만화'를 그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카연갤에선 완성되지 않은 콘티 형식의 만화를 올려도 재미있다고 즉각즉각 반응이 와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체연령가의, 대중성을 노린 만화보다는 자극적이고 과감한 내용의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했고요. 연재 자체를 신경 안쓰고 그리니 소재가 차고 넘치더라고요. 데뷔를 신경쓰지 않고 재가 재밌어 하는 만화를 계속 올리니 소잿거리가 정말 많았습니다. 끊임없이 소재가 나오고 끊임없이 그렸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매일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반신반의로 레진코믹스에 카연갤에 올린 제 작품을 zip으로 압축해서 투고했습니다.
그랬더니 PD님께서 전화를 주셨더라구요~ (올레!!) 너무 저퀄리티 콘티라 사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재미 자체를 봐주신 것 같아요. 그 때부터 10개월을 준비기간을 가지고 결국 작년 10월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
Q. 레진과 데뷔를 계약하고 10개월동안 준비하셨는데, 어떤 준비과정을 거치셨어요?
A. 학원을 다니거나 스킬을 새로 배운 건 없었어요. 만화의 이미지 컨셉을 명확하게 맞추고 연재주기에 제 생활을 맞출려고 연습했습니다.
그림을 콘티 형태로만 그리다가 다시 본격적으로 그릴려고 하니 컬러와 배경이 들어간 와해된 시선을 만드는 데 헤맸어요.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스케치업으로 배경을 만들고 컬러를 정하고 입히는 데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또 제가 집중력이 약해서 장시간 앉아 그림 그리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딴짓도 자주 했습니다. 한시간 그리고 누워있고 한시간 그리고 누워있고.. 집중이 안되면 다음팟으로 그림방송을 하거나 행아웃으로 그림공유를 하면서 준비했어요.
그렇게 준비하면서 여러 작가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느긋하게 준비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연재 준비하면서 놀건 다 놀아봤습니다.
Q. 위에 2014년 겨울 만화그리는 것에 대한 포텐이 터졌다고 하셨는데 어떤 상태셨나요? ^^
A.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소잿거리가 정말 많이나왔어요. 아이디어를 놓치기 싫어서 언제나 메모하고 곧바로 만화를 그렸어요.
사소한 생각이나 아이디어도 전부 만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제가 장편보다 단편쪽에 특화되어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만약에 정식 연재를 하게 되면 옴니버스 식으로 3편, 10편으로 끝나는 단편들을 매주 연재할 생각이었습니다.
또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싶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제가 스터디 카페를 만들어 매일 나왔어요.
스터디 활동이 안정적으로 만화그리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네? 스터디 카페요? 오...직접 만드셨다구요?)
그림 관련 준비하시는 분들 평일 낮에 모여서 같이 이야기하고 자기 그림 그리는 그런 모임이었어요. 만화 그리면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적어서 소재 쌓기가 힘든데 스터디를 함께 하니 그 점에서 정말 좋았어요.
Q. 데뷔전과 데뷔후를 비교하시거나 비유하시자면 어떤 느낌이신지요?
A. 제가 사람 만나는걸 많이 좋아하는데 밖에 못나가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연재 이후로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난지 두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헉...그러시면 안됩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가 힘든 것 같아요. 카페에서 놀거나, 놀이공원 같은데도 가고 싶고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건강이 너무 안좋아 지는 것 같아요. 걱정이 많습니다.
Q. 집에서는 이제 어떤 반응이세요? 좋아하시나요?
A. 엄청 좋아하셨어요.
사실 작가되었다는 것도 좋아하시만, 이 힘든 취업난에 취업도 하고 돈도 벌었다는 부분에서 안도하신 것 같아요.
말씀은 안하셨지만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틈만 나면 제 자랑을 많이 하세요. 가끔 쑥쓰러워요.
작품에 대하여 - 와해된시선
Q.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이것이 실화인가"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작가님께서는 휴재 공지 그림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완결 후기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
A. 이건 엔딩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나중에 같이 공유드릴게요!
와해된시선 휴재공지
Q. 여성으로서 전통적인 남아선호사상에 의한 불이익이나 희생을 당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저희 집은 저랑 동생이 성별이 같아서, 성차별을 직접적으로 느껴보진 않았습니다만, 주위 사람들중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별하는 가정들이 많더라고요. 만화보다 더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깝습니다. 정말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요.
만화로 표현했을 때 어떤 분들은 너무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 하실 수 있겠지만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실제로 많이 일어난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단지>라든지 <숨비소리>와 같은 작품들도 여성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혹시 보신 적 있으신지요?
A. 아직 안봤습니다.
사실 제 작품과 소재가 겹치는 것은 안보려고 노력합니다. 작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어요.
작품이 완결나면 차근차근 볼 예정입니다.
Q. 작품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다운’이가 방을 노란색으로 칠하고, 특이한 그림을 그리는 곳입니다.
<와해된 시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데요.. 이 이미지를 어떻게 그리셨나요? 사실을 기반으로 참조하신 건가요?
A. 전문 서적이나 강의, 제가 가진 지식을 동원해서 그렸습니다.
조현병 환자들이 노란색을 선호한다던지, 눈을 특히 강조해서 그린다던지, 뒤틀린 인물상을 그린다던지 하는 특징을 기반으로 그렸습니다.
감수 까지는 못했는데 최대한 실례과 비슷하게 그릴려고 노력했습니다. 최근에 전문가분을 섭외해서 함께 감수를 할까 고민 중입니다.
Q. 조현증에 대한 미술을 이용한 심리분석, 진단은 전문적인 영역의 내용입니다. 어떻게 알게되셨고 자료는 어떻게 모으셨어요?
A. 대학 들어가고 부터 심리치료 부분에 흥미가 많아서 그쪽 관련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실제로도 심리치료를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배운 내용들, 책, 강의 자료들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Q. 유튜브에 레진코믹스에서 만든 와해된 시선 동영상이 있더군요. 보셨나요?
밑에 루즌아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띠용!! 이라고 적어놨는데 작가님이신지요? ^^
A. 네 저 맞아요. 영상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와해된 시선 웹드라마도 만들고 있던데 아시는지요? 작가님과 상의하에 진행되는 프로젝트 맞으신거죠?
A. 아! 어떻게 이걸 찾으셨어요?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신기하네요 ㅋㅋ
영상프로모션이고 정식 웹드라마는 아닙니다. 웹드라마박스-레진-저 이렇게 실험적인 영상을 기획중입니다.
15-20분정도의 단편 영상들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구요. 3-5화정도 나올 것 같습니다. 와해된 시선이 첫 스타트를 끊었어요.
시나리오를 원작자인 저에게 최대한 맞춰서 진행해주고 계십니다.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인터뷰 - 강태진 ( tj.kang@webtoonguide.com )
정리 - 조우루 ( uru.cho@webtoonguid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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