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과학도들' 김보통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92
[전설의 과학도들]
김보통 작가 | 레진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번에 레진에서 연재한 ‘전설의 과학도들’ 설명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전설의 과학도들’은 우리나라 과학인재들이 모인 대학교 카이스트에 있는 오컬트부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Q. 오컬트부 부원들은 점괘와 천동설을 믿는 엉뚱한 캐릭터들인데요, 왜 이런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삼으셨나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장 비이성적이며 비과학적인 인간들이 사고를 친다면?하는 발상이 재미있어서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저 똑똑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면 별달리 벌어질 사건이 없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Q. 이 만화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브랜드 웹툰입니다. 처음 오컬트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재단 측의 반응은 어땠나요?
많은 기관들과 일해왔지만 이사장님만큼 ‘마음대로 하십쇼’라고 쿨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간섭받는 일 없이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Q. 작가님은 오컬트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과학을 믿는 사람이라, 어디까지나 작가로서의 흥미만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지구 안이 비어있을지 모른다’거나, ‘우주인이 정치인들을 조종하고 있다거나’하는 상상은 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합니다.
Q. 작가님 문과신데 공대 지식이 잔뜩 나오는 만화를 작업하시기 어렵진 않으셨나요?
재단 측에서 많은 협조를 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모르는 부분은 또 공부를 하면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 보는 독자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잘 검증하지 않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Q. ‘전설의 과학도들’ 첫 화에 카이스트에 있는 3가지 전설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몇십 년째 캠퍼스를 배회하는 정체불명의 대학원생 전설, 두 번째는 교수진 중 외계인이 있다는 설, 세 번째는 카이스트에 오컬트부가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이런 전설이 존재하나요? 아니면 작품의 재미를 위해 추가한 설정일까요?
사실 다 지어낸 것입니다. 제 주변에 카이스트 출신이 없어 물어볼 방법도 없었고요. 하지만 왠지 카이스트라면 이런 괴담쯤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지어냈습니다. 혹시 있다면, 흥미진진하군요.
Q. 캐릭터 이름이 단순하고 특이합니다. 캐릭터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나요?(박대리, 서정기, 지덕체) 왜 최승민만 평범한 이름인지도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름을 재미있게 짓다가 흥미가 떨어져 대충 지었습니다.
Q. 정기와 함께 다니는 유령 ‘뽀삐’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수호령입니다. 분량이 너무 짧아 제대로 설명을 못했는데 계속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 휴보의 성격은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정신연령이 몇 세인지 궁금해집니다.
다들 진지하기만 한 인물들이라 뭔가 재미있는 캐릭터가 필요했는데, 사실 인공지능 로봇이야말로 재미없음의 정점인 캐릭터라 그 부분을 뒤틀어 휴보가 가장 괴팍한 성격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라면 인간을 깔봤을 것 같았고요.
Q. 지덕체는 끝까지 ‘노벨상을 노리며 5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AI 활용 로봇 제작 스타트업 동아리’의 정체를 모르는 건가요?
모릅니다. 지능은 높지만 약간 소시오패스라 자기 관심사에만 몰두하는 타입의 인간이거든요.
Q. 웹툰을 만드시면서 대전에 관한 여러 조사를 하셨을 텐데요, 대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가장 놀란 것은 꿈돌이동산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지를 기초과학연구원이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 싶었습니다.
Q. 사실 저는 대전하면 과학의 도시도 도시지만 꿈돌이가 먼저 생각납니다. 작가님은 대전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저도 꿈돌이입니다. 저는 꿈돌이 랜드 없어져서 정말 충격 먹었습니다.
Q. 브랜드웹툰을 만들 때는 작가님 본인의 웹툰을 만들 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당연한 얘기지만, 누구를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지향이 다릅니다. 제 연재는 오로지 저의 만족을 위해 그립니다. 독자를 위해 그리기도 하지만, 솔직히는 제가 최우선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웹툰은 최종의사결정권자를 만족시키 는게 중요합니다. 이때 역시도 독자는 최우선이 아닙니다. 슬프지만 세상이 그렇습니다.
Q. 이런저런 단행본 작업도 꾸준히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조만간 웹툰 연재 계획은 없으신가요?
지금 연재를 두 개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 쉬어서 두 배로 바쁘게 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