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별이삼샵> 혀노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4-18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99

[별이삼샵]

혀노 작가 | 네이버



“여러분의 2000년대는 어떠셨나요?”

<죽음에 관하여>, <남과여>등 독자들에게 많은 여운을 남기며

인생 웹툰을 만드신 혀노’ 작가님,

이번 신작 <별이삼샵>에서는 2000년대의 감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추억 속 이야기가 가득한 <별이삼샵>과 작가 혀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혀노 작가님 사진(최종).png


알아보다


Q. 안녕하세요 혀노 작가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네이버에서 <죽음에 관하여>, <남과 여>등을 연재했고, 현재는 일요웹툰 <별이삼샵>을 연재중인 혀노라고 합니다.

Q. 필명 ‘혀노’는 작가님 본명 뜻 이외에 또 다른 뜻이 있을까요?
A. 아무 뜻도 없습니다. 그냥 이름 소리나는 대로 읽은 거예요 ㅎㅎ

Q. 평균 작업 시간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죽음에 관하여> 때는 보통 2~3일, <남과 여> 때는 3~4일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5~6일이 소요되네요.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Q. ‘믿고 보는 작가’, 이번 신작도 많은 독자분들이 기대를 한 작품이죠. 신작을 내시기 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 보내고, 차기작 준비도 1~2년 정도 한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차기작을 정말 열심히 준비하진 못한 거 같아서 후회 중이에요. 하도 오래 쉬다 보니 내가 웹툰 작가가 맞나 싶기도 했고요. 원래 본능 따라서 살아가는 타입이었는데 잡생각이 많은 몇 년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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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별이삼샵> 中 '설효림'

인간 ‘현호’와 작가 ‘혀노’


Q. 웹툰 작가를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 &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A. 출판만화를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첫 단행본 나왔을 때 참 뿌듯했던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오래됐지만 몇 년 전 대구에서 팬 싸인회를 했을 때도 기억이 나구요. 댓글도 기쁘지만 팬분들을 실제로 만날 때가 제일 뿌듯한 것 같아요. 
연재가 끝나고 차기작을 준비하는 동안은 항상 힘든 것 같아요. 막막하고 두렵고.. <별이삼샵>을 연재할 수 있게 돼서 정말 안심했어요.

Q. 작가님의 슬럼프 극복 방법은?
A. 글쎄요 매번 바뀌는 것 같은데 요즘은 게임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을 때까지 현실도피 하는 거?
잘 안 나오던 것들도 궁지에 몰리면 잘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기 보다는 극복 안하면 큰일나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가끔은 좋은 것 같아요.

Q. ‘죽음에 관하여’는 영혼의 파트너 ‘시니’님께서 글을, 혀노님께선 그림을 그리셨는데 ‘함께 작업 vs 혼자 작업’ 중 더 선호하는 작업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시니와도 자주 얘기하는 소재예요. 둘이 할 때는 혼자가, 혼자 할 때는 둘이 좋아 보이더라구요.
함께 작업할 때는 각자의 파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어떨 때는 더 나은 장면을 위해 토론도 가능하구요) 혼자 할 때는 온전히 제 뜻대로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저것들이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해서 선호하는 작업 방식은 매번 바뀌는 것 같아요.

Q. 개인 SNS를 보면 인싸력(?)이 넘치시는 거 같아요. 반대로 작품의 대부분은 진지한 성격이 많이 보입니다. 어떤 모습이 실제 작가님의 성격인가요?
A. 사람들과 술자리 가지며 노는게 제 인생의 낙이에요. 진지하게 네이버 웹툰 작가 중에 노는 거 좋아하는 사람 세 손가락 안에 들 거 같아요. 평생 지금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즐겁게 지낼 수만 있다면 큰 돈이나 명예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제 데뷔작이 <죽음에 관하여>라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지만, 실제 성격에 진지한 모습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가끔 진지 해지더라도 10분을 못 넘기구요.
지금 그리는 <별이삼샵>도 최대한 가볍게 가려고 애쓰는 중인데,  이상하게 시나리오만 짜면 자꾸 진지해지려고 해서 엄청 스트레스네요. 

Q. 웹툰 작업을 하지 않으실 때는 대부분 무엇을 하시나요?
A. 친구들 만나거나 게임을 하고 지냅니다. 요즘은 게임에 올인이에요.

Q. ‘죽음에 관하여’, ‘네가 없는 세상’, ‘남과여’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드셨는데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혹은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A.  <죽음에 관하여>의 ‘신’과 <남과 여>의 ‘성옥이’, 그리고 지금은 ‘설효림’입니다.
‘신’은 팬분들에게 싸인을 해 드릴때마다 제일 요청이 많은 캐릭터라 자동으로 애착이 생겼고
‘성옥이’는 그 당시의 제 상상 속 이상형이어서 애착을 많이 가지고 그렸었죠.
‘효림이’는 언젠가 꼭 그려보고 싶었던 한 성깔 하는 캐릭터여서 열심히는 그리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게 느껴지네요 ㅠㅠ
제일 애착 가는 작품은 계속 바뀌는데, 지금은 <남과 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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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삼샵'


Q. ‘별이삼샵’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뜻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23#'은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전화를 걸 때 사용하던 방법인데, 지금도 된다고는 하더라구요?
제가 고등학생이었던 2006년~2008년에 꽤나 많이 사용했던걸로 기억해요. 보통 헤어진 애인에게 미련이 남아 목소리라도 듣고 싶을 때 남녀를 불문하고 많이 썼었죠. 지금은 잘 안 쓰는 그때의 향수가 묻어 있는 소재이기도 한 것 같아서 쓰기로 했어요. 그 전에 제목으로 구상했던 것들이 다 별로이기도 했고요.

Q. ‘별이삼샵’은 특히 2030세대 독자들에게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최근 레트로가 유행하며 더 흥하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작품 소재는 어떻게 얻으셨나요?
A. 참신한 소재로 스토리 짜는 것에는 자신이 없어서 거의 대부분 경험담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일들 위주로 구상을 하는 편인데, 이번 <별이삼샵>은 '내가 웹툰 작가가 되지 못했다면 어떤 삶을 살고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Q. 작품을 보면 마치 ‘응답하라 2006’이 웹툰 버전으로 나온 느낌입니다. 처음 기획의도는 무엇인가요?
A. 친구들을 만나서 술 한잔 하다 보면 항상 학생 때 이야기가 나오는데, 같은 얘기를 여러 번 해도 매번 재밌더라구요. 그런 썰 같은 만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작품을 보는 독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공감’이라는 키워드입니다. 예상하신 반응과 같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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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네. 제일 신경 쓰는 부분도 그 부분이라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혀노 작가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마냥 노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Q. 주인공 ‘수원’은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 그 외 특정 지역이 배경으로 실리는 건 기분 탓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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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만화에 등장하는 지역들은 다 제가 자라고, 놀았던 동네들이 모티브예요. 지명들도 살짝만 바꿔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원이가 다니는 용인 상지고도 제가 나온 용인 성지고에서 따온 이름이구요.

Q. 작품 속에 당시 스타일, 문화 등 디테일한 묘사들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작업 시 어떤 것을 보며 도움을 받으시나요?
A. 구글이 없었다면 아마 이번 만화도 없었을 거예요. 과거 제가 찍었던 사진들도 다행히 남아 있어서 참고하고 있어요. 그 당시 물품이나 패션들이 제 만화의 무기이기도 하지만 작업할 때는 너무 귀찮아서 죽겠어요.

Q.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2000년대 ‘Best 3’는 무엇인가요?
A. 싸이월드, 문자메시지, 감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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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


Q. 팬들의 선물 인증, 피드백 반영 등 팬분들과 소통을 잘 하시는 편 같습니다. 주로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시나요?
A. 예전에는 주로 팬카페에서 활발하게 소통 했었는데, 요즘은 딱히 하진 못했어요.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앞으로도 시간만 있다면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Q. 독자들의 댓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A. 하나만 고르지는 못하겠지만 <남과 여> 때 거의 모든 베스트 댓글들이 다 좋았어요. ‘표현력 좋으신 분들이 참 많구나, 부럽다..’라고 생각 했었거든요.

Q. 아주 많은 독자들이 주 1회 연재를 아쉬워 하는데 주 2회를 연재 하실 생각은 없으신 가요?
A. 40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뜰 기세로 한다면 가능할 것 같아요.

Q. ‘별이삼샵’ 완결 후 차기작 혹은 이외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아직은 차기작 계획이 없어요. 시니랑 함께 할 수도 있고 혼자 할 수도 있겠죠. 일단 장르는 좀 현실에서 벗어난 액션판타지를 해보고 싶네요.

Q.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 예전에는 꽤 굵직한 만화가로 남고 싶었지만 계속 꿈이 바뀌더라구요. 요즘은 뭐가 됐든 하고싶은 일 후회없이 다 해본 사람이 되고싶어요.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 )
A. 항상 응원해주시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뻔한 말이 아니라 정말 감사해요.
웹툰 작가 생활이 길어질수록 독자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네요. 저도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계속 봐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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