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웅이는 배고파> 박웅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6-13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06

[웅이는 배고파]

박웅 작가 | 네이버



"작가님, 작품만 보면 배가고파져요..."

유쾌한 일상에서 보여주는 에피소드와 실제 음식 사진까지
'배고픈 웅이의 먹부림 이야기'
먹툰 <웅이는 배고파>의 박웅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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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박웅 작가님. 독자분들께 소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웅이는 배고파>를 연재하고 있는 박웅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Q. 작가님께선 필명을 사용하시나요?
A. 네! 어릴 적 목소리 때문에 별명이 '웅웅'이였는데 부르기 쉽게 '박웅웅'에서 '박웅'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항상 포켓몬스터 웅이에게 밀리기도 하고 이름만 듣고 남자로 오해 받는 일이 많아서 연재 초반에는 조금 아차 싶었던 적이 있지만, 요즘은 주변에서 본명보다 필명으로 많이 불러 주셔서 원래 이름 같고 저랑 잘 어울린다는 말도 많이 들어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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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배고파> 단행본

Q. <웅이는 배고파>가 재작년 단행본으로 출간 되었죠, 단행본 출간이 확정되고 난 후 소감이 어떠셨나요?
A. 책이 안 팔려요...... 미공개 특별편들과 귀여운 색칠공부가 들어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희희...

Q.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렸을 때부터 TV덕후였는데 그 중 만화 채널을 제일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또 그리니까 칭찬도 많이 받아서 그림 그리는게 자연스럽게 좋아진 것 같아요! 그러던 와중 중고등학생땐 친구들이나 선생님 얼굴을 사실적이고 웃기게 그려서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고등학교때 수학 선생님이 웹툰 그리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 한마디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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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배고파> 박웅 작가님

작가님

Q. 원래 음식과 요리를 좋아 하셨나 봐요?
A. 아버지께서 요리를 정말 잘 하세요! 그래서 굳이 외식을 하지 않고도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랐는데요. 이런 가정 환경 탓에 먹는 걸 좋아하게 되고 또 그때부터 입이 트였다랄까요??ㅎㅎ 먹는게 너무 행복해요... 요리도 아버지만큼 잘 하진 못하지만 워낙 먹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만화 말미에 나오는 사진들도 직접 만든 음식을 찍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연재하면서 요리 솜씨도 많이 늘게 된 것 같아요!

Q. 음식을 좋아하시기도 하지만 굉장히 맛있게 잘 드시는데요, 그럼에도 살이 안 찌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A. 살이 찌는데 노력에 비해 쉽게 빠지는 체질 입니다. 근데 노력을 잘 안 해요

Q. 지금 배고프신 가요?
A. 질문을 보자 마자 배고파졌습니다. 그래서 돈까스 시켜버렸어요.

Q. 작가님께서 못 드시는 게 없다고는 하셨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싫어 하는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번데기가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채소류도 싫어하긴 하는데 이건 소스에 말아먹으면 먹을 만 하지만 번데기는 도저히 섭취 불가능한 음식입니다. 씹으면 얇은 표피가 톡 하고 터지며 까끌까끌하고 텁텁한 알갱이들이 입 안을 막 굴러다니는데... 후 정말이지 냄새, 맛, 식감 그 어느 것 하나 정붙이지 못 하겠어요... 고단백 식품이라고 하는데 저에게 단백질은 오직 고기뿐입니다.

Q. 그렇다면 가장 최애 음식은 무엇인가요?
최애 음식은 튀김, 고기, 마요네즈 등을 좋아합니다. 고기가 든 튀김에 마요네즈 찍어 먹는게 가장 베스트라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돈까스에 마요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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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배고파> 박웅 작가님

Q. 웹툰을 시작으로 SNS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시고, 유투브에서는 먹방 콘텐츠까지 하셨는 데 너무 바빠 힘드시지는 않으신 가요?
A. 만화로는 소통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SNS나 유투브 같은 경우엔 제가 답글을 달수도 있고 얼굴을 대면하다 보니 독자분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좋더라구요! 사실 제가 성격이 좀 소심한 관종인데 은은한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ㅎㅎ 유투브는 비록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당시에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그런데 대체로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실제로 에이전시 채널에서 컨텐츠를 진행했고 유투브 팀이 촬영 준비와 편집을 담당해 주시면 저는 출연만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Q. 어머니께서 애교도 많으시고 가족분들 모두 작가님과 굉장히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평소 친구처럼 지내시나 봐요?
A. 사실 어머니 보다는 아버지가 애교가 많으세요! 어머니 앞에서 춤 추고 노래도 부르세요. 유독 어머니 앞에서만 좋은 의미에서 관종이 되시는 듯합니다. 확실히 부모님이 보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성격이라 친구처럼 장난도 많이 치는데 그 중 아버지한테 치는 장난에 리액션이 좋아 제일 재밌습니다.
이 밖에도 가족들과 있으면 투닥 거리기도 많이 하고 과한 왁자지껄함에 독립을 꿈꾸지만 역시 함께 있어야 재밌고 소재가 될 만한 일도 많이 일어나는 거 같아요!

Q. 스토리, 음식 선택 등 작업 하실 때 많은 부분에 있어 소재가 필요하실 것 같은데, 가장 도움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A. 소재를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얻을 때도 많지만 역시 혼자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저의 잡생각으로부터 소재가 많이 나오는 거 같아요.
 평소 얼토당토 않는 망상을 많이 하곤 하는데 예를 들면, 내가 만약 미국 하이틴 영화 속 여자 주인공이 된다면 급식실에서 피자나 치킨만 골라 먹다 쫓겨나지 않았을까? 이런 망상이요! 만화 아이디어의 70%는 저의 망상, 15%가족들 나머지 15%는 친구들에게서 나옵니다.

Q.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일상툰을 그리시는 작가님께서 평소 보는 웹툰은 어떤 장르인가요?
A. 사실 웹툰 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옛날에는 감정 소모가 큰 가슴 절절한 로맨스 물이나 심오하고 진지한 장르를 많이 봤는데 요즘은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겪지 않는 코미디나 잔잔한 가족 시트콤 류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주인공이 힘들면 보는 저 까지 힘들고 밥 먹고 체한 것처럼 감정을 소화 시키는게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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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이는 배고파>

Q. 음식을 소재로 작품을 만드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만화를 그리기에 앞서 어떤 장르를 그려야 할까? 생각해 봤는데 만화를 배워 본적도 없고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도통 감이 안 잡히더라구요. 해서 '나는 뭘 좋아하지?', '나는 뭘 좋아하고 잘 할까?'라고 생각하다 떠오른 게 먹는 거 였어요! 하지만 음식이나 요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었기에 그저 ‘잘 먹는 만화를 그려야 겠다.’ 라고 생각해 탄생한 게 지금의 만화입니다. <웅이는 배고파>는 음식이나 요리 만화가 아닌 먹는 만화에 더 적합한 것 같아요!

Q. 그림 체가 정말 귀엽습니다! 특히 캐릭터가 동물+사람으로 그리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웅이 라는 캐릭터를 곰의 탈을 쓴 사람으로 표현한 것은... 정말 단순하게 제가 곰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입니다. 또 곰이 잘 먹기도 하고 필명을 먼저 정했는데 마침 이름도 웅이라 곰으로 굳히기를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 캐릭터도 주로 동물로 표현한 이유는 사람이 재밌는 행동을 하는 것 보다는 둥글 둥글한 동물 캐릭터들이 과격하고 웃긴 행동을 하면 더 재밌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에요.

Q. 각 캐릭터들이 실제 등장인물들과 많이 흡사 한가요?
A. 캐릭터 생김새에 대한 문제로 친구들에게 협박과 위협을 받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싱크로율 120%입니다 특히 노란 오리 친구와 갈색 개 친구는 제 그림 여권사진으로 써도 될 걸요?

Q. 매 화 스토리를 짜신 후 그에 맞는 음식을 생각하시나요? 아님 반대인가요?
A. 음식을 먼저 생각한 뒤에 그에 맞는 스토리를 마인드맵 화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때에 따라서 음식과 스토리가 동시에 떠오를 때도 있습니다. 

Q. 마지막 컷에는 작가님께서 에피소드의 내용으로 독자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줍니다. 덕분에 만화를 본 후 댓글 읽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마지막 컷을 그리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처음에는 '만화의 끝 맺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에서 독자분들께 만화 주제에 관련된 질문을 던져 봤는데 댓글을 통해 다방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더라구요! 주제에 따라 서로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고, 부먹vs찍먹 논쟁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었죠. 댓글 창이 작은 토론의 장이 되어 저뿐만 아닌 독자분들끼리도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저 또한 댓글 읽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Q. <웅이는 배고파> 음식 중 TOP5는?
A. 향신료를 중독자 수준으로 좋아해서 훠궈, 마라탕, 똠양꿍, 부먹vs찍먹 논쟁으로 독자분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던 탕수육, 제가 직접 요리했던 것 중 제일 비쥬얼도 좋고 맛있었던 나폴리탄 스파게티요!

Q. 작품을 보다 보면 너무 배가 고픕니다 ㅠㅠ 많은 독자분들도 그럴 거 같아요. 작가님께서는 독자들이 만화를 보고 어떤 반응이 나오는 것을 가장 좋아 하시나요?
A. 똑같이 배고파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제 만화를 보고 배고파서 만화에 나온 음식을 만들어 드시거나 사 드시는 것도 너무 좋은데 가끔 SNS로 ‘이번화 보고 배고파서 똑같이 만들어 먹었어요~’라고 메세지 주실 때 가장 뿌듯합니다. 아무래도 음식이 등장하는 만화이다 보니 배고파 해주시는 게 만화 의도에 가장 적합한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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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9. 인생은 홍탕 백탕(굿바이 25) 中

Q. <웅이는 배고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화는?
A. 가장 마음에 드는 화는 훠궈를 주제로 한 인생은 '홍탕백탕' 편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반반 나뉘어져 있는 훠궈 냄비가 꼭 당시 20대 중반에 위태롭게 서 있던 25살의 저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무렵 반 오십이다. 곧 꺾인다. 이런 부정적인 말도 많이 듣고 스스로 내면적으로 굉장히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 위태로운 저의 감정을 훠궈에 비유해 잘 풀어낸 것 같아요! 실제로 독자 분들께서 많은 공감도 해주시고 위로를 받았다고도 해 주셔서 가장 뿌듯하고 애정이 있는 회차에요! 음식 그림도 지금껏 그렸던 것 중 제일 마음에 듭니다! 

Q. 반대로 가장 아쉬운 화를 고르자면?
A. 가장 아쉬운 화는.. 연재 초중반 회차로 1~100화 이전까지는 상당수가 아쉬워서 하나만 뽑기가 어렵습니다. 
일상과 음식에 대한 비율이 적절치 않아 일상을 늘어 놓다가 갑자기 마지막 한 두 컷에 음식이 나온다 거나 하는 부분도 많고 대체로 일상에서 음식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작화 부분에 있어서도 최근과는 선이 많이 다른데 너무 두껍고 투박한 것이 아쉬워요! 지금은 이런 부분에 대해 에이전시와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스스로도 고치려 노력해 어느정도 보완이 되었지만 여전히 원고를 보내고 나면 항상 아쉽고 수정하고 싶어 지는 거 같아요

Q. 작품 안에 그리고 싶지만 너무 어려워서 못 그리는 음식이 있다면?
A. 그리다가 어려워서 후회한 음식들은 있습니다.
형체가 불분명한 음식들 예를 들면 핫도그는 정해진 모양이 타원형에 막대기 그 위에 케찹 이렇게 모양이 정해져 있지만 찌개나 탕류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특징을 잡기도 어렵고 그리기도 복잡한 거 같아요! 해서 연재 초반에 그렸던 탕류는 이게 김치찌개인지, 고추장 찌개인지, 즉석 떡볶이인지 말을 안 하면 분간이 안 되더라고요ㅠㅠ 해서 요즘은 찌개나 탕류가 나오는 회차에는 되도록이면 사진을 먼저 찍고 제가 찍은 사진을 참고하며 그리고 있어요.

Q. 작가님이 생각하는 최고의 음식 조합은?
A. 하.... 너무 많아서 고민되는데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야채곱창에 마요네즈 찍어 부추무침과 함께 마른 김에 싸 먹는 조합이요! 야곱+마요네즈는 환장의 짝꿍입니다. 매콤함과 고소함.. 느끼할 때쯤 사이다 한 모금 마시는 건 죽여주는 조합입니다.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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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추억

Q. 앞으로 팬들과의 만남, 기대 해도 될까요?
A. 옛날에 일러스트페어에 참여해 독자분들을 실제로 만나 뵌 적도 있고 에이전시에서 작년에 독자분들과 함께 하는 (*음주*) 신년회를 열어 주셔서 다 함께 만나 뵌 적이 있어요! 그때 기억이 너무 재밌고 좋았어서 사인회를 비롯한 독자분들과의 만남은 기회만 있다면 언제나 적극적으로 참하고 싶어요!

Q. 나에게 음식이란?
A. 저에게 음식이란 음악이나 향기처럼 '추억의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어떤 특정 음식을 먹으면 과거의 기억이 파바밧 하고 떠오르면서 그때의 상황, 감정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 가는데요. 잠시 과거로 돌아가 “아 옛날에 이거 먹을 때 이랬는데~”하며 추억을 곱씹곤 합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추억할 음식들이 많아지는 게 꿈이에요 기왕이면 행복한 추억들로요!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 )
A. <웅이는 배고파>도 최근 150화가 넘어갔네요! 덕분에 지금까지 그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중간 중간 좋은 모습과 좋지 않은 모습도 많이 보여드렸는데....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계속해서 여러분의 식욕을 책임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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