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4학년> 봉수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7-04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09

[4학년]

봉수 작가 | 다음



'날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
인물들의 정서를 그림체로 표현하며, 어려운 주제를 짧고 굵게 그려낸 봉수 작가님.
"작가님 <5학년>은 안 나오나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리며
인기리에 막을 내린 <4학년>의 봉수 작가님을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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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작가님(출처=봉수 작가님 인스타그램 @lee_bongsoo)

Q. 안녕하세요 봉수 작가님 반갑습니다! 인터뷰 시작 전,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다음웹툰에서 <4학년>을 연재했던 만화가 이봉수입니다.

Q. 어릴 적부터 꿈이 웹툰 작가였나요?
A. 중학교 1학년부터 고3까지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 쭉 만화가라고 적혀있던 게 기억납니다. 대학생 때 영상을 전공하게 되면서 영상, 애니메이션 쪽을 기웃기웃했는데 적성을 찾다 보니 돌아돌아 다시 만화로 오게 됐어요.

Q. 전작 <오랑캐>는 무협 판타지였는데, 이번 <4학년>은 전혀 다른 장르입니다. 스릴러 장르를 택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A. 애초에 가장 자신 있거나 좋아하는 장르가 한 가지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재밌을 것 같은 이야기가 생각나면 그 이야기에 맞춰서 장르를 선택하고 어울릴 만한 그림 스타일을 연구해서 적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기작도 전혀 다른 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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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작가님 작업실


봉수 작가님에 대하여

Q. 만약 웹툰작가를 하지 않았을 경우, 지금 작가님의 모습을 예상한다면?
A. 1년 정도 행사장에서 공연 배경영상 트는 일을 했었는데 그 일을 계속 했을 것 같습니다. 경력 1년의 초심자라 수입이 너무 적어서 관뒀지만 나름 재밌었거든요.

Q. 개인 SNS를 보면 장난끼가 많으신 거 같아요. 스릴러 장르를 그린 작가님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평소 성격은 어떠신가요?
A. 몰입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장난에도 몰입하고, 웃긴 거, 진지하거나 슬픈 거, 소름 끼치고 무서운 것 등등 뭘 하든 집중해서 제대로 즐기려고 노력해요. 굳이 고르자면 어두운 것보단 유쾌한 걸 좋아합니다.

Q. 그럼 어두운 장르 중에서는 스릴러 소재의 콘텐츠를 즐겨 찾으시나요?
A. 원래는 즐겨봤는데 몇 개월 동안 <4학년> 작업에 시달려서 당분간 스릴러는 잘 안 볼 것 같네요...                      

Q. 작가님은 독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즐기시나요?
A. 가끔 SNS에서 만화 재밌게 보고 있다는 피드를 발견하면 메세지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곤 합니다.

Q. 독자들의 댓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 혹은 팬이 있다면?
A. 댓글란에 매회 보이는 닉네임들이 있어요. 매번 재밌게 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 최종화에서 인물들의 긍정적인 미래를 기원해주시는 댓글들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여운을 남겨드린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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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 작가님(출처=봉수 작가님 인스타그램 @lee_bongsoo)

Q. 여행을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웹툰 작업 이외에 취미 생활이신 건지, 이외에 취미 생활이 있다면 무엇인 가요?
A. 스스로 여행을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누가 가자고 하면 가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가면 무조건 좋기 때문입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본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 가요?
A. 주변 사람들 이름을 다 극중 인물들에게 붙여서 그런 지 다들 깔깔 웃으면서 보더라구요.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서는 업로드 날마다 전화로 댓글이 뭐라고 달렸는지 브리핑을 해주셨습니다.

Q. 창작을 해야 하는 직업이라 힘드신 점도 많으실 거 같아요. 작가님께서 느끼시는 웹툰 작가로서의 삶은 어떤 가요?
A. 대규모의 예산 없이도 내 이름을 건 프로젝트를 내가 주도해서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프리랜서 직업군들과 비교해서 더 매력적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긴 시간 동안 책상 앞을 못 벗어나는 생활이 많이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체질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분들이 적성에 잘 맞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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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1화 中

<4학년>

Q. 30화로 <4학년>이 완결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작가님의 연출이 특히 돋보이는 마지막화였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많은 작품인만큼 독자 입장에서는 짧게 느껴지는데요. 30화로 끝내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스케일이 크지 않은 몇 인물들 간의 이야기이고 불안감, 초조함이 주요 정서였기 때문에 완결성 없이 길게 끌어갈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애초에 기획했던 분량도 40화 내외로 길지는 않았습니다. 거기에다 매 회차, 매 장면을 지루할 틈 없이 흥미롭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의도로 압축하고 잘라내다 보니 예상보다 더 짧아졌네요. 
최종화에서는 단순히 ‘그래서 다들 어떻게 되었나’ 를 보여드렸습니다. 누구는 벌을 받았고, 누구는 반성을 했고, 누구는 아무 영향 없이 일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인물들이 보여주는 각자의 결말이 각기 다른 나름의 의미를 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많은 학년 중에 왜 하필 4학년 인가요?
A. 너무 말이 안 통할 정도의 어린이도 아닌, 그래도 머리가 좀 컸다 싶은 청소년도 아닌 애매한 나이대를 찾고 싶었어요. 딱 그맘때쯤 반에서 몇 명은 어린애 같고 몇 명은 청소년 같았던 기억이 있어서 적절하게 설정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라는 숫자가 써있어서 뉘앙스가 묘하게 어둡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구요.

Q. <4학년>을 연재하실 때 당당하게 상위 랭킹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처음 메인에 걸렸을 때 소감이 어떠셨나요?
A. 부모님께서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고, 한 편으로는 생각보다 더 많은 독자분들께서 지켜보고 계신 걸 알게 돼서 더 바짝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작품을 보는 내내 심장이 쫄깃 해집니다. 높은 몰입도와 한 컷 한 컷 세밀하기까지 합니다. 작가님의 비결이 있나요?
A.  매컷 인물의 감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이 인물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몸이 움츠러들까, 시선은 어디를 향할까 등등 대사를 쓸 때만큼이나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수면 위로 자주 올라오는 시의성 있는 주제인 교권을 소재로 작품 안에 녹여냈습니다. 이런 점에서 걱정된 적은 없으신가요?
A. 교권 뿐만 아니라 아동, 스토킹, 정신병과 같이 민감한 소재들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늘 논란이 될까 걱정이었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있었던 장면을 연재 중에 없애기도 하고 업로드 직전에 몇 컷 잘라내기도 하면서, 연재하는 내내 겁먹은 상태로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큰 문제없이 마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주인공 ‘미린’의 언니와 남자친구가 주인공의 최측근임에도 불구하고 반대편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성격 같아 보이는데요, 두 인물을 이렇게 설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올바름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들의 답답하고 말이 안 통하는 면이, 정미린의 답답한 심정을 극대화시키기에 최적의 장치라고 생각해서 가장 가까이에 배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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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거친 느낌으로 라인을 따시는 것부터, 인물들의 이목구비를 그리시는 방법까지 그림체가 독특합니다. 이유가 따로 있으신 가요?
A. 본격적인 원고 작업 전에 원고 첫페이지를 여러 가지 스타일로 연구해서 그려보고 가장 어울리는 느낌을 선택합니다. 명확히 이런 느낌으로 이렇게 그려야겠다는 계획보다는 여러 가지 바리에이션을 만들어보는 방식입니다.                       

Q. '우빈'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가 없나요?
A. 만들어놓은 설정들은 있지만, 창작자인 제가 표현하고 드러낸 것 외 카메라 밖의 사정은 읽는 분들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친구가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고, 있었다고 해도 선생님에게 한 것처럼 소름 끼치는 행동들을 해서 떠나가지 않았을까요?                                                                                                

Q.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 하고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말씀드렸듯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의미가 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자 캐릭터가 주는 메세지를 메인으로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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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을 응원하며

Q. 앞으로 도전 하고싶은 장르 혹은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혹시 4학년 시즌2(5학년) 계획이 있으실까요?
A. 일단 4학년의 후속작은 없습니다. 늘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소년만화에 대한 꿈을 갖고는 있는데, 차기작은 어떤 장르로 돌아올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Q. 최종 목표는 무엇인 가요?
A.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 기대한 만큼 재밌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연재 준비부터 마지막 원고를 마치기까지 힘들고 지치는 모든 과정을 독자 여러분들께서 늘 기대하며 지켜봐 주신 덕분에 끝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할 만한, 지켜볼 가치가 있는 만화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