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모두에게 일상 : 생활툰 # 3. 생활툰 OST 인터뷰 (1)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의 루드비코
Special. 모두에게 일상 : 생활툰 # 3. 생활툰 OST 인터뷰 (1)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의 루드비코
홍상수의 영화처럼 코엔 형제의 영화처럼
이 남자, 아니 이 토끼 루드비코 참 매력적이다. 좋아하는 것을 탐닉할 때는 음침한 표정을 마구 드러내 보는 이들은 사정없이 웃기고 진지한 고민을 할 땐 더 없이 무겁다. 일상과 영화 이야기를 엮어낸 <루드비코의 만화·영화>에서도, 자신의 일상에 더 초점을 맞춘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에서도 그 토끼 루드비코의 매력은 언제나 ‘유효’하다. 그와의 인터뷰를 OST 앨범 형식으로 묶어 구성했다. 진지한 가운데 빵 터지는 루드비코 특유의 유머 역시 매 트랙마다 여전히 ‘유효’하다.
<루드비코의 만화·일기> OST - 루드비코
track 1. 툭, 터놓고
track 2. 우황청심환의 맛
track 3. 장가는 가고 싶…
track 4. <생활의 발견>과 <시리어스 맨> 그 사이
track 5. I Can Control You
track 6. 사…아니, 좋아합니다.
track 7. Thr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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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1. 툭, 터놓고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하지만 루드비코는 예외인 것 같다.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속편도 가끔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의 기원은 <루드비코의 만화·영화>에서 시작된다. <루드비코의 만화·영화>가 영화와 일상을 오가며 “자기고백과 찌질한 까발림의 생생한 맛”을 살려냈다면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는 <삐리리 재규어 불어봐>, <멋지다 마사루>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우스타 쿄스케 풍의 병맛 개그가 가미된 만화”에 더 가깝다. 두 작품 모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툭, 터놓고 시작했지만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는 보다 독자와의 대중적인 소통을 고민한 끝에, <루드비코의 만화·영화>에서 주로 택했던 에세이 톤을 조금 희석시켰다. 스스로가 싫증을 느껴 준 변화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찌질해서 더 귀여운 토끼 루드비코의 이야기는 독자들과 한 발자국 더 거리를 좁혔다.
track 2. 우황청심환의 맛
<루드비코의 만화·영화>에서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로 넘어오면서 작가는 생활툰을 그리는 것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루드비코의 만화·일기> 15화의 ‘공감툰’에선 보편적인 느낌인 ‘공감’이 자칫 ‘상투적이고 식상한 무엇’이지 않을까 골몰하고 17화에선 자신의 자질구레한 일상에서 대어가 될 만한 소재를 어떻게 낚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결과적으론 생활툰을 그리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그리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을 전면에 내놓고 이마저도 소재로 삼은 셈이다. 하지만 루드비코는 생활툰이기 때문에 예민해지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논란’이라고도 말한다. “픽션이 아니라 논픽션이기 때문에 논란의 화살이 작품을 넘어 작가에게 직격으로 꽂힌다. 그래서 개그 장면을 만들 때는 더욱 민감해진다. 전개를 위한 과장된 유머가 누군가에겐 불쾌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 코미디 장르에 가까웠던 루드비코 시리즈는 실제 작업시간 보다 이런 고민으로 허비한 시간이 더 많았다. 우황청심환이라도 복용하며 그려야겠다.”
track 3. 그래도 장가는 가고 싶….
단언컨대, 루드비코 작품의 매력은 진지한 가운데 터져 나오는 유머다. 때로는 사소한 문제도 깊고 끈질기게 파헤치는 모험을 시도하고 이런 모험을 시작할 때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장광설처럼 터져 나와 또 다른 이야기를 곁가지로 듣는 듯 한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유머와 모험의 귀결이 항상 루드비코답게 마무리 된다는 점이 독자들을 사로잡은 포인트일 것이다. 루드비코는 작품의 매력이 ‘솔직함의 수위’에 있다고 말한다. “생활툰의 특성상 솔직함은 기본 옵션이지만 기존 일상툰이 가지고 있던 솔직함의 수위를 더 높이려 했다. 나의 콤플렉스나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하자까지 작품 안에 모두 털었다. 이제 장가 어떻게 가나 싶다.”
track 4. <생활의 발견>과 <시리어스 맨> 그 사이
그의 데뷔작인 <크리킷 마스크>나 그 이후 작품 <인터뷰>는 영화적인 연출이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생활툰인 <루드비코의 만화·영화>와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로 넘어오면서 인물의 주름 하나마저 세심히 담아내던 진지한 극화는 팬시하게 바뀌었고 연출 역시 극적 효과보다 이야기의 매끄러운 흐름을 중요시 하게 되었다. 보다 “만화적으로 바뀌는” 시도였지만 “근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루드비코는 말한다. “대화나 개그 장면의 연출 역시 영화적 화면을 상상하며 그린다. 곧잘 나오는 무미건조한 대화 장면에서 뜬금없이 터지는 유머는 아무래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나 코엔형제의 영화를 떠올리며 그리곤 했다.”
track 5. I Can Control You
생활툰은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주변인의 이야기를 담게 된다. 특히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의 경우 친구, 선생님, 가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특징이나 성격이 자세하게 드러나는 일화가 많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에 재미있고 생생하지만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어디까지 지켜주어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다행히도 만화에 등장한 주변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지 않았다”라고 작가는 밝혔다. “누군가는 디스 만화로 부르기도 하는데, 워낙 친한 친구들이고 나만큼이나 사악해서 그 정도 디스는 유머로 받아들인다. 다만 만화에 특별출연한 특정 작가의 캐릭터나 특정 만화 패러디의 경우, 해당 작가의 동의를 구했다.”
track 6. 사…. 아니, 좋아합니다.
작가 본인이 젊은 남성이기 때문인지 <루드비코의 만화·일기>는 유독 남성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물론 여자 독자의 수도 상당하다. 그들은 주로 루드비코가 가진 너드 같은 매력에 빠져 있다. 루드비코에게 지지를 보내는 남성을 보면 간혹 <건축학개론>의 이제훈을 보며 깊은 공감을 느꼈던 남자 관객의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데 이에 대해 묻자 작가에게 강렬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성 독자들과 격렬하게 소통하고 싶다.”
track 7. Thriller
루드비코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루드비코의 만화·일기>의 연재가 막 끝난 지금 이 시점, 그는 극화 만화를 바로 연재 중 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귀여운 토끼 루드비코로 독자들을 다시 찾을 전망이다. “<루드비코의 만화·일기> 시즌 2가 일단 먼저 선을 보일 것 같다. 극화는 전작 <인터뷰>와 같은 스릴러로 아직 취재 단계다. 양질의 시나리오를 위해 연재시기를 미뤘으니 양해를 구하고 싶다. <루드비코의 만화·일기> 시즌 2가 끝나면 한동안은 극화를 그릴 생각이지만, 가끔씩은 짧은 회차 라도 음흉한 토끼를 그리고 싶다. 몇 번 쓰고 버리기에는 너무 정들어버렸다.”
루드비코가 추천하는 생활툰 3
<출처: 에이코믹스 http://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2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