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모두에게 일상 : 생활툰 # 3. 생활툰 OST 인터뷰 (2)
의 펭귄
시시콜콜해서 더 즐거운
연애는 ‘시시콜콜한 너희들만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 자랑은 일기장에나 쓰라며 사랑꾼 커플을 비웃은 적도 있었다. 물론 를 보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작가 펭귄이 영국인 메브와의 연애부터 결혼까지를 그린 이 작품은 그저 염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고 발랄한 자신들의 일상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결혼 장려 웹툰’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이 작품의 매력이 도대체 무엇이냐 묻는다면 그건 아마도 ‘일상의 행복’일 것이다. 누군가는 꿈꾸거나 누군가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일상의 소박한 즐거움 말이다. 메브와 펭귄의 이야기 의 작가 펭귄의 인터뷰를 OST로 구성했다.
OST - 펭귄

track 1 연필을 들다
track 2 보통의 행복
track 3 울다가도!
track 4 Mev
track 5 영어 좋아해?
track 6 이륙
track 1. 연필을 들다
현실과 이상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애초에 현실과 이상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펭귄 작가에게 는 현실 대신 이상을 선택하는 과감한 모험이었다. 대학에서의 전공도 이공계로 택하며 부단히도 ‘현실’에 발붙이려 노력했던 그녀가 덜컥 만화를 그리고 싶다며 학업을 중단했다. ‘가능성’에 대한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그녀는 일단 연필을 들기로 한 것이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돈 잘 버는 일 혹은 취직 잘되는 일에 더 신경을 써 왔는데 어느 날 이제는 꿈을 위해서 도전을 해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에 이미 메브와 교제를 하던 사이라 둘 사이의 문화차이나 연애를 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가볍게 그리기 시작했어요.” 네이버 도전 만화, 베스트 도전을 거쳐 정식 연재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만화를 그리는 일은 역시나 즐거웠다. 그제야 그녀는 연필로 또박또박 ‘어른’이라는 단어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track 2. 보통의 행복
펭귄이 를 연재하며 많은 이들에게 연애와 결혼의 즐거움을 알렸다면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궁금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삶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나’ 혹은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그 속에 뭔가가 있었다는 게 보이거든요. ‘아, 그래. 내 삶. 그래도 꽤 즐겁구나’ 이거요.”
track 3. 울다가도!
연애가 시작되면 두 사람의 일상은 전혀 다른 빛깔의 무엇이 되지만 그 마저도 일상으로 들어서면 ‘연애’ 역시 그저 삶과 시간의 한 조각일 뿐이다. 그러니 매번 특별한 사건으로 생활툰을 그려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스쳐지나가는 작은 사건마저 특별한 일로 변모 시킬 수 있는 장르 역시 생활툰이다. 펭귄은 그 작은 시간들을 꼼꼼히 기록하고 천천히 들춰본다. “소재는 언제나 생각하고 기록을 해둬요. 하하하 웃든 엉엉엉 울든 그 다음에 바로 즉각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 메모를 하는 거예요. 언제 만화로 그리게 될지 모르니까요.”
track 4. Mev
펭귄이 를 시작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그녀의 남편 메브였다. 무턱대고 “나 만화 그릴 거야”라고 말했을 때 그녀가 진짜로 자신의 꿈을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준 메브는 단순히 이 만화의 주인공 이라고 하기 보다는 조력자에 가깝다. “메브는 자신의 이야기나 행동이 만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본인이 저보다 인기가 더 많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결국 만화를 그리게 된 저를 대견해 하는 면도 있어서 메브가 이 만화를 더욱 좋아하게 된 것 같네요.”
track 5. 영어 좋아해?
100화를 훌쩍 넘기고 나서부터는 새로운 시도가 생겼다. 126화부터 에 영어 지문을 넣기 시작한 것이다. 독자 역시 자신처럼 외국인 연인이나 친구와 만화를 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 그림 옆에 영어 지문이 달리면서 다소 가독성이 떨어지는 결점 아닌 결점도 생겼지만 한국말을 모르는 이들도 그녀의 만화를 볼 수 있게 된 건 큰 변화 중 하나였다. “지금은 시즌3 단행본을 준비 중인데 여기에도 영어지문이 함께 포함 될 예정이에요. 이제는 외국인분들도 책으로 한국 만화를 더 많이 접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track 6. 이륙
그녀는 “바닥을 달리지 않고 뜨는 비행기는 없다”고 말했다. 날아오르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날 수 있는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는 이 말의 의미가 그녀가 평범한 여대생 혹은 한 남자의 아내에서 작가 펭귄으로 불리게 된 여정과 닮아있다. “지금 다시 보면 정말 어설픈 선으로 만화를 시작한 만큼, 더 시간이 지났을 때 스스로가 대견스러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싶어요. 마음에 무언가를 품은 사람들을 태우고 구름 위를 가르는 비행기 같은 만화가라고 할까요? (웃음)”
펭귄이 추천하는 생활툰 3

- <마음의 소리> - 조석, <일상날개짓> - 나유진, <마조 앤 새디> - 정철연 (왼쪽부터)
<출처: 에이코믹스 http://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2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