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하루> 오늘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9-19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18
[하루]
오늘 작가 | 네이버
첫사랑 실패 후 일본인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런데 전여친, '니가 왜 자꾸 나와?'
…
여자보다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오늘' 작가님과
사랑스러운 웹툰 <하루>에 대한 인터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오늘 작가님! 독자분들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네이버웹툰에서 <하루>로 데뷔하고, 얼마 전에 완결을 낸 오늘이라고 합니다. 와~~~~~~~박수 짝짝
Q. 베도에서 시작해 정식 데뷔를 하게 되셨죠. 처음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희망하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초등학생 때 ‘포켓몬스터’를 봤는데 그 때, 만화에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 포켓몬이 실제로는 존재하진 않잖아요? 근데 그 작가님이 만들어낸 세상을 단순히 만화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고 현실에서 얘기하는 거 자체가 너무 큰 매력으로 느껴졌고, 그 때부터 장래희망 칸에 항상 ‘만화가’를 적었어요. 제가 크면서 출판만화 시장이 좁아졌고 웹툰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웹툰 작가로 바뀌게 됐습니다.
Q. 완결이 끝난 후 요즘은 뭐하고 지내세요?
A. 차기작 준비하고 지내요! 원래 완결 나면 해외여행도 가고 아무것도 안 하고 한달정도 있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놀면 뭐하나 싶어서 차기작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 연재할 때 잘 못 했던 부분 공부하고 있고요, 지금은 차기작 잘 하고 싶은 생각만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네요.
오늘 하루
Q. 작가님의 필명이 ‘오늘’입니다. 작품 <하루>와 잘 맞는 필명인 거 같은데요, 필명의 뜻은 무엇인가요?
A. 2014년~15년 쯤에 페이스북 페이지 ‘오늘’ 이라는 페이지를 운영했었고, 그 때는 그림 그리시는 분들이 하는 하루1장 같은 느낌으로 ‘오늘 그린 그림을 오늘 업로드 한다!’는 생각으로 지었었어요. 근데 제 페이지 컨텐츠를 만들어서 올렸더니 다른 페이지에서 퍼가서 그걸로 광고 수익을 내셔가지고... 그게 너무 스트레스로 다가와서 그 때 페이지를 삭제하고 ‘오늘’이라는 이름으로 SNS 작가가 아닌 저작권을 보호받는 진짜 웹툰 작가가 되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때부터 ‘오늘’로 활동했습니다.
Q. 작가님의 전공은 무엇인가요?
A. 애니메이션 과였는데 군대 다녀오니 영상과로 바뀌어 있었어요.
Q. 그럼 영상과를 직접 다니셨기에 작품 속 영상과에 대해 도움이 되셨겠네요?
A. 음 영상과긴 하지만, 과가 바뀐지 얼마 안 돼서 완전 ‘영상과’는 아니었거든요. 당시엔 장비도 없어서 개인 카메라 쓰고 그랬으니까. 그래서 선배들 따라다니면서 영상 찍는 거 구경하고, 제가 연기학원에서 잠깐 일했는데 그때 알게 된 친구들한테 다른 학교 영상 과제나 단편 영화 촬영 나갔던 상황 등을 물어보고 정보를 얻었어요.
Q. 작품이 순수 창작물이라고 하셨지만 이야기 중 작가님의 실제 경험담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지는 않나요?
A. 진우가 쓰는 카메라를 제가 쓰는 기종이랑 같은 걸 그렸고, 다 같이 방학 때 촬영 다닌 것 정도만 실제 경험담입니다.
Q. 웹툰작가가 아니었다면 현재 무엇을 하고 계실 거 같으세요?
A. 저는 영상도 좋아해서 영상 쪽 일을 했었을 것 같아요. 제 만화가 영상화가 된다면 촬영장 꼭 놀러가고 싶어요. 그리고 회사를 다녔더라도... 결국 그림하고 싶어서 이쪽으로 왔을 거 같아요. 안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쪽이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Q. 작가님 SNS 안에는 미공개 컷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다양한 그림들로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죠. 하지만 작가님의 일상 사진은 그 속에 몇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려 주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A. 하루...ㅋㅋ 하루를 그리면서 ‘이거는 만들 수 있는 귀여움이 아니다. 작가님 자체가 귀여울 것이다’라는 댓글을 한 번 본적 있는데, 저 안 귀엽거든요. 그래서 독자님들의 환상을 지켜주기 위해 저를 숨기기로 했습니다. ^_^ 귀여운 이미지 일 거 라는 게 좀 사라지면 언젠가는 공개하지 않을까요?
Q. 작품 <하루>와 작가님의 그림 대부분이 펜 혹은 색연필로 얇은 느낌의 라인을 그린 후 물감으로 채색 한 느낌입니다. 작가님께서 평소 좋아하시는 그림체인가요?
A. 원래는 펜선이 많이 들어가는 걸 좋아 했는데, 펜선을 많이 넣으면 손목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서 다른 스타일을 고민해보다가 연필과 수채화 느낌을 줘야겠다! 고 생각해서 한 번 해봤습니다. 도전만화에 올릴 때는 기존 웹툰들과 너무 다른 스타일이라 이게 먹힐까 싶었지만, 연재하고 나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Q. 독자들에게 말 못한 작가님의 작은 비밀이 있다면?
A. <하루> 정식연재 직전에 한일관계가 안 좋아졌는데, 그 때 그린 진우 카메라는 캐논 이였어요. 캐논 카메라를 보면 핸드스트립에 원래 빨간 선이 들어가거든요. 근데 그 선을 빨갛게 하면 너무 캐논일거 같아서 그냥 색을 안 넣었습니다. 연재할 때도 주인공이 '왜 일본 사람이냐!' 막 그랬는데 카메라마저 그랬으면 '일본 제품까지 그리네!'싶어서... 몰랐죠? 몰랐을거야 아무도.
<하루>
Q. 먼저 작품 완결을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하루>를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비교적 짧은 회차로 마무리가 되어 아쉽기도 합니다. 작가님께서는 <하루>가 완결된 후 소감이 어떠셨나요?
A. 아 너무 아쉽죠. 너무 아쉬워요. 정말.... 지금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림을 잘 그리면 만화를 잘 그리는 줄 알았는데, 만화를 잘 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더라고요.
사실 처음에 하루를 기획했을 때는 한 70화정도로 생각 했었는데, 담당자님과 회의 끝에 줄였어요. 처음에는 회차가 줄어드는 게 괜찮을까 싶었지만 막상 연재를 해보니까 제가 준비한 걸로는 딱 그 정도 회차가 알맞은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회차가 길었다면 오히려 더 늘어지고 질질 끄는 느낌이 났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차기작은 <하루>보다 무조건 재밌게’가 목표가 된 거 같아요. 거기에 추가하면 좀 더 긴 회차 연재하기!
Q. 여자 주인공을 일본인으로 설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하루>를 도전 만화에 올리기 전에 갔던 나라가 일본이었고, 거기서 한국말로 응대해주시는 분이 잘은 못 하시지만 잘 하시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왔어요. 다른 나라를 할 수도 있었지만, 실제 말로 들었을 때 그런 발음이나 대사를 일본어로 적었을 때 일본어가 제일 괜찮을 거 같아서 일본인으로 정했었습니다.
Q. 주인공이 일본인이다보니 가끔 일본어가 나옵니다. 그럴 땐 번역기를 돌리시는 건지, 작가님께서 일본어를 잘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A. 번역기의 힘을 빌렸습니다! 저 일본어 진짜 하나도 몰라요. 가끔 일본어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계셨는데 제가 못 읽어서 복붙해서 번역기 돌려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일본어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물어보기도 편했고요. (아 이것도 위에 질문에 대한 답으로 들어갈 수 있겠네요.) 근데 막상 연재를 하니까 항상 물어볼 수가 없었고, 번역기를 맹신한 탓에 몇 번 틀렸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일본어 전공자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Q. 얽히고 설킨 스토리를 풀어가시는데 힘드신 점은 없으셨나요?
A. 1화 시작할 때 이미 최종화까지 정했었는데, 제가 정한 스토리에 제가 만든 캐릭터들인데 제 뜻대로 안 움직일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결말까지 정한 길에 다시 올려놓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얘기까지 조금 더 했으면 길을 잃어버렸을 거에요
Q. 작품 속 ‘담배’는 진우, 희연, 하루가 서로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한 매개체인가요?
A. 처음에 설정은 진우와 희연 사이는 담배, 진우와 하루의 사이는 향수로 잡았었어요. 근데 회차가 압축되면서 사실상 담배 밖에 보여줄 수가 없었고, 피우는 빈도수로 표현을 해야겠다고 수정했었네요.
Q. 주인공 진우의 머리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댓글을 보시고 어떠셨나요? 중간 회차에서라도 수정하시지 않은 이유는?
A. 아 진우 이눔자식... 저도 진짜 연재초반에 ‘머리 망했다. 이거 바꿔야한다’ 싶었는데 이게 방학하고 바로 촬영 들어가고 막 하다보니까 ‘진우가 머리 스타일을 변경했다’고 할 만한 시점을 놓쳤어요. 하루는 귀여우면서 진우는 답답이 고구마 캐릭터에 머리도 이상한 캐릭터라 죄송합니다.
차기작엔 정상적이고 매력 있는 남주를 데려오겠습니다 ^_^!!!
Q. 매화 초반에 전화의 핵심 및 줄거리 컷을 보여줍니다. 대부분 전화 마지막 부분을 보여주는데 다르게 하시는 것과 타이틀과 함께 캐릭터 일러스트를 넣으시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A. 원래 마지막 컷만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주행 하시는 분들은 상관 없지만, 저번 주에 보고 이번 주에 보시는 분들은 생각이 안 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번화를 다시 안 봐도 이번 화를 보는데 무리 없게 하고 싶었어요. 특히 제 만화는 몰아서 보시는 분들이 더 많았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분들도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캐릭터 일러스트는 회차가 짧으니까 좀 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특히 여자 캐릭터들의 의상에서 작가님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의상을 그리실 때 참고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A. 헉 진짜요? 감사해요. 저 연재하면서 젤 스트레스 받는 게 옷 정하는 거였어요. 왜 대학은 교복이 없는 건지 참. 저는 캐릭터들 옷 입는 스타일을 정할 때 성격에 맞춰서 정했던 것 같아요. 하루는 몸매를 드러내는 옷들보다는 자신이 편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는 성격이고, 희연이는 쫙 달라붙는 옷이나 자신을 더 돋보이게 입어서 시선을 끄는 옷들을 입히고 싶었고, 오지랖이 넓던 수진이는 돈이 없어서 맨투맨, 후드만 입히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성격에 맞는 옷 스타일들을 찾아보고, 그런 옷들을 파는 쇼핑몰들을 따로 저장하고 참고했어요! 캐릭터마다 최소 2-3개의 쇼핑몰을 갖고 있었습니다.
Q. 각 캐릭터들을 설정 하는 단계는 어떠셨나요?
A. 일단 무슨 얘기를 할지 정하고, 그 얘기가 정해지면 필요한 인물들을 만들고 그 친구들의 성격이나 외모, 습관 등을 정했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정해지면 위에서 말 했듯이 옷 입는 스타일등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하루>를 연재하는 데 좀 힘들었어서 차기작엔 힘을 더 쏟고 있어요!
하루, 그리고…
Q. 작품이 만약 영상화가 된다면 어떨 거 같으세요?
A. 저는 처음부터 <하루>가 영상화 되길 바라고 만든 작품이라 <하루> 만화 컷도 영화, 영상처럼 가로로 된 컷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영상/영화 느낌을 주면 영상화가 좀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거기에 배경도 실제로 존재하면 촬영하기 쉬울 줄 알고 실제 장소에 가서 사진 찍어오고 그랬는데… 영상화 되면 너무 좋겠어요. 어떻게 안 될까요? ㅎㅎㅎ 제발!
Q. 차기작에 대해 힌트 조금만 주세요!
A. 제가 나오지만 제 얘긴 아니고, 일상툰인 것처럼 보이지만 일상툰은 아닙니다. 그리고 <하루>는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이었다면, 차기작은 제가 하고 싶으면서 잘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분명 재밌을 거예요!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 )
A. 제 그림과 만화를 좋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려면 재밌는 차기작을 그려야한다고 생각해요. 부지런히 준비해서 빠르면 올 해, 늦어도 내년 봄이 오기 전에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코로나로 다들 힘드실 텐데 조금 더 힘내시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