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너를 만나다> 다노아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09-26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19
[너를 만나다]
다노아 작가 | 다음
작가님은 재영파 vs 선호파 ?
…
로맨스 만화 남주는 무조건 흑발이라는 편견은 NO!
똥꼬발랄 '혜원'의 좌충우돌 학원 로맨스
<너를 만나다> 다노아 작가님과 즐거운 시간 가져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다노아 작가님! 독자 여러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D
A. 안녕하세요. 다음 웹툰에서 <너를 만나다>를 연재하고 있는 다노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정식연재 후 많은 독자들이 환영과 축하의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정식 연재가 확정된 후 당시 소감이 어떠셨나요?
A. 사실 연재 시작 당일이 되기까지도 실감이 잘 안 났어요. 꿈은 아니겠지?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항상 “너무 앞서가지 말자”라고 제가 제 자신에게 많이 이야기하는데 오픈 날 사이트에 제 만화가 올라가기 전까진 침착하자 침착하자 했던 기억이 나네요. 10시가 되고 만화가 올라온 걸 확인하고 나서야 조금은 들떴던 것 같습니다.
연필에서 타블렛으로
Q. 작가님의 필명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A. 작명 센스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인터넷에 <뜻이 좋은 영어 이름> 검색을 많이 해봤어요. 그러다 그때 본 글에 노아(Noah) 가 눈에 띄었는데 “위로하다”라는 뜻이 좋아서 가져오게 됐어요.
근데 노아는 너무 흔한 느낌이 들어서 고민하던 중에 친구가 제 이름의 앞 글자를 따서 다노아가 어떻냐는 말에 “오 괜찮은데?” 싶어서 고민 없이 다노아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거창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조금 민망하지만 지인들이 잘 어울린다고 해줘서 만족하고 있어요!
Q.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A. 별다른 게 없었어요. 그냥 무식하게 그리기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혹여나 포기하게 되더라도 아깝지 않게 가격이 제일 저렴한 판타블렛을 사서 몇 달 그림을 그려보다가 무작정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몇몇 웹툰 작가분들께서도 웹툰 작가 되는 방법에 대한 답변으로 일단 만화를 올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저도 그냥 그렇게 시작했어요.
Q. 웹툰 작가가 되기 전, 손 그림은 많이 그리셨나요?
A. 고등학생 때까진 손 그림을 하루도 빠짐없이 그렸었는데 대학교에 가면서부터 아예 안 그렸어요.
그 후 꽤 오래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다가 디자인 쪽 취업을 위해 잠시 학원을 다녔을 때 조금 그리고
바로 디지털 그림으로 옮겨서 손 그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사진은 2019년 1월에 잠시 연습장에 그려본 혜원이에요. 지금이랑 또 느낌이 다르네요.
Q. 원래 아이돌을 좋아하시나요? 작가님의 최애가 있다면?
A. 워낙에 변덕이 심해서 한 아이돌을 오래 덕질해 본 적은 별로 없어요. 주로 1-2년 단위로 최애가 마구마구 바뀌기도 했었어요. 당시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이돌 위주로 덕질을 하는 것 같습니다.
Q. 인스타를 보면 <너를 만나다> 이외에도 다양한 드라마, 만화 팬아트를 올리십니다. 최근에 봤던 콘텐츠 중에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
A. 데뷔 전에는 드라마나 만화를 정말 많이 찾아봤는데 요즘은 그럴 여유가 없어서 봤던 걸 다시 보거나 하는 편이에요. 요즘에는 예능을 많이 보는데 <유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재밌더라구요!
Q. 대부분 작업을 하시는 것에 많은 시간이 투자 되겠지만, 이외에 쉬는 날까지 작가님의 일상은 어떻게 되나요?
A. 안타깝게도 정해진 쉬는 날이 없어요. 계획형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많이 어렵더라고요. 그나마 만화가 올라오는 월요일 밤에서 화요일은 일을 하더라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 편이라 그때 좀 쉬거나 노는데 주로 잠을 자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속이 잡히면 약속 전까지 열심히 일하고 약속 날이 쉬는 날이다~ 하고 쉬기도 해요.
Q. 작가님도 작품 속 ‘혜원’이처럼 이렇다할 로맨스가 있으셨나요? 학창시절 작가님의 모습은?
A. 저는 혜원이처럼 당돌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고 심지어 원래 하던 대로도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서 후회하던 적이 많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학창 시절에는 연애에 대한 생각보다는 친구들과 놀고 덕질하는 데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혼자 있으면 소극적이라 나서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머뭇거리다 마는 성격이었는데 고등학생 때 주변 친구들이 외향적이고 행동파가 많아서 그 에너지를 받아 여러 가지 활동을 도전적으로 해봤던 것 같습니다.
Q. 아직 초반이지만 이번 작품이 연재가 종료 되면 다음 차기작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실 거 같아요. 혹시 미리 생각해두고 계시는 장르가 있다면?
A.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는 정말 많아요. 판타지 장르 두 개, 순정 로맨스 하나, 치정극 하나? 하지만 모두 다 두루뭉술하게 생각한 정도라 공부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왕이면 판타지 장르를 다음 차기작으로 하고 싶어서 작업 중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본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제가 웹툰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는 않아요. 뭔가 제가 그린 만화인 걸 알고 본다면 제 만화에 저를 투영해서 볼 거 같아서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소수의 알고 있는 친구들은 재밌게 보고 있다고 최근까지도 얘기해 줘서 힘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Q. SNS에 작가님의 모습은 모니터에 비춘 모습밖에 없습니다. 공개는 힘드실까요?
A. 언젠가는 공개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직은 용기가 안 나요.
관심받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데 제 기준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으면 막 무섭고 그렇거든요. 그래도 소통하는 걸 기본적으로 좋아하다 보니 나중엔 작업 방송도 켜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Q. 작업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보통 콘티 작업, 대사 작업 때 많이 느려지는데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일단 쉬자! 하고 다른 걸 해요. 게임도 해보고 영상도 보고, 그렇게 잠시 생각을 비우고 다시 책상에 앉으면 항상은 아니지만 조금은 진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너를 만나다>
Q. <너를 만나다>를 기획하시게 된 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A. 고등학생 때 가볍게 그렸던 아이들을 그대로 가져와서 새롭게 각색했습니다.
처음엔 저돌적인 여자 주인공에게 점점 스며드는 남주 이야기 그 뿐이었는데 평범한 연애물보다는 상처를 극복하는 성장스토리를 좀 더 좋아하기도 했고, 서로 투닥거리면서 결국엔 서로 밖에 없는 연인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에 각색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자세하게 추가되었어요.
Q. 예전 만화는 남주가 흑발, 서브 남주가 금발인 게 거의 국룰이였죠. 하지만 이 작품은 반대입니다. 일부러 남주들의 머리색을 반대로 그리신 건가요?
A. 사실 캐릭터 디자인도 어릴 때 그렸던 그 디자인 그대로 가져온 건데 당시에도 혜원이는 갈색 머리, 재영이는 노란 머리였어요. 그때는 제가 노란 머리를 좋아했나 봐요.
물론 지금도 꾸준히 좋아하고 있지만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에요. 워낙에 인물의 디자인이나 이름을 정할 때 그때그때 바로 생각나는 대로 만드는 편이였어요. 혹시나 의미가 필요하다면 그 후에 그 이름에 맞게 의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Q. ‘혜원’은 타인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자신의 감정에 있어서도 솔직합니다. 실제로 작가님과 성격과 얼마나 닮았나요?
A. 되고 싶은 인물인 것 같아요. 소극적이었던 예전에 비해 현재는 충분히 의견 표현도 하고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 다시 또 소극적이고 겁이 많아지기도 하거든요.
제 경험과 상상을 적당히 녹여가면서 만들어 낸 이야기다 보니까 혜원이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과 제가 공통점이 있기도 한데 그중에서도 혜원이는 “~~~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어진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그만큼 밝고 당찬 성격이 아니다 보니 제가 만들었지만 종종 “어떻게 저렇게 해맑을 수 있지?” 싶을 때도 있어요.
Q. 베도 때에 비해 그림체뿐만 아니라 캐릭터 설정, 내용 등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A. 과거에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그린거다 보니까 작화나 채색법 등도 제대로 정해진 게 없었어요. 심지어 디지털 프로그램을 사용한 지도 얼마 안 된 때라 이것 저것 해보고 싶던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게 그대로 만화에서도 나오더라고요. 그림체 변화는 물론이고 너무 틀이 정해져 있지 않는 느낌이 강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보기엔 그냥 취미로 그리는 느낌?이 크다 보니 리메이크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었는데 호영이 이야기가 나오면 어느 정도 내용의 반은 나온 거란 생각이 들어서 호영이를 등장시키기 전에 리메이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리메이크 전보다 내용 전개가 빠르다 보니 설정이 바뀐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설정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Q. 작품 초반에 매 화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의 증명사진과 함께 간단한 소개를 그리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요 인물이 많은 편인데 본편에서 뚜렷하게 인물을 설명하는 내용이 없기도 했고, 당시에 끝부분에 인물 소개를 한 명 한 명씩 공개하던 방식을 많이들 사용하시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단 생각에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증명사진 방식으로 그렸었는데 한 장씩 그리고 나중에 모아서 보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Q. 독자들의 댓글을 잘 확인하시는 편인가요?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A. 초반에는 하나 하나 빠짐없이 읽었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웬만한 좋은 댓글은 다 기억하고 있는 편입니다.
재밌다는 이야기나 다음 화가 궁금하다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극찬인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초반 댓글 중에 “작가님의 표현력이나 그림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계시는데 저는 여전히 미천한 말솜씨로밖에 댓글을 못 적는다는 게 한이 될 정도예요”라는 글이 있었는데 그 분의 댓글을 포함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댓글들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완벽하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성격이라서 그런 제게 힘을 주는 말들이었던 것 같아요.
Q. 독자들이 재영파 vs 선호파로 많이 나누어집니다. 작가님의 최애 남캐 원 픽은 누구인가요?
A. 저는 재영이가 좋아요.(이미 다들 아실 것 같지만… ) 선호도 사람 대 사람으로는 참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Q.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 궁금합니다! 살짝 떡밥을 던져 준다면?
A. 초반부는 혜원이 시선에서의 재영이 이야기를 다룬다면 갈수록 재영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옮겨질 것 같아요. 재영이의 과거가 풀린 만큼 혜원이의 과거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조금씩 나올 예정이랍니다!
끝으로
Q. <너를 만나다> 몇 화까지의 분량을 계획하고 계시나요?
A. 항상 80화 완결을 생각해두고 내용을 구상하고 있어요. 최대한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웹툰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 하자면?
A. 실제로 저도 지망생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힘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조급해하지 말자고 잘하고 있다고 제 스스로 다독이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쉽지 않겠지만 조급한 마음은 살짝 내려놓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간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너를 만나다>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기회로 웹툰작가가 된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점차 채워나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