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내일> 라마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0-10-03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20
[내일]
라마 작가 | 네이버웹툰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의 위기에 서있는 주인공!
혼수상태에서 살려주는 조건으로
저승독점기업 '㈜주마등'의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
웹툰계의 인싸 '라마' 작가님의 남다른 능력부터
<내일>의 TMI까지! 즐거운 시간 가져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라마 작가님, 반갑습니다! 인사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네이버 일요웹툰 <내일> 을 연재 중인 라마입니다!
Q. ‘라마’라는 필명이 동물 라마를 보고 선정하신 건가요?
A. 네. 어릴 때부터 고라니, 낙타, 원숭이 등등 동물류 별명이 많았는데, 그 중에 그나마 귀엽게 느껴졌던(?) 라마를 선택했습니다. 즉석에서 지은 필명치고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팔방미인 능력자
Q. 작가님께서는 가끔 작사도 하고 계시죠. 최근엔 <연애혁명> 속 OST 작사도 직접 해 주셨어요. 작품 안에 대사부터 작사까지, 원래 글 쓰는 일에 재능이 많으셨나봐요?
A. 글을 써본 적은 따로 없는데, 어릴 때 책을 정말 많이 읽었었어요. 글을 빨리 읽는 편이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루에 몇 권 씩 이 책, 저 책을 많이 읽었었는데, 그게 알게모르게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도 틈날 때마다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인데 쉽지 않네요.
Q. 작가님의 SNS를 보면 활발한 성격의 ‘인싸’신 거 같아요! MBTI가 어떻게 되시나요?
A. 저는 'ENFP'입니다. 옛~날에 MBTI가 유행하기 전에 했을 때도 ENFP였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하네요. 저는 제 MBTI 좋아요. 호호.

Q. 작가님 자전거가 아주 멋있습니다! 평소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시나요? 또 다른 취미가 있다면?
A. 자주는 못타고, 새벽에 가끔 마실 나가는 느낌으로(?) 라이딩을 해요. 사람도, 차도 없어서 안전운전이 가능하니까요. 흐흐. 요즘 생긴 새로운 취미는 게임이에요. 스토리가 좋은 플스 게임을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플레이 중입니다.
Q. 작업을 하실 때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은 ‘조용함 vs 백색 소음’ 중 어느 쪽에 가까우신가요?
A. 백색 소음이 있을 때 집중이 더 잘됩니다. 여기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거나 영화·드라마를 틀어놔야 풀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에는 카페 작업을 선호했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고요한 집에서 작업중입니다. 흑흑.
Q. 지난 2월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안타깝게 취소가 되었죠. 현 시국이 나아진 후 다시 독자들과의 만남 자리가 예정되어 있나요?
A. 기회만 생긴다면야 바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빨리 코로나19가 박멸되었으면 좋겠어요.
Q. 만약 팬들과 만날 시간이 주어진다면 개인적으로 '댓글 읽기' 같은 콘텐츠를 원하지만, 작가님께서 하고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A. 댓글 읽기는 왠지 제가 부끄러워서 얼굴이 불탈 것 같고.. 이벤트 같은 걸 해서 뽑힌 분들한테 라마 인형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근데 사실 뭘 해도 저는 다 좋아요!

Q. <연애혁명> 232 작가님과 절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32 작가님과는 어떻게 친해지셨나요?
A. 이전 작업실에 232가 작업하러 왔을 때 처음 만났는데, 그때는 서로 어색했습니다. 그러다가 다같이 맥주를 마시게 됐는데, 그때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얘기하다가 둘이 생일이 같다는 걸 알게됐어요. 그래서 생일파티도 같이 하고, 이후로는 생사를 넘나드는 마감을 함께하며 산전수전공중전을 겪다보니 자연스레 지금과 같은 사이가 되었답니다.
232를 만나기 전인 2016년도에 갔던 사주집 아저씨께서, 제가 2018년에 귀인을 만나게 될거라고 했는데 얘가 그 귀인인 것 같아요.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입니다.
Q. ‘웹툰 작가가 되길 잘했다’라고 생각한 순간은?
A. 열심히 만들어낸 창작물의 다양한 피드백을 마주하는 순간! 긍정적인 반응이면 더 좋고요. 작가가 되기 전 회사에 다닐 땐 제가 하고싶은 일이 아닌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던터라, 남이 시키는 대로가 아니라 스스로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부모님께서 딸자랑하고 온 썰을 푸실 때에도 '아 웹툰 작가가 되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하곤 해요.
Q. 반대로 너무 힘들거나, 어떠한 계기로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해 후회하신 적도 있나요?
A. 일을 해야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 그리고 일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에 부모님, 친구들에게 소홀해지는 순간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참.. 그래요. 또 일이 많아서 여유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스트레스가 쌓여서 힘들고, 여유시간이 생기면 생기는대로 뭘 해야할지 몰라서 결국 다시 일을 하게 되는데 그때 참 회의감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올해 들어 스트레스를 어느정도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답니다.

<내일>
Q. 작품 소재가 이승과 저승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품에 녹여 내기 위해 죽음에 관련된 기사들도 자주 보시나요?
A. 제가 보려고 하지 않아도 우리 사회의 좋지 않은 소식, 안타까운 소식들이 절로 전해져오는터라.. 굳이 기사를 찾아보지는 않아요. 그런 기사나 관련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서요. 에피소드 시놉시스를 짜기 전에만 해당 내용에 관련된 기사 및 정보를 찾아봅니다.
Q. 작가님께선 실제 사후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사후 세계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마지막 인사도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뜨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죽어서 잠시라도 사랑했던 사람들과 이별인사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Q. 대사 중 간접적으로 표현 하는 방법에 있어 굉장히 감성적으로 글을 잘 쓰시는 거 같아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대사를 쓸 때는 제가 그 인물이 되었다 생각하고 몰입을 해서 써요. 내가 만약 이 상황이라면 상대방에게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을지, 무엇에 가장 억울함을 느낄지, 어떤 심정일지를 상상하면서요. 인물이 겪고있는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많은 독자분들이 작품의 제목 <내일>이라는 뜻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합니다. 작가님께서 제목의 뜻을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A. <내일>이라는 제목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죽음을 결심한 사람들이 아픔을 이겨내고 맞이할 '내일'이라는 뜻과, 다른 사람의 일을 '내 일'처럼 여긴다는 뜻, 그리고 주인공 3인방이 해야하는 일을 뜻하는 '나의 일 = 내 일' 이렇게 세 가지 의미를 담아 작품 이름을 <내일>로 정했어요. 조금 심심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작품 내용을 생각했을 때 이보다 어울리는 제목은 없는 것 같아요.

Q. 저승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특이합니다. 이름은 어떻게 결정하고, 정하실 때 가장 크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A.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정할 땐 실제로 주변에서 볼법하면서도 부르기 쉽고, 예쁜 이름임에 중점을 두고 작명을 합니다. 이름 자체는 흔히 볼 수 있는 이름이지만, 조금은 특이한 성을 붙이는 걸 좋아해요. 저승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경우에는 출연이 많지 않다보니, 독자분들이 쉽게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방국봉', '지화자', '맹장염' 등으로 쉽게 지었어요. 또 가끔은 실제 친구들의 이름을 빌리기도 합니다. 한 친구는 악역캐릭터의 이름에 당첨되는 바람에 댓글을 보고 자기는 만수무강할 것 같다 하더라구요.
Q. 독자들은 모르는 <내일>의 비하인드 스토리 혹은 TMI가 있다면?
A. 주인공 삼인방 이름에 약간의 비하인드가 있어요. '최준웅'이라는 이름의 경우 제가 '웅'이 들어가는 이름을 좋아해서 어떻게든 '웅'을 넣어보려고 애쓰다가 떠올리게 된 이름이예요. '구 련'의 경우는 제 이름이 어머니, 아버지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지어진 이름인데, 부모님 이름 조합을 다르게하면 '구련'이 되요. 둘째 이모가 이름을 '구련'으로 하자고 강력 추천했다는데 문제는 성씨에 붙으면 어감이 조금.. 결국 어머니가 결사반대를 하셔서 지금 이름이 되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처음엔 빵터졌다가 구씨 성에 '련'이라는 이름이 예쁜 것 같아서 여주의 이름으로 결정했어요. 그리워할 련이라는 한자와 캐릭터가 어울리기도하구요. '임륭구'는 제가 예전에 함께 일했던 친구의 이름을 타자로 치다가 오타가 나서 '륭구'가 됐는데, 한동안 그 친구를 '륭구'라고 불렀거든요. 그때 그 별명이 생각나서 지었답니다.

Q. <내일>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캐릭터들의 패션이죠. 어쩜 저렇게 옷을 잘 그리시나 궁금했는데 작가님 스타일과 굉장히 흡사한 거 같습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가봐요?
A. 패션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 비해 브랜드 이름도 잘 모르는 편이고, 옷을 자주 구경하는 편이 아니라 관심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옷을 구경하고, 사는 건 좋아하는 편이랍니다.
Q. 작품 속 BGM을 맡아주고 계시는 ‘오이소박이’ 팀과 곡 작업을 할 때 작가님께서 얼마나 참여를 하시나요?
A. 오이소박이님께 BGM이 들어갈 회차의 글콘티, 그림콘티, 그리고 원하는 느낌의 레퍼런스곡을 전달해드리면 찰떡같은 BGM을 만들어주세요. 보컬이 들어가는 곡의 경우, 시간 여유가 있을 땐 제가 작사를 하기도 합니다. 지금 2,3개월 뒤에 공개될 보컬곡을 미리 준비중인데, 3번 정도 제가 퇴짜를 놓았었어요.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만큼 마음에 쏙 드는 멜로디가 탄생하였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Q. 에피소드 주제마다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매 에피소드에 의미가 될 만한 주제를 정하시는 부분에 있어 힘드시지는 않으신가요?
A. 주제를 정하는 것은 힘들지는 않아요. 워낙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보니.. <내일>이라는 작품을 처음 구상하던 때에도 각 에피소드의 주제 자체는 바로바로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풀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이다보니 아쉽게 사장된 에피소드들이 있어요. 몇몇 에피소드는 이거는 그래도 꼭 하고싶다는 생각에 삭제 하려던 생각을 접고, 인공호흡을 통해 무사히 공개가 되었는데... 이런 에피소드들은 삭제까지 고민했던만큼 소화해내기까지 고생을 많이 해야하다보니 힘들더라구요. 너무 자극적이거나,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된 주제들도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진행해온 에피소드들이 주제가 대부분 그렇네요..) 하나하나가 무거운 주제들이기에 새 에피소드가 시작될 때마다 마음이 불안할 때가 많은데, 공감해주시는 독자분들의 댓글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답니다.
Q. 최애 에피소드와 아쉬운 에피소드는?
A. 최애 에피소드 같은 경우에는 뭐라고 딱 꼽기가 힘들어요.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많은 고민 끝에 짜여진 것이다보니.. 정말 무엇 하나를 고르기엔 다른 에피소드들이 눈에 밟혀요. 그러다보니 그 순간에 연재하고 있는 에피소드가 저의 최애 에피소드가 되는 것 같아요.
아쉬운 에피소드로는 <낙화>와 <나무>편.. 다른 에피소드들도 아쉬운 점이 많지만, 굳이 꼽자면 이 둘인 것 같아요. <낙화>같은 경우 첫 에피소드이다보니 여러모로 미숙한 점이 많았어서 아쉬움이 정말 많아요. 더 신중하게, 실제 학생들의 모습을 담아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워요.
<나무>같은 경우 극 중 두 사람이 사귀고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결혼에 이르는 그 과정을 의도적으로 현실적인 연애보다는 만화, 영화 속의 연애처럼 묘사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좀 더 현실 연애처럼 그릴 걸 싶어서요.
지금 다시 진행한다면 더 잘할 자신이 있는데.. 갑자기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네요. 으허어.

<내일>의 내일
Q. <내일> 단행본 이외에 굿즈, 영상화 등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A. 저는 마감에 정신이 쏠려있기 때문에.. 또다른 계획은 딱히 없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생기면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이니, 관계자 분들 연락 주세요! 헤헤
Q. 끝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 )
A.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화를 다시금 들여다보면 스스로의 부족함에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가끔 '와 이걸 재밌다고 해주시다니..'라는 생각에 독자분들께 그랜졀 천억번을 해드리고 싶어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 저를, 그런 제가 만들어낸 창작물을 아끼고 사랑해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연재할테니, 함께 가요!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