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숲속의 담> 다홍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1-01-16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25

[숲속의 담]

다홍 작가 | 네이버웹툰


특별한 능력이 있는 주인공 '담'이 숲속으로 숨은 이유는?
사실 <숲속의 담> 모티브는 작가님 본인이라는데?!
매 화 독자들의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과 작가님의 인터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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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다홍 작가님. 인터뷰 시작 전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사랑하는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네이버 웹툰에서 <숲속의 담>을 연재하고 있는 다홍입니다. 작품 밖에서 인사드리니 즐겁네요!

Q. 작가님 필명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무슨 뜻을 가지고 있나요?
A. 생각해뒀던 게 2가지가 있었어요. 둘 다 이걸로 해도 괜찮을까? 혹은 다른 분과 겹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친구가 둘을 합쳐서 다홍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어감도 예쁘고 맘에 들어요. 다홍으로 불리는 건 아직 어색하지만요.


다홍 작가님에 대하여

Q. 2020년은 팬데믹 상황에서 많이 힘드셨죠, 특히 독자들은 작가님의 건강을 항상 걱정하고 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A. 저는 아주 건강합니다! 만화가 하면 떠오르는 안구건조증, 건초염도 없어요. 그래서 늘 작업하면서 신체적으로 적성에 잘 맞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2020년에 감사하게도 네이버웹툰 덕분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그때 한군데를 수술했어요. 그 후로 평소에 안 좋았던 부분들도 다 건강해졌습니다! 독자님들도 항상 건강하셔야 돼요!

Q. 웹툰작가를 꿈꾸시게 된 계기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A. 이 질문을 받으면 항상 고민이 많았어요. 웹툰 작가, 만화가 하면 뭐랄까 어린 시절부터의 꿈같은 느낌이잖아요? 저는 항상 그림을 그리긴 했지만 웹툰 작가를 꿈꾼 적은 없었거든요. 그림을 그리는 건 재밌지만 이야기꾼은 아니라는 생각에 평생 취미일 줄 알았어요.
전 직장에 다니던 어느 날, 이 직장에서의 제 미래가 보이지 않고 현실적으로 제 능력을 살려서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웹툰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 일을 그만두고 일단 만화를 그렸습니다. 
그렇게 <숲속의 담>을 그리고 있다가 네이버에서 공모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출품을 하고 운 좋게 당선되어 연재를 하고 있네요. 
요새는 “그래, 이런 직업이어도 나 같은 사람도 있겠지!” 싶은 마음으로 전공 살려서 취업해서 웹툰 작가가 됐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Q. 평소 작업하실 때 루틴과 방법은?
A. 월요일에 콘티를 그리고 고양이랑 놀아주다가 시간이 남으면 선을 땁니다. 화요일, 수요일에 선을 따서 어시님께 보내드리면 어시님이 예쁘게 칠을 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목요일에 명암, 효과, 후보정, 식자 등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줄거리는 평소에도 계속 생각하다가 한 달에 한두 번쯤 일요일에 몰아서 쓰는 편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일정이 밀리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진 잘 지키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작업 이외에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하시나요?
A. 금요일엔 밀린 집안일을 하고.. 장을 보고.. 토요일엔 쉬면서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합니다. 

Q. 작가님의 SNS로 취미로도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체, 그림을 그릴 때 감정등 작품 속 그림과 취미로 그리는 그림의 차이점이 있다면?
A. 만화를 그리다 보면 계속 비슷한 모습만 그리게 되거든요. 만화에서 안 나올만한 풍경을 그리는 편이에요.  

Q. 많은 독자 분들이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어디에서 위로를 받으며 어떻게 리프레쉬를 하시나요?
A. 저의 만화로 위로를 받으시다니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저는 규칙적이고 변함없는 하루하루에 위로를 받아요. 오늘 하루도 기계가 고장 나지 않고 고양이가 아프지 않고 저와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기뻐요. 가끔 SNS에 올리는 낙서들을 그리며 리프레쉬 하고요.

Q.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A.  
1. 꾸준히 독서, 운동하기
2. 피아노 연주 2곡하기
3. 독자님들의 사랑 더 많이 받기♡

Q. 작가님이 ‘담’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면 어땠을 것 같나요?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1화 베스트 댓글처럼 꽃집을 차리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기후 위기 대응에 일조를... 아마 환경부장관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Q. 팬들과의 만남이나 인스타 라이브, Q&A 등 정기적인 소통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나요? 
A. 오프라인 행사가 있다면 참여하고 싶네요! 제가 SNS에 글을 많이 올리는 편이긴 하지만 실은 글 올리고 좋아요 누르는 것밖에 잘 못하거든요. 라이브는..! 뭔가 부끄럽네요.. Q&A도 생각해 보았는데 제가 대답을 잘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캐릭터 TMI Q&A는 괜찮을까요?

Q. 오늘의 TMI는?
A. 다홍색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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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담> 초반 스케치

'숲속의 담'

Q. <숲속의 담>은 손으로 만지면 식물도, 사람도 빠른 속도로 자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굉장히 독특한 소재인데요, 처음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구상은 어떻게 하셨나요?
A. 사실 <숲속의 담>의 모티브는 저였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 부끄럽네요. 학생 때 여러 동물을 줍기도 하고 식물을 키우면 잘 자라곤 했거든요. 재밌어서 이것저것 씨앗을 사서 키우곤 했어요. 친구가 “그러다 집이 정글이 되겠어!”라고 말했고 만화를 그리려고 준비할 때 그 말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재밌겠는데? 하고 기획을 했습니다. 1화의 교실 장면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식물만 키우면 재미가 없잖아요? 동물도 자라고.. 인간도 자라야지! 페널티도 있어야겠지? 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Q. 작품 기획 단계 혹은 작업 시 그림체, 글꼴 등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A. 제 그림체는 어릴 때부터 이랬나 봐요. 연재를 하는 중에 중학교 때 알던 분께서 혹시 만화 연재하냐고 연락 왔었거든요.. 손 가는 대로 슥슥 그렸습니다!
글꼴은 제일 무난하게 많이 쓰겠지?라고 생각한 글꼴로 골랐습니다. 대사와 내레이션 폰트가 다른 건 담당자님께서 제의해 주셨어요.  

Q. 사랑스러운 주인공 ‘담’의 모습부터 이름까지 탄생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담’은 주인공이니 제가 그리기 가장 편한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이름은 너무 한국적이지도 않고 외국 이름 같지도 않은 한두 글자!로 생각하다 보니 담이 되었어요. 독자님들께서 담을 담이라고 불러주셔서 더 친근한 한국 아이 같아졌지만요. 처음 후보는.. ‘담담’이었답니다. 숲속의 담담.. 흠.. 하다가 탈락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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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였던 코나 스케치


Q. 주인공 외에도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많습니다. 각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미쉬’도 손 가는 대로 그리다 보니 모습이 정해졌어요. 캐릭터들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이 친구의 상황에 맞지 않게 예쁜 이름을 주자해서 미쉬가 되었습니다. ‘미’가 들어간 예쁜 이름으로 짓고 싶은 마음에 미.. 미엘.. 미쉬? 하다가.. 그렇게 되었습니다. 
‘율리’는 만화를 그리던 어느 날 갑자기 머리속에 뾱! 하고 떠올랐어요. 모자를 쓴 모습과 율리라는 이름 그대로요. 율리와 잘 맞는 것 같아요.
‘레나’와 ‘플로리안’은 유일하게 여기저기 찾아보고 이름을 지은 둘이에요. 얼굴은 역시 별생각 없이 그렸고.. 관상에 맞는 이름을 인터넷 여기저기를 뒤져서 지었습니다.
니케와 진은 코나와 담 어감에 맞췄어요. 생긴 것도..  
코나는.. 비하인드가 가장 많은 캐릭턴데 독자님들께서 몰입도가 떨어지실 것 같아서 작품을 끝내고 말씀드리려고요.. 조금 말씀드리자면 1화를 그릴 때 코나는 엑스트라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비중이 커졌고.. 저한테는 담에게 미쉬같은, 이름을 줘서 소중한 친구가 되었네요.

Q. 댓글을 보면 독자들이 추측하는 궁예(?) 댓글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은 댓글 중 앞으로 전개에 대해 잘 맞춰 놀란 적이 있다면?
A.  놀랍게도.. 생각보다 맞추신 분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도 거의 없으신 것 같아요.. 제 만화가 어려우신가요?? 실은 제가 다른 분들의 작품을 볼 때 별로 추리를 안 하고 그대로 따라가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제 만화가 추측이 더 어려운 걸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Q. 작가님 SNS 안에 캐릭터별 MBTI, 프로필, 기획 단계의 그림 등 작품의 비하인드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이 외에도 더 많은 모습을 그릴 계획이 있나요?
A. 가끔 sns에 작품외 그림을 올리면 너무 무리하지 마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그런 그림은 제가 정말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들이거든요. 아 빨리 이거 그려야되는데- 하면서 원고를 서둘러서 마감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그리고 싶은 게 있다면 계속 그리고 그리고 싶은 게 없다면 안 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작품을 그리면서 색감, 분위기, 선, 스토리 등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스토리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 친구들의 바람을 맥락 있게 다 이룰 수 있나?를 항상 생각합니다.  

Q. 포스트 아포칼립스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체는 비교적 따뜻합니다. 이와 같은 장르와 그림체를 선정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런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저는 귀여운 걸 좋아하고.. 그런데 현실적인 걸 좋아합니다. 제 취향이 들어갔어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작품을 좋아하는데 제가 본 디스토피아나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작품들은 세계관과 사건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진행되더라고요. 최악의 상황에서 그럼에도 빛을 잃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아주 좋아합니다.. 답변이 잘 되었을까요?

Q. 작가님이 뽑은 <숲속의 담> BEST 화, 혹은 컷이 있다면?
A.  24화, 25화, 58화를 좋아해요. 58화 윗부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1화도 좋아해요. 다 보고 나서 내가 뭘 본 거지?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지! 하며 그렸는데 잘 그려진 것 같아요. 

Q. 반대로 아쉬운 부분은?
A. 아쉬웠던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조금 더 잘할 걸 생각이 들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당시의 저는 항상 최선을 다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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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Q. 앞으로 <숲속의 담>의 전개나 개인적인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A. 항상 100화로 끝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룰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제 기준으로는 해피엔딩입니다.

Q. 단행본 제작을 바라는 독자들이 많은데요, 작가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숲속의 담>은 단행본 계획 없이 그린 작품입니다. 다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예 없다고 단정 짓지는 못할 것 같아요. 

Q. 이후 한 번쯤 도전하고픈 장르는 무엇인가요?
A. 좀 더 발랄한 로맨스도 그려보고 싶어요. 지금 아이들은 여유가 없어서 연애할 틈이 없네요. 귀여운 요괴가 나오는 만화도 재밌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해 주세요!
A. 항상 제 만화를 봐주시고 보다 값진 사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화를 그릴수록 독자님들께 더 재미있는 만화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고,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해요. 저에게 이런 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도 잘 부탁드리고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