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걸어서 30분> 이온도 작가 인터뷰
탁정은 기자
| 2021-05-15 14: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31
[걸어서 30분]
이온도 작가 | 네이버웹툰
하루 중 세상 가장 설레는 시간, '귀갓길 30분'
<걸어서 30분> 이온도 작가님과 진솔한 시간 가져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이온도 작가님 독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독자님들 웹툰이 아닌 인터뷰로 찾아뵙게 되어 쑥스럽지만 만화에 대한 제 생각과 이야기를 독자님들께 직접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고 정말 반갑습니다.
Q. ‘이온도' 라는 필명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필명은 다소 뜬금없이 정하게 되었습니다. 필명이 없어서 고민을 하던 도중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샤워를 했습니다. 물 온도가 안 맞아서 이리저리 조정하던 중 '이 온도가 딱이네.'라는 생각을 하다 “‘이온도’ 좋은데?”라는 생각과 더불어 뭔가 있어 보여서 ‘이온도’로 정하였습니다. 지금도 가족들이 놀리지만 저는 좋습니다.

"이 온도 좋은데?"
Q. 베도에서 정식 연재를 하게 되셨죠. 데뷔를 하게 된 과정과 당시 정식 연재 제안을 받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A. 베도에서 1년 반 정도 연재 중 네이버 웹툰 담당자님께 연재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베도에서 연재했던 연재분을 반년간 수정한 후 정식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식 연재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Q. 작품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학창생활은 어떠셨으며, 직접 경험하신 내용을 작품 안에 녹인 적이 있으셨나요?
A. 저는 학창 시절에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구봉’이 같은 남사친은 없었습니다. 대신에 저는 쌍둥이라 쌍둥이 언니가 제게 ‘구봉’이 같은 마음의 단짝이었습니다. 가장 친한 절친들도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인데 학창 시절에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모여서 지금의 ‘구봉’이 캐릭터를 만들고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웹툰 작가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웹툰 작가의 가장 좋은 장점은 독자님들의 만화에 대한 반응을 업로드 즉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독자님들의 댓글을 보며 많이 웃기도 하고 힘을 얻습니다.
단점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매주 한 편씩 웹툰을 올려야 하다 보니 연재 중 건강을 돌보기가 힘든 점이 아쉽습니다.
Q.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던데 작가님의 일상을 공유하실 예정은 없으신가요?
A. SNS를 통해 독자님들께 만화에 관한 정보를 전하고 독자님들의 댓글을 보는 건 연재를 하는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 개인 일상은 특별히 재미난 점이 없어서 공유할 예정은 없습니다.

Q. 평소 작업 루틴과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시면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A. 평소 작업 루틴은 눈을 뜨면 바로 웹툰 작업하고 눈을 감기 전까지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합니다.
제작 과정은 아이디어 구상- 콘티- 스케치- 펜터치- 채색- 효과- 편집 순입니다. 어시스턴트 친구 2명에게 콘티 체크 및 펜터치와 채색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웹툰이나 드라마, 예능, 유튜브를 보거나 가족들과 수다를 떨며 힐링을 합니다.
Q. 작가님 특유의 따뜻한 그림체의 비결은?
A. 따뜻한 그림체라기보다는 ‘성은’이와 ‘구봉’이 둘 다 성격이 순하고 서로에게 다정한 말과 표정을 짓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점 때문에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작품을 연재할 때 가장 힘든 작업과 가장 자신 있는 작업은?
A. 연재할 때 힘든 작업은 많지만 자신 있는 작업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대신에 가장 힘들지만 재미있는 작업은 콘티 작업입니다. 생각이 안 날 땐 너무 힘들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내용에 맞는 적절한 연출을 사용하여 캐릭터 감정을 표현할 때 정말 재밌습니다.
[걸어서 30분]
Q. <걸어서 30분>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작품이 연재되고 있는데요, 글로벌한 인기가 체감이 되시나요?
A. 사실 글로벌한 인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가끔 해외 팬분들께 응원의 메일과 DM을 받기도 하는데 그때 해외 독자님들의 사랑과 관심을 느낍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성은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구봉이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는 내용을 받을 때 정말 기쁩니다.
Q. 작품 속 소재는 주로 입시학원과 만화 학원입니다. 작가님께서 잘 알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선택한 소재인가요?
A. 걸어서 30분의 배경과 소재를 학원으로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미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재밌는 학원물 웹툰이 많기에 차별화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걸어서 30분>을 기획할 당시 지금의 10대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10대의 고민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당시 저는 만화 학원 강사를 했었기 때문에 제가 가장 많이 보는 10대 친구들이 만화 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과거 미술 입시를 경험해 봤기에 자연스레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주인공 ‘성은’의 엄마는 성은이가 미술 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가정 형편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는 회차가 있다면?
A. 성은이 엄마가 미술을 반대하는 이유는 최근 유료 분 회차에 조금 등장합니다.
예전 축제 준비 때도 잠시 등장했는데, 가정 형편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성은이와 엄마의 관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점이라 만화에서 독자님들이 그 이유를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각 캐릭터의 초기 설정과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성은’이와 ‘구봉’이의 초기 설정 중 지금과 다른 부분은 성은이는 걷는 것을 귀찮아하는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구봉이와 같이 가는 게 좋아서 30분이나 되는 거리를 걸어 다닌다는 설정이었는데 성은이 캐릭터 성격과 조금 맞지 않는 거 같아서 이 부분을 구봉이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구봉이는 조금 더 무심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성격이었는데 자칫 둘의 귀갓길이 낭만적인 느낌이 아니라 무서운 느낌이 들까 봐 조금 더 순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쪽으로 변경되었습니다.
Q. 초반 3화까지는 작품 타이틀과 함께 일러스트도 그려 넣어 주셨는데 이후 보기 어렵습니다. 이후 그리시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초반 3화까지는 ‘일러스트를 넣어서 둘의 관계 변화를 보여야지!’라며 호기롭게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연재를 하다 보니 체력 부족과 중간에 작품 타이틀 함께 일러스트가 등장할 시 만화 흐름에 방해가 되는 거 같아 3화 이후부터는 그리지 않았습니다.
Q. 작가님이 풀어내시는 인물 간 관계가 정말 재밌습니다! 캐릭터들의 성격을 구상하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A. 캐릭터의 성격을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제가 좋아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성격 인가였습니다.
저는 내면의 상처가 있는 캐릭터에 관심이 많고 선한 캐릭터를 좋아하다 보니 성은이와 구봉이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성은이와 구봉이의 관계는 지구와 달을 모티프로 만들었습니다. 강력한 힘에 이끌려서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짝사랑을 표현하기에 낭만적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Q. ‘구봉’이 웹툰 작가인 것 같은 느낌은 기분 탓일까요?
A. 구봉이의 웹툰 작가 여부는 만화 후반부에 중요하게 등장할 내용입니다. 독자님들께서 만화로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Q. 작품 속 주 배경인 2016년도의 날짜와 연재 당시의 날짜가 거의 시기상 맞아떨어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럭키문이 뜬 날짜나 임시공휴일, 그리고 수능시험 날도 동일한데 이것 또한 작가님의 의도인가요?
A. 걸어서 30분을 처음 구상할 당시 독자님들께서 성은이와 구봉이의 귀갓길을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받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만화 끝에 성은이의 그림을 일기를 넣고 실제 달력을 보며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상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추석 때 학교에 등교하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함께 걸어가다
Q. 작품이 또 다른 콘텐츠로 재탄생 한다면 원하는 콘텐츠는?
A. '걸어서 30분'이라는 제목처럼 20-30분가량의 웹드로 제작되면 재밌을 거 같습니다.
Q. 작품에 완결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완결 후 미리 생각해 놓으신 계획이 있다면?
A. 현재 <걸어서 30분> 스토리상 후반부라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완결 후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아마도 건강관리를 위해 병원을 다니고 차기작 준비를 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사랑하는 독자님들 항상 걸어서 30분을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4년 정도 연재하였는데 성은이와 구봉이처럼 매주 금요일마다 독자님들과 함께 걸은 느낌이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완결까지 함께 걸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