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히눈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140
[미성년]
히눈 작가 | 레진코믹스
<미성년> 히눈 작가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
A. 안녕하세요. 현재 레진코믹스에서 <미성년>을 연재하고 있는 히눈입니다!
Q. 웹툰가이드와의 첫 번째 인터뷰입니다^_^ 오늘 인터뷰의 짧은 각오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제가 존경하는 작가님께서 예전에 웹툰 가이드와 인터뷰를 진행하셨거든요. 그 인터뷰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었고, 이 자리에 동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기회가 닿아 웹툰가이드와 인터뷰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아하는 만화를 읽을 때, 역시 '살아있길 잘했다'라고 느껴요"
Q. 필명 ‘히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사실은..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발음하기 편하고, 적당히 기억하기 쉬우면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은 고유명사를 만들고 싶었어요.
Q. 어린 시절부터 웹툰 작가라는 꿈을 가지고 계셨던 건가요? 데뷔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초등학교 때 꿈은 만화가였지만, 당시 웹툰 업계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았고, 만화가를 하면 굶어 죽는다는(…) 인식이 강했던 때였습니다.
때문에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만화가를 포기하고 미대 진학을 꿈꾸었습니다. 돈 때문에 만화가를 포기한 것 치고는 앞뒤가 안 맞지만 어쨌든, 제가 새로 희망하게 된 진로는 순수미술 쪽이었습니다.
치열한 입시 생활을 거쳐 미대에 입학했는데.. 졸업하고 나니 취업이 막막하더라고요. 와중에 순수미술 작가를 하기엔 재정적으로 무리가 있었고, 더 이상 그 분야에 열정도 없었습니다.
취업을 위해 이런저런 기업에 원서를 넣어 보았지만 당연히 대부분 불합격이었습니다.
사실 취업을 하고 싶지 않아서 취업활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으니까요.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막막하던 차에,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웹툰 작가에 도전해보게 되었습니다.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거든요. 학원도 안 다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학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학원을 다니는 게 나았을 것 같아요.) 그렇게 1년 반의 준비기간을 거쳐 미스터블루와 <크리미 크리피 보이>로 첫 계약을 하게 되었고, 웹툰 작가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Q. 작가님의 가족분들이나 지인분들께서는 작품을 보고 코멘트도 해주시나요? 있다면 가장 도움이 되었던 조언은?
A. 제가 워낙 고집이 강한 편이라,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얻는 경우도 드문 것 같아요.
그래도 제 작품을 서포트해주시는 담당 피디님께는 꼬박꼬박 보여드립니다. 피디님의 의견은 최대한 수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컷과 컷 사이에 연결이 어색할 때 추가 컷을 제안해 주신다던가 하는 부분이 늘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제일 친한 친구에게 늘 원고를 미리 보여주고 친구의 감상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평소에 만화를 즐겨 보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 오히려 이 친구의 피드백이 많은 참고가 됩니다. 만화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무리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지 꼭 확인해보고 싶거든요.
Q. <미성년>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데뷔작 <크리미 크리피 보이> 또한 BL 작품입니다. BL이 아닌 다른 장르에도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은 없으신가요?
A.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헤테로 로맨스물에도 도전해보고 싶고, 드라마와 스릴러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실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스릴러인데… 제 역량이 아직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뒤로 미뤄두고 있습니다.
언젠가 정말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스릴러+로맨스 작품을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Q. <미성년> 1부 연재가 끝난 뒤, 휴재 기간을 가지셨을 때 어떤 일을 하시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셨나요?
A. <미성년>의 세이브 원고를 쌓았습니다. 저는 8일에 한 화씩 작업하는 스케줄로 연재를 진행하기 때문에 세이브를 꼭 확보해 둬야 하는 편입니다.
그 외 <크리미 크리피 보이> 만우절 특별 외전 작업도 있었고요. 중간에 <미성년> 엽서 판매 이벤트도 진행하느라, 쉬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 히눈 작가님 작업실
Q. 평소 작품 작업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시나요? 가장 빠르게 하는 작업과 오래 걸리는 작업은?
A. 8일에 한 화를 만드는 스케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일은 콘티, 4일은 스케치와 선화, 1일은 채색 명암과 후보정, 1일은 휴식입니다.
채색은 밑색 어시를 고용하기 때문에 빨리 끝나는 편이고, 제일 오래 걸리는 건 스케치와 선화입니다!
Q. 학창 시절 작가님의 '미성년' 시기는 어떠셨나요?
A. <미성년> 속 진혁이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다만 저는 태생적인 모범생은 아니어서 공부할 때 매우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하며 학업에 매진했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노는 것과 친구밖에 몰랐던 아이였거든요.. 아직도 그때의 제 자신을 생각하면 약간은 괴로울 정도로 트라우마가 남아있습니다. 매 순간 대학에 못 가면 죽는다는 압박을 느끼며 살았어요.(물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이 그러했겠죠..)
학교에서도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선생님이 대놓고 부족한 인간 취급을 했고, 대학을 못 가는 삶이 어떤 건지 과장해서 이야기하며 공포를 조장하고는 했었어요. 그런 비인간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 늘 아등바등했습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등교하고, 학교 정규 수업이 끝나면 한 시간 자습을 한 뒤 바로 실기 학원에 가고, 10시에 학원이 끝난 후 집에 오면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한 뒤 잠들고, 또 새벽 6시에 일어나 학교에 등교하는 루틴의 일상이었습니다.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숨 돌릴 틈 없이 미대 입시 학원에서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세 타임으로 나눠 매일매일 실기 시험을 봤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매일매일을요.
그때는 정신이 한계까지 몰려서 만약 대학에 떨어진다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미성년>은 그런 제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울분 같은 게 투영된 작품이 아닌가 싶어요.
Q. 바쁜 마감 일정 속 나의 활력소는 OO다!
A. '만화'입니다! 저는 역시 만화 읽는 게 가장 좋아요. 책도 영화도 음악도, 아이돌 덕질도 좋아하지만 저를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만화를 읽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미나미 큐타' 작가님의 작품 <스쿠나 히코나>를 읽었는데 정말 깊은 여운을 주는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미나미 큐타 작가님 작품이 한국에 두 작품밖에 정발이 안 됐더라고요. 너무 아쉽습니다…. 저는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서정적이고 차분한 감성이 느껴지는 작품을 참 좋아해요. 같은 이유로 '시무라 타카코' 작가님의 작품들도 정말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만화를 읽을 때 역시 '살아있길 잘했다.'라고 느끼게 되어요.
[미성년]
Q. 그림이 안 그려지거나 스토리가 안 떠오를 때는 다양한 장르의 웹툰 혹은 콘텐츠들을 많이 찾아보신다고 하셨는데, <미성년>을 작업하며 작가님께 가장 많은 영감을 주었던 작품이 있으신가요?
A. 가장 첫 번째로는 '김영하' 작가님 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입니다. 90년대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굉장히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푹 빠져들어 읽게 되고, 다 읽고 나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들게 하는 작품이에요.
<미성년>을 제작할 때, 특히 이 작품의 배경적인 면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주인공이 고아인 데다 작품 초반엔 집을 잃어서 재개발구역 빈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는데… 저도 어렸을 적 저희 동네에 판자촌이 있었고 그 근처를 오가며 성장해왔기 때문에 그러한 배경에 친근감과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두 번째로는 '소노 시온' 감독의 영화 <두더지>가 있습니다. 불행한 가정사를 가진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이지만 더불어 동일본 대지진의 아픔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불행과 아픔에 잠식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구렁텅이에서 또 한 번 일어나려 하는 인간의 의지를 담은 작품입니다.
처음 봤을 때 일주일 정도는 여운에 젖어 정신을 못 차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 외에 오카자키 쿄코의 <리버스엣지>, 이쿠에미 료의 <깨끗하고 연약한> 등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제 취향의 '충격적이고 자극적이지만 차분하고 서정적인' 작품 분위기에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Q. 1부가 끝나고, 후기에 <미성년> 탄생 비하인드를 밝히셨는데요. 희찬이와 진혁이가 순한 맛이 아닌 원래 캐릭터 구상대로 거친 모습이었다면 이야기 흐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요?
A. 훨씬 더 피폐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아마 달달하고 부드러운 부분보단 감정적으로 힘들게 다가오는 이야기의 비중들이 훨씬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게다가 초기 설정에선 희찬이가 매우 나쁜 놈이었기 때문에(자신의 상처를 핑계로 아무렇지 않게 남을 상처 주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 전작 <크리미 크리피 보이>에서의 수민이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진혁이가 희찬이를 먼저 좋아하게 되고 휘둘리고 상처 입게 되는 전개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원래는 희찬이가 칼에 찔리는 장면도 생각해두고 있었는데(누구한테 찔리는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희찬이의 아버지는 아닙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았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미성년>이 어두운 분위기로 접어들며 힘들어하시는 독자님들이 적지 않게 보여서요.. 게다가 그렇게까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표현하기엔 아직 제 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피폐물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간 꼭 그런 분위기의 작품도 그려보고 싶어요.
Q.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의 이야기 '미성년' 속 희찬이와 진혁이가 성장하여 완전한 '성년'이 된다면 둘의 사이는 어떠한 부분이 달라질지?
A. 조금 더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게 제일 큰 변화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진혁이요. 사실 희찬이는 마음 표현을 많이 했지만 진혁이는 거의 하지 않았죠. 진혁이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을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희찬이와 있으면서 진혁이도 스스로의 감정을 좀 더 의식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후에 둘이 다시 만났을 때는 더 솔직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희찬이의 경우엔 더 이상 불행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 싸울 수 있게 성장할 것 같아요. 사실 희찬이는 진혁이보다 먼저 바뀌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죠. 모든 것을 회피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진혁이를 만남으로써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존의 자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진혁이와의 이별 이후에 좀 더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성년> 희찬이의 2021년 버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 <미성년> 진혁이의 2021년 버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Q.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희찬이와 진혁이! 만약 지금의 2021년이라면 둘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각각 어땠을까요?
A. 둘이 서로 찍어준 사진일 것 같은데...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 2021년에는 희찬, 진혁이가 서른이 넘은 만큼 정장이라던가.. 으른미 넘치는 모습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편안한 무드일 것 같아요.
Q. 공개되지 않은 희찬이와 진혁이의 19금 그림이 있는지? 있으시다면 공개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없다면 그려 주실 생각은...ㅠㅠ)
A. 아직은 그려본 적이 없습니다. 본편에서도 나오지 않을 예정이고요. 완결 이후에 개인적으로 그려서 포스타입에 업로드할 의향은 있습니다.
Q. 2부까지 합쳐 총 60화 정도를 생각하고 계신다는 <미성년>! 남은 후반부에도 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 있을..까요..?
A. 성년이 된 이후의 희찬이와 진혁이는 최대한 마음 편히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아마 크게 힘든 과정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둘의 첫 키스 당시 진혁이가 희찬이를 살짝 밀어내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수학여행에서의 키스는 전보다 유하게 받아줍니다. 진혁이의 마음이 열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A. 처음 키스를 했을 때는 혼란스러워서 희찬이를 피하고 밀어냈지만, 이후 일부러 맞고 와서 자기를 기다리는 희찬이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게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와 더불어 희찬이의 '나 너 안 좋아할 테니까 멀어지지 마.'라는 말에 당장은 관계 정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안심했을 테고요….
사실 진혁이도 희찬이에게 호감은 있지만 관계가 정의되는 게 가장 무서웠기 때문에 피한 것도 있었거든요. 거기에 더해서 사실 수학여행 때는 아파서 별 반응을 하지 못했던 것도 있습니다.
Q. 반듯하고 넓은 직각 어깨의 소유자 '어깡 미남' 희찬이는 선천적으로 어깨가 넓었나요?
A. 어렸을 때는 자그마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폭풍 성장을 하며 지금의 몸이 되었습니다. 희찬이의 아버지가 유달리 몸집이 크고 골격이 넓어서.. 희찬이가 그 부분은 아빠를 쏙 빼닮았네요. 하지만 아빠와 달리 근육을 키우는 일엔 흥미가 없어서 슬렌더 체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미성년> 일러스트
Q. 희찬이와 진혁이는 서로 스킨십을 주고받으며 묘한 대화가 오고 가지만 막상 사귀자고 고백을 바로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
A. 본인들의 마음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둘 다 부모로부터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받지 못한 아이들이라 기본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습니다. 때문에 '연인'이라고 확실하게 이름 지어진 관계가 부담스럽게 여겨졌을 것이고요.
또, 진혁이는 동성애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애정의 형태에 거부감이 있었고 그것을 드러내었죠. 그런 진혁이의 성향을 알았기 때문에 희찬이는 더 진혁이에게 둘의 관계에 이름 맺기를 제안하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Q. 42화에서 밤늦게 희찬이에게 먼저 전화를 건 진혁이. 둘은 그날 밤 어떠한 얘기를 주고받았나요?
A. 사실 다음날 진혁이가 학교에 늦게 등교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통화 이후로 두 사람이 만났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은 본편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원래는 진혁이가 희찬이한테만 정신이 팔린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해당 장면이 들어가 있었으나 영호가 맞는 와중에 둘이 깨 볶는 모습을 그리면 영호에게 너무 죄스러울 것 같아 삭제되었습니다.
Q. 남자 캐릭터의 사복을 그리는 것이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참고하시는 패션 스타일의 자료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A. 아이돌 멤버들의 사복을 검색해서 참고하기도 하고, 남자 옷 인터넷 쇼핑몰들을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희찬이랑 진혁이가 아직은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특히 진혁이의 경우 패션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아니라 최대한 단순하게 입혔는데 대학생이 된 이후의 아이들은 한 번 신경 써서 멋지게 입혀보고 싶네요. 열심히.. 노력해보려구요!
Q. 헤어 컬러까지 조화로운 금발의 희찬이와 흑발의 진혁이! 만약 다른 색으로 염색을 한다면 어떠한 컬러들이 잘 어울릴까요?
A. 희찬이는 애쉬 브라운도 어울릴 것 같아요. 진혁이는 영원히 흑발만 해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Q. BL웹툰을 제작하심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태윤의 학창 시절 사연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셨는데요. 평소에도 작가님께서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시나요?
A. 평소에 고민을 한다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이쪽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문제의식이 형성된 것 같아요. 진혁이는 처음에 호모포빅한 정서를 살짝 갖고 있는 캐릭터였는데 그런 진혁이가 변화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 <미성년> 일러스트 2
Q. 위태롭고 애처로운 불행 서사 맛집(?) <미성년>.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이 아팠던 작품 속 사건을 뽑아본다면?
A.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50화가 전 제일 가슴 아픈 것 같아요. 사실 전학을 가도 연락을 하려면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희찬이는 전학까지 가게 된 마당에 더 이상 진혁이의 입시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진혁이는 떨어져 가는 자신의 성적이 걱정되는 와중에 희찬이를 붙잡기엔 여유가 없었던 거죠.(사실 제가 진혁이었어도.. 일단은 성적부터 올리고 봤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부터 심적으로 힘든 일들이 계속 겹치면서 두 아이가 너무 많이 지쳐있기도 했고요.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Q. 하루만 희찬이와 진혁이 서로의 몸이 바뀐다면 둘은 가장 먼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A. 진혁이는 일단 자신과 다른 희찬이의 몸에 신기해할 것 같습니다. 희찬이는 계속 거울만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요. 자기 핸드폰으로 셀카 몇 백장씩 찍지 않을까 싶네요!
A. 훨씬 더 피폐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아마 달달하고 부드러운 부분보단 감정적으로 힘들게 다가오는 이야기의 비중들이 훨씬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게다가 초기 설정에선 희찬이가 매우 나쁜 놈이었기 때문에(자신의 상처를 핑계로 아무렇지 않게 남을 상처 주는..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 전작 <크리미 크리피 보이>에서의 수민이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진혁이가 희찬이를 먼저 좋아하게 되고 휘둘리고 상처 입게 되는 전개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원래는 희찬이가 칼에 찔리는 장면도 생각해두고 있었는데(누구한테 찔리는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희찬이의 아버지는 아닙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았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미성년>이 어두운 분위기로 접어들며 힘들어하시는 독자님들이 적지 않게 보여서요.. 게다가 그렇게까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를 표현하기엔 아직 제 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피폐물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간 꼭 그런 분위기의 작품도 그려보고 싶어요.
A. 조금 더 서로에게 솔직해지는 게 제일 큰 변화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진혁이요. 사실 희찬이는 마음 표현을 많이 했지만 진혁이는 거의 하지 않았죠. 진혁이 스스로도 자신의 마음을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희찬이와 있으면서 진혁이도 스스로의 감정을 좀 더 의식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후에 둘이 다시 만났을 때는 더 솔직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희찬이의 경우엔 더 이상 불행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 싸울 수 있게 성장할 것 같아요. 사실 희찬이는 진혁이보다 먼저 바뀌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죠. 모든 것을 회피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진혁이를 만남으로써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존의 자신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진혁이와의 이별 이후에 좀 더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희찬이와 진혁이! 만약 지금의 2021년이라면 둘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각각 어땠을까요?
Q. 공개되지 않은 희찬이와 진혁이의 19금 그림이 있는지? 있으시다면 공개하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없다면 그려 주실 생각은...ㅠㅠ)
A. 성년이 된 이후의 희찬이와 진혁이는 최대한 마음 편히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아마 크게 힘든 과정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A. 처음 키스를 했을 때는 혼란스러워서 희찬이를 피하고 밀어냈지만, 이후 일부러 맞고 와서 자기를 기다리는 희찬이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그게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와 더불어 희찬이의 '나 너 안 좋아할 테니까 멀어지지 마.'라는 말에 당장은 관계 정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안심했을 테고요….
사실 진혁이도 희찬이에게 호감은 있지만 관계가 정의되는 게 가장 무서웠기 때문에 피한 것도 있었거든요. 거기에 더해서 사실 수학여행 때는 아파서 별 반응을 하지 못했던 것도 있습니다.
A. 어렸을 때는 자그마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폭풍 성장을 하며 지금의 몸이 되었습니다. 희찬이의 아버지가 유달리 몸집이 크고 골격이 넓어서.. 희찬이가 그 부분은 아빠를 쏙 빼닮았네요. 하지만 아빠와 달리 근육을 키우는 일엔 흥미가 없어서 슬렌더 체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A. 본인들의 마음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둘 다 부모로부터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받지 못한 아이들이라 기본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습니다. 때문에 '연인'이라고 확실하게 이름 지어진 관계가 부담스럽게 여겨졌을 것이고요.
또, 진혁이는 동성애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애정의 형태에 거부감이 있었고 그것을 드러내었죠. 그런 진혁이의 성향을 알았기 때문에 희찬이는 더 진혁이에게 둘의 관계에 이름 맺기를 제안하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A. 사실 다음날 진혁이가 학교에 늦게 등교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통화 이후로 두 사람이 만났거든요. 하지만 이 부분은 본편에서 삭제되었습니다.
원래는 진혁이가 희찬이한테만 정신이 팔린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해당 장면이 들어가 있었으나 영호가 맞는 와중에 둘이 깨 볶는 모습을 그리면 영호에게 너무 죄스러울 것 같아 삭제되었습니다.
A. 아이돌 멤버들의 사복을 검색해서 참고하기도 하고, 남자 옷 인터넷 쇼핑몰들을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희찬이랑 진혁이가 아직은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특히 진혁이의 경우 패션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아니라 최대한 단순하게 입혔는데 대학생이 된 이후의 아이들은 한 번 신경 써서 멋지게 입혀보고 싶네요. 열심히.. 노력해보려구요!
A. 희찬이는 애쉬 브라운도 어울릴 것 같아요. 진혁이는 영원히 흑발만 해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A. 평소에 고민을 한다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이쪽 문화에 관심이 있었다 보니 자연스레 그런 문제의식이 형성된 것 같아요. 진혁이는 처음에 호모포빅한 정서를 살짝 갖고 있는 캐릭터였는데 그런 진혁이가 변화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A.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50화가 전 제일 가슴 아픈 것 같아요. 사실 전학을 가도 연락을 하려면 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희찬이는 전학까지 가게 된 마당에 더 이상 진혁이의 입시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진혁이는 떨어져 가는 자신의 성적이 걱정되는 와중에 희찬이를 붙잡기엔 여유가 없었던 거죠.(사실 제가 진혁이었어도.. 일단은 성적부터 올리고 봤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부터 심적으로 힘든 일들이 계속 겹치면서 두 아이가 너무 많이 지쳐있기도 했고요.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A. 진혁이는 일단 자신과 다른 희찬이의 몸에 신기해할 것 같습니다. 희찬이는 계속 거울만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요. 자기 핸드폰으로 셀카 몇 백장씩 찍지 않을까 싶네요!
히눈 작가님의 눈부신 미래를 응원합니다 :)
Q.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든 <미성년>. 완결 후의 차기작을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A. 당장은.. 대중성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제 입맛에 맞는 만화를 만드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더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A.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드립니다. 항상 큰 힘이 되어주고 계세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