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없는 나라> 엥비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207
[달이 없는 나라]
엥비 작가 | 네이버웹툰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아마 공자가 작가님을 보고 한 말이 아닌지?
천재가 노력까지 해 버리면 어떡합니까😂
노력형 천재 작가거나 혹은 천재형 노력 작가거나-
<달이 없는 나라> 엥비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Q. 엥비 작가님, 반갑습니다! 먼저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달이 없는 나라>를 그리고 있는 엥비입니다!
지면 인터뷰는 처음인데요. 즐겁게 답해보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ㅁ^~
[About 엥비]
Q. "Happy new year!"입니다. 작가님의 2023년은 어땠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연말연시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A. 23년엔 달이 없는 나라의 시즌 1을 마치고 5~6개월 시즌 휴재를 가진 뒤 다시 복귀한 해였습니다. 휴식기 동안 충분히 쉬면서 안팎으로 재정비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덕분에 이번 시즌을 완주할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연말연시는 특별한 것 없이 평소처럼 계속 작업했습니다.
Q. '엥비'라는 필명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A. 엥비는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입니다~ 데뷔 전에 다른 필명을 고민한 적도 있지만 '딱 제 이름이다!'라는 애착이 가는 건 이쪽이어서 그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Q. 2017년 <임술년 화요일>로 데뷔하신 후 '2020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고 2021년부터 지금까지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당시 첫 데뷔가 결정됐을 때와 지상최대공모전 수상 소식을 듣고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합니다.
A. <임술년 화요일>은 에이전시가 맡아서 연재처를 알아봐 주셨던 작품이라 연재가 결정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땐 '그렇구나, 그렇게 됐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데뷔 전엔 한 화 한 화 그리기가 너무 벅차서 정말 내가 이 작품을 완주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2020년 공모전에 투고한 후엔 작품 외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아서 수상 발표를 잠깐 잊고 있었는데요, 생각 없이 메일함을 열었다가 이틀 전에 온 담당자님의 수상 알림 메일을 발견하고 철렁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어서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엥비 작가님의 전작 <임술년 화요일>
Q. 데뷔작과 비교했을 때 작업 방식, 환경 등 현재와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첫 작품 할 때는 노트북에 액정 태블릿을 연결해서 썼는데요. 지금 작품 연재 준비를 하면서 노트북에서 데스크탑으로 작업 기기를 바꿨습니다! 덕분에 무거운 프로그램도 쉽게 돌릴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또 <임술년 화요일> 초반엔 민속촌에서 사진을 찍어서 트레이싱해 한정적으로 배경 작업을 했던 것이 그 후에 3D 배경이 활성화되면서 구도나 장소에 상관없이 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엥비 작가님의 작업 환경
A.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관련 전공자는 아니고요. 그저 사극 드라마를 좋아하는 애호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시대상을 재현하는 것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심도 있게 공부한 영역이 아니라서요. 제 여건과 실력이 되는 안에서 아는 만큼만 묘사하고 있습니다. 제 역할은 고증이 아니라 창작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달이 없는 나라>부터는 판타지 요소를 섞어서 일부러 가공의 색채를 더 진하게 의도하기도 했습니다.
고증 전문 창작가 엥비 작가님의 노력이 엿보이는 책장, 감상 포스트잇
Q. 언제부터 웹툰 작가를 꿈꾸셨나요? 그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아주 어렸을 때 사촌 언니들이 보여준 만화 잡지(학산문화사의 <파티>!!)를 보고 흠뻑 빠져서 그때부터 장래 희망란에 줄곧 만화가라고 써왔습니다. 다른 직업을 꿈꿔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A. 따로 작업실 없이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서 작업을 개시할 땐 일단 노트북을 들고 집 밖으로 나갑니다. 스토리/콘티 작업까지는 카페에서 하고 작화 작업은 집에서 하고 있어요! 스토리/콘티에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라 콘티 한 화를 다 완성하고 작화에 들어가기보다는 10컷, 15컷 단위로 작화와 콘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든 저의 주간 연재 루틴입니다!
A. 저는 전체 작업 중에서 스토리에서 가장 애를 먹고 있어서요. 어느 때가 따로 없이 늘 스토리가 막힙니다ㅠㅠ 도저히 떠오르지 않을 땐 집 앞에서 순환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돕니다. 제 경험을 돌이켜보니 가장 창작열이 솟구치던 장소가 학생 때 등하굣길 버스 안이었거든요! 창밖을 보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으면 운 좋게 이런저런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Q. 작가님의 하루 중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A. 기상 직후 아침을 가장 좋아합니다! 어쩐지 오늘 하루 작업을 팍팍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열린 가능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Q. 작가님이 가장 자주 접하는 콘텐츠는?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웹툰 하나씩 소개해 주세요! (믿고 보는 작가님이기에 무조건 재밌을 것 같거든요! 꼭 따라 보겠습니다. 😊)
A. 가장 자주 접하는 콘텐츠는 아무래도 만화(출판만화/웹툰 포함)인 것 같아요. 물론 영화 드라마 소설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가타카>, 드라마는 <다운튼 애비>고요. 웹툰은 요즘은 들개이빨 님의 <부르다가 내가 죽을 여자 뮤지션>을 가장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출판만화는 김강원 님의 <여왕의 기사>, 일본 만화는 <빈란드 사가>입니다! 좋아하는 작품들에 대해서 떠들라면 1박 2일도 거뜬할 것 같아요. 정말 너무 좋습니다ㅠㅠ
[About <달이 없는 나라>]
Q. '딸에게 황위가 이어진다'라는 콘셉트로 사극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초기 구상과 그 디벨롭 과정도 궁금합니다.
A. 제가 궁중 암투극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보다 보니 이렇게 예쁜 후궁들을 거느린 왕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이걸 반전해서 '여자 왕과 남자 후궁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게 시작입니다! 다만 기존의 궁중 암투물에선 '후궁에 들어간 여주인공'의 역경과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 구조를 그냥 성별만 반전해버리면 '후궁에 들어간 남주인공'의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라서요. 서사적인 초점을 여자 왕에게 가져오기 위해 여자 왕에게 주어질 고난과 역경을 구상하게 됐고, 그래서 모계 사회 혹은 모계 계승에 대해 여러모로 알아보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게 영국 왕 리처드 3세와 후손들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유해가 발굴된 리처드 3세와 그 부계 후손들의 DNA가 일치하지 않았으나 대신 모계 후손의 DNA는 정확하게 일치했다더라는 내용에서 강하게 영감을 받았어요. 어느 나라든 전근대 왕과 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대를 이어 혈통을 보존하는 것이니까요. '피가 섞이는 것을 두려워해 급기야 모계 계승을 합의했다'라는 발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Q. 귀걸이, 행사, 여권 등 수많은 소재와 디테일들이 고려시대를 떠올리게 하죠. 여나라는 실제로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그리신 걸까요? 맞다면, <임술년 화요일>처럼 조금 더 가깝고 익숙한 조선이 아닌 고려를 고르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고려시대를 베이스로 창작한 것이 맞습니다! <임술년 화요일>을 그리고 있던 2018년에 국립중앙박물관의 '대 고려 그 찬란한 도전' 전시를 보러 갔거든요. 그때 고려시대에 홀딱 반해서 언젠가 이 시대를 모티브로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다음 작품에 시도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전작인 <임술년 화요일>은 마치 풍속화처럼 조선 후기 생활상을 재현하고 싶었는데요.
자료가 풍족한 가까운 시대라 덕분에 많은 참고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한 작품 끝내고 보니 이번엔 제 스타일대로 자유롭게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소 먼 고려시대를 선택한 것도 있습니다.
또 마침 외가가 친가만큼 중요했던 고려시대 풍속이나, 왕실 안에선 경우에 따라 공주들이 어머니의 성을 따랐던 사례 등등이 이번 작품의 설정과 합이 잘 맞아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부분 중 하나, 바로 의상입니다. 모든 캐릭터의 의상이 너무너무 예뻐요. 😊 의상 작업만 해도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의상은 주로 어떻게 디자인하시는지. 참고하시는 것이 있나요?
A. 사실 최근 회차엔 옷을 몇 벌을 돌려 입히고 있어서 부끄럽습니다... 옷의 형태는 실제 복식 유물을 베이스로 일부 변형(옷고름을 리본으로 바꾼다거나 핏을 보기 좋게 맞추는 등)을 하고 있고요. 패턴과 색은 현대 패션 화보를 참고해서 배색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머리색이 제각각이라 각자 머리색과 어울리는 색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같은 화면에 나오는 캐릭터들끼리의 조합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증은 아니지만 나름 TPO를 구분해서 직령(깃이 곧은 옷)은 캐주얼한 느낌, 단령(깃이 둥근 옷)은 포멀한 느낌 정도로 크게 갈래를 나눴고요. 의상에 너무 많은 작업 공정이 소요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어요.
<달이 없는 나라> 룩북
Q. 복장과 더불어 눈동자, 머리 등 파스텔톤이 뿜뿜하는 예쁜 작화와 입체적인 인물들! 누가 봐도 엥비 작가님이 만든 캐릭터라는 게 확연히 보이죠. 캐릭터 디자인 또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선요, 하진, 문결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선요, 하진, 문결에 최근엔 바이얀까지 더해서 이 네 명의 머리색이 서로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지도록 배색에 신경 썼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과감하게 만화적인 과장을 넣어 작품의 분위기를 캐주얼하게 연출했어요. 직모가 아닌 파마머리나 아예 상투 틀지 않은 숏컷 등이 보시는 분으로 하여금 '아, 이 만화는 사극이 아니라 로맨스 판타지구나!'라고 인식하시게끔 유도했습니다.
Q. 선요를 보면 마치 요즘 청년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냉정하고 어려움 가득한 사회로 던져진 인물이니까요. 힘든 와중에 내 편이 있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혹은 스스로 해내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죠. 그래서인지 통통 튀는 로맨스 웹툰인데도 불구하고 종종 눈물을 흘립니다. 선요의 삶의 원동력은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일까요? 어떤 마음을 가지면 우리도 선요처럼 멋지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
A. 아직 선요가 극 중에서 만족스러운 성장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아서 고민이 되네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남긴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이 선요의 평생을 지배하고 있어서요. 태자가 된 지금은 퇴로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선요가 자신에게 갑자기 주어진 것들에 너무나 만족해서 내 것을 뺏길 수 없다는 욕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적어놓고 보니 이런 걸 독자님들께 권장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긴 합니다....
Q. 황제는 왜 많은 태자 후보 중 선요를 선택했을까요? 황제로서 필요에 따라 위험성이 낮은 인물을 골라도 됐을 텐데 말이죠.
A. 우선은 황제가 황보 씨의 세력을 견제하고자 여동생과 황보 씨의 딸인 양의 대신 선요를 선택했던 것이 가장 크고요. 역사를 봤을 때 방계 중에서 후계자를 고르는 상황이 오면 의외로 가장 희미한 후보가 종종 선택되기도 하더라고요. 픽하는 입장에선 입맛대로 프로듀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겠지요? 황제도 선요를 보곤 어떻게 잘 가르치고 보완해서 원하는 태자상을 만들어봄직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황제가 위독해서 오늘내일하는 상황이었다면 그땐 주저 없이 완성형인 양의를 선택했을 것 같네요!
<달이 없는 나라> 황제
Q. 하진이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성장하는 과정이 눈에 띄는데요. 특히 연재 초반 그의 혼란과 부정의 시기가 정말 귀여웠답니다. 😍 (질투하는 하진이 때문에 항상 기절한 1인입니다) '기 귀인파'로서, 태자의 사랑이 하진만을 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하진이는 후궁이 되기 전, 연모했던 여인은 없었던 거겠죠? 기 귀인의 연인은 Only 태자뿐이겠죠? 그리고 '이제 정말 남주는 기 귀인뿐이야!'가 맞죠?!
A. 기자님은 기 귀인파시군요~ 남은 이야기가 하진이에게 마냥 상냥한 전개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끝에 분명히 뭔가를 얻을 것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 귀인이 입궁하기 전엔 '연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은 없었다고 합니다. 숙부들 사이에서 자라다가 많지 않은 나이에 혼인한 것이라서요.
<달이 없는 나라> 29화 썸네일
Q. 하진이도 사랑스럽지만, 문결의 섹시한 절개를 빼놓을 수 없죠. 제가 문결이었다면 선요에게 이미 푹 빠지고도 남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는 마치 소나무, 목석… 한 사람만 바라보는 바보… 그래서 더 끌리지만요. 😁 가질 수 없는 남자가 제일 맛있어 보이는, 아니 멋있어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실에서는, '문결 같은 남자 vs 하진 같은 남자' 어떤 쪽이 더 작가님의 이상형에 가깝나요?
A. 난감하지만 굳이 고르자면 하진이가 나을 것 같아요! 저는 소시민이라 충신보다는 간신배하고 말이 잘 통할 것 같네요...(하진아 미안하다)
간신배 기하진과 충신 최문결
Q. 선요의 순수함에서 나오는, 하진이의 진심이 가득한, 바이얀의 기름기 좔좔 흐르는 플러팅 멘트…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멘트들로 연애를 배우는 중입니다. 언젠간 꼭 써먹을 거예요. 😁 이런 심쿵하는 대사, 가끔은 '악' 소리 나는 대사들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혹시 직접 들은 적이 있다거나…?! ㅎㅎ)
A. 으악 너무 부끄럽습니다ㅠㅠㅎㅎ 사실 대사의 문장보단 그런 대사를 주고받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상대의 마음이 약해져 있을 때, 혹은 방심하고 있을 때 말 한마디로 동요를 일으키면 그게 말씀하신 플러팅 멘트로 활약을 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장면의 전후 상황은 제 일상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당연히 제가 들은 적은 없습니다...ㅠㅠ!!)
<달이 없는 나라> 선요, 바이얀 그리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하진
Q. 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그리움과 가문에 눈이 먼 인물… 우리의 황후마마…😒 선요를 응원하는 우리는 얼른 그가 폐후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입니다만… 선요가 아무리 어엿한 태자 혹은 황제가 된다고 한들, 황후는 절대 선요 그 자체만을 바라봐 주거나 인정해 주지 않겠죠? 황후는 나쁜 사람일까요? 작가님은 황후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황후는 어느 정도는 떠밀려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기 가문을 위해서, 황실의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 살아왔는데 그 모든 걸 이뤄줄 딸을 잃고 아버지로서, 인간으로서 상실감이 아주 컸을 것이고, 그래서 손에 남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꽉 쥐고 있는 것이지요. 또 <달이 없는 나라>의 특성상 궁 밖의 남성들은 가장이자 아버지로서 존경받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가정을 이루지 못한 박탈감도 상당하다는 설정이네요! 사실 황후 입장에선 황제가 황후 일가를 견제하기 위해서 설마 역적의 딸인 선요까지 데려올 줄 몰랐다는 경악이 컸을 듯 해요. 서로 입장차는 있지만 부부였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배신감도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선요 자체를 보고 평가하기엔 너무 많은 사정이 얽혀있어서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달이 없는 나라>에서 악역을 맡고 있는 황후마마
Q.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달이 없는 나라>의 에피소드는, 대사, 내레이션이 있다면?
A. 50화에서 선요가 하진에게 '다른 사람 말고 기 귀인이 괜찮았냐는 뜻인데?'라고 말하자 문이 끼이이 열리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하진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선요에게 향하는 장면이라서 연출에 신경 썼던 기억이 납니다.
Q. 주인공인 선요를 제외하고! <달이 없는 나라> 캐릭터 중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
A. 전에 후기에서도 말씀드린 적 있는데요. 선요 포함 메인 캐릭터들을 제외하면(이 친구들은 이미 너무 자식 같은 아이들이라...) 기하진의 아버지 기자청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리기 쉬운 얼굴에 의상도 한정적이고 이야기에 이런저런 자극을 주는 인물이라서 작가로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네요!
Q. 드라마 덕후인 저… 심지어 사극 드라마엔 거의 정신을 잃는답니다. (ㅎㅎ) 당연히 <달이 없는 나라>도 기대 중인데요! 혹시 영상화와 관련해서 전해주실 소식은 없는지…! 만약 실사화된다면, 어떤 분을 캐스팅하고 싶으신가요?
A. 아직 진행된 계약은 없습니다...ㅠㅠ 2차 판권에 대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는 편이에요! 메인 주인공들은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최문결의 아버지 최경에 배우 김갑수 님을 생각하고 그렸습니다.
<달이 없는 나라> 기자청, 최경
Q. <달이 없는 나라> 다행히도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요! 선요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저희가 언제까지 선요와 함께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앞으로 시즌 휴재 기간 미포함 2년은 더 그릴 것 같습니다. 연재 시작 전에 생각했던 스토리가 막상 그리고 보니 짧지 않더라고요... 독자님들께서 남은 이야기도 지치지 않고 따라와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ㅠㅠ
Q. <달이 없는 나라>가 '독자들에게 이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을까요?
A. 지금까지는 잘 몰랐는데 <달이 없는 나라>를 보고 '새로운 취향을 찾았다!'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시대극은 어려워서 안 봤는데 이 작품은 볼 수 있었다거나, 역하렘 장르를 안 좋아했는데 이 작품은 괜찮았다,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작품은 재밌었다... 이런 작품으로 남고 싶습니다. 일단 사극은 절대 안 본다던 제 첫째 동생이 재밌다고 말해줘서 정말 기뻤습니다!
Q. 작가님에게 <달이 없는 나라>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우선은 처음으로 보다 많은 독자님과 만나게 해준 작품이라 고마운 마음이 있고요.
식상하지만 자식 같은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이 작품을 작업하면서 자식을 기르는 기분이 들어요. 밥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예쁘게 키워서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그런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Outro]
Q. 아직 <달이 없는 나라>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혹시 차기작을 준비하고 계실까요? 다음 작품도 사극일까요? (새해 선물로) 가벼운 스포 부탁드립니다. 😊
A. 판타지 사극을 그려봤으니, 이번엔 정통 사극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도 드는 한편 아예 다른 장르를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네요! 아직 구체적으로 딱 정해진 건 없습니다.
Q. 작가님의 2024년은 어떨까요? 신년 계획 혹은 목표가 있다면?
A. 우선은 무탈하게 연재하는 게 첫 번째 목표이자 희망 사항이고요. 올해는 새로운 도전을 한두 가지 해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거나 안 가본 장소, 안 해본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어디까지나 연재가 우선이지만요.
Q. 언제나 작가님을 응원하고 매주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는 팬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부족한 작품임에도 늘 재밌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사실 댓글을 보려고 연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께서 적어주시는 응원과 감상에서 얼마나 많은 힘을 받고 있는지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립니다. 결말까지 최선을 다해 그리겠습니다! 긴 여정이겠지만 믿고 따라와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