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로마의 딸' 동사원형 작가 인터뷰

관리자 | 2018-08-22 11:31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43

[로마의 딸]

동사원형 작가 | 레진


동사원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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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풀기 토크


Q. 필명을 동사원형으로 한 이유가 있나요?

필명을 지을 때 라틴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라틴어가 문법이 어렵다고 악명이 높습니다. 저도 공부할 때 라틴어를 쓰는 모든 인간에 대한 증오가 생길 정도였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영어의 동사원형이 생각나고 그게 그리운 거예요. 그래서 그때 닉네임을 동사원형으로 정했습니다. 지금 라틴어 실력이 매우 어중간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썩 즐겁지 않은 추억이네요. 


- 그럼 닉네임을 언제부터 사용하신 거예요?

2013년도쯤부터 쓴 거로 기억합니다. 그전엔 닉네임을 따로 정하지는 않고 매번 재밌어 보이는 것, 유행하는 단어 같은 것을 닉네임으로 사용했습니다. 1313이라던가, 빅바라던가…


Q. 역덕과 밀덕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 두 가지가 어떤 매력이 있어서 빠져들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소문은 그렇게 난 것으로 알지만, 사실 저는 아는 밀리터리 계의 선배님에게 혼날 정도로 발을 깊게 담구고 있지는 않습니다. 굳이 분류한다면 역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는 병기나 그런 거에 통달한 것이 아니라 병기가 가진 역사, 내러티브 쪽에 더 관심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1차 대전에 쓰였던 Mk.5 전차가 있다면 그 전차의 자세한 제원보다는 해당 전차가 어떤 전투에서, 몇년도부터 처음 쓰였다… 뭐 이런 것이요.


- 역사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나요?

제 종교관부터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 중에 종교인이신 분이 계시고, 지금도 성당에 다니시고 계시다보니 저도 비슷한 이념같은 것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유달리 사람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대체로 사람에 대한 역사입니다. 제가 살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잖아요. 많아봤자 천 명? 그리고 그 중에서 깊이 알 수 있는 사람은 한두 명정도고요. 그런데 역사에선 어떤 한 인물에 대해 집요하게 기록해있는 것들이 많아요. 역사를 접하다보면 그런 인물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게 되고, 매력을 느끼게 되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로마의 딸에 주인공인 카이사르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래는 카이사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였어요. 독재자고, 갈리아에서 대학살도 벌이면서 사람도 많이 죽였으니까요. 그런데도 제가 그 사람을 조사하게 됐는데, 그 사람이 어릴 때 자기 고모부되는 사람이 여러 친인척들을 몰살시켰는데도, 언제나 그 숙부를 따라 하고 싶은 야망 같은 게  보이거든요. 이를테면 싫어하던 부모님을 자식이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그런 서사같이 말이에요. 그런 점에서 아이러니하면서 인간적인 게 느껴지는 거예요. 또 이 카이사르라는 사람은 자기 친구가 자신을 배신해도, 볼멘소리는 할지언정 정작 끝에 가서는 용서를 하려고 하고요. 또 카이사르 자신이 믿던 사람인 브루투스에게 배신당하여 살해당하지만, 결국 또다른 친구인 마티우스가 자신을 주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매우 성대하게 추모해주고… 그런 인간적인 면, 스토리가 나타나요. 전 그게 사학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역사의 매력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니까요.


- 그럼 로마 이야기 말고 추천해줄 만 한 다른 역사 속 일화가 있나요?

이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것인데,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레우스의 일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정말 좋아해서 조금 편향될 수도 있을 정도로요. (웃음)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죽였지 않습니까? 정확힌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해서 앙갚음을 한 것이지요. 여기서 조금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아킬레우스는 그 이전에  10대 중후반부터 20살이 넘을 때까지, 약 10년을 전쟁을 수행하면서 회의감을 느껴요. "내가 여기까지 끌려와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건가?"하는 생각에서요. 실제로 아킬레우스는 그다지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할 명분이 없거든요. 그래서 전쟁에 불참하고 있던 아킬레우스를 보다못한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나갔다가 헥토르에게 죽는단 말이에요. 이에 아킬레우스는 분노가 너무 차올라서 바로 전장에 나가버리는데, 일리아드 표현에 따르면 문자 그대로 "학살"을 해요. 강의 신이랑도 싸워버릴 정도로 이성을 잃고 굉장한 분노를 보인단 말이죠. 결국 헥토르까지 죽이고요. 그렇게 까지했지만 아킬레우스의 내면에서는 분노가 안 사라져요. 트로이군을 학살하고 헥토르의 시체를 능욕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요. 하지만 이 사람한테 평안을 가져다 준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헥토르의 아버지였어요. 헥토르의 아버지인 프라이모스가 밤 중에 아킬레우스의 진영까지 보물을 들고 찾아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아킬레우스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아들을 내게 돌려 주시오."라고 한 거에요. 그러면서 프라이모스가 잇는 말이 " 나는 지금 그 누구도 견뎌내지 못한 고통을 견뎌냈소.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의 손의 입맞춤을 했단 말이오. " 라고요. 그 말을 듣자 아킬레우스가 놀랐어요. 제 기억엔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도 그 아버지를 생각했는지 그 말에 공감하고 심지어는 눈물까지 흘리며, 프라이모스에게 동정심을 보이고, 헥토르를 용서하고, 평안을 찾아요. 그러면서 그 누구보다도 트로이 사람을 증오했고, 학살까지 했던 아킬레우스가 휴전을 주도하고, 자신의 친구이자 애인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였던 헥토르의 시체도 돌려주죠. 그리고 이야기가 거기서 끝나는데 그게 일리아드가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라는 말이겠죠. 어떻게보면 굉장히 기독교적인 장면이기도 하죠. 용서하고 평안을 얻으니까요. 


- 동양사나 신화도 좋아하시나요?

제가 동양사 쪽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깊진 않습니다. 굳이 서양사를 더 좋아하는 이유를 꼽자면 묘하게 인간의 추한 면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또 중국이 진나라 때였나? 학자와 책을 묻어버린 적도 있어서 기록이 없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이유중 하나구요. 또 제가 서양사에서도 조금 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전 고대사를 더 좋아합니다. 고대사에서 사람을 죽이는 게 명예롭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살기 힘들던 중세까지도 그렇겠죠. 어쨌든 현대에서는 상상도하기 어려운 잔혹한 세상 속에서도 계속해서 인간성이 보이는 거예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자에게서 아들의 시체를 찾기 위해 몸소 달려간 아버지라던가, 목욕탕에 빠져 죽은 아들을 추모하는 어머니 같은 같은 얘기요. 제가 학문이 얕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동양사에선 상대적으로 그런 얘기를 찾기 힘들더라고요.


신화와 같은 것도 제가 좋아는하지만, 서양신화쪽을 선호합니다. 일단 근간이 헬레니즘이라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보니, 이 신이라는 것들이 굉장히 막장이고 인간적이어서 서양 신화쪽을 더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편식이 심하죠.


Q. 작가로 데뷔한 과정을 알 수 있을까요?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가 현재 재학중인 청강대학교 입시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것저것 만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취미로 그렸던 만화 중 하나가 로마의 딸 전신인 '로마 TS 만화'였죠. 이게 루리웹의 성향에 맞게 돼서 꽤 인기를 끌었고, 어쩌다보니 현재 레진코믹스의 PD님에게 연락을 받게 된 것이죠. 


- 전 처음에 FGO 같은식으로 인물의 이름만 따와서 그린 만화인 줄 알았는데 TS만 하고 역사를 알려주는 만화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인물만 TS로 바꾼 만화로 생각했는데 보니까 아니였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많았나요?

예. 그런 말 좀 들었습니다. 제가 이놈의 역덕의 피를 억누르지 못한 것 때문이겠죠. 실제로 옛날에 '로마 TS 만화'를 그릴 당시에는 그런 면이 없지않아 있었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동인 행사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곳에 주로 나가나요?

저 같은 경우, 그냥 지인들이 나가는 곳을 주로 나갑니다. 이를테면 서울 코믹월드라던가, 플래툰 컨벤션 같은 곳이요. 다만, 제가 딱히 동인행사 참가를 주력으로 삼지는 않는지라 그마저도 잘 참가를 안하게 되네요.


- 책도 가끔 내던데 그런 건 계획을 하고 어떤 행사에서 내야지 하고 내는 건가요?

아니요. 전 책은 거의 즉흥적으로 냅니다. 이번에 냈던 책도 사실상 별다른 홍보도 안하고 그냥 '아, 이런거 해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펜잡고 그리기 시작해서 2달쯤 뒤에 내버린 케이스구요. 그런 성향때문인지 저는 마이너스를 각오하고, 회지를 내는 편입니다. 제가 가진 지식을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으로요. 어찌보면 오만하고, 안이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로마군처럼 입어보자!

동사원형 작가가 냈던 "로마군처럼 입어보자!"


Q. 1부 후기에서 2부는 7월 말, 8월 초 라고 하셨는데.... 일부로 년도를 안 적으신 건가요? 언제 하실 건가요?

2부 같은 경우 제가 신변의 정리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변의 계약도 정리해야 하고 제 건강문제도 해결돼야 하고요. 제가 저번에 감전을 된 적이 있습니다. 조금 멍청한 얘기인데 반신욕 중에 휴대폰을 하고 있다가 목욕탕에 빠트려버렸거든요. 그런데 그 휴대폰이 정상이 아닌 휴대폰이라서 조금씩 방전을 내고 있던 물건이었는데, 마침 일을 터뜨려버린거죠. 결국 그래서 감전이 돼서 머리카락도 뒤집히고, 손발 끝의 모세혈관 같은 것이 터져서 멍도 크게나고…  해서 1년 정도 안 좋았습니다. 덕분에 원래 연재하려던 스케줄 자체가 크게 망가져버렸죠.

로마의 딸 2부 시작일

1부 후기에 로마의 딸 2부는 7월 말 8월 초에 한다고 되어있다.


- 보통 작가 건강문제라면 오래 앉아서 일을 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지거나 그런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네요.

네, 저도 정말로 상상도 못했어요. 보통 감전으로 작업을 못하게 되진않을거니까요. 그런데 체력에 대해서 말인데요. 저 같은 경우 연재할 때, 힘이 좀 들기는 했었지만 그건 다른 작가분들도 그렇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따로 뭐 다른걸 아예 다 접고 해버리니깐 일정상에 큰 문제는 안생기더라구요. 몸이 조금 더러워지고, 잠이 좀 부족해져서 연재 끝나자마자 한 이틀동안 거의 잠만 잔 것 정도였구요.


Q.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시나요?

예. 일단은 많이 보는 편에 속하지 않을까?하고 생각 합니다.

- 그럼 몇 권 정도 보세요?

한 달에 8~9권 정도 보고, 페르세우스, Jstor같은 디지털 아카이브 같은 곳에서 1차 사료 같은 것을 추가로 더 봐요. 기본적으로 디지털 본을 더 자주 읽는 편이겠네요.

- 그럼 보통 어떤 책을 보세요?

만화책이나, 만화 계론서 같은 것은 포함을 안 시킬게요. 그건 제 작업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니까 포함시키면 좀 그러니까요. 일단은 저는 역덕이니만큼 주로 역사 쪽 책을 많이 봅니다. 그것 말고는 고전 소설 책 같은 것도 많이 봅니다. 또 영화의 원작이 된 물건들도 많이 보고요. 영화 원작서 같은 경우 영화에서 풀지 못한 설정도 볼 수 있고 영화의 2시간이란 짧은 시간 속에서 이 많은 내용을 어떻게 풀어냈는지도 볼 수 있죠. 제가 만화를 그릴 때 도움은 되더라구요. 이외에 따로 교양서를 본다면 애완견과 관련된 교양서를 봅니다.

- 개 키우세요?

예, 굉장히 귀여워요. 천사같아요.

- 어떤 개 키우세요?

실키 테리어라고 사촌이 키우던 개인데, 그 사람이 사정이 안 돼서 제가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원래 저희집 개였는지 지금은 아주 적응 잘해서, 저희만 보고 살고 있어요. 너무 귀여워요.

실키 테리어

동사원형 작가가 키우고 있는 실키 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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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심층 인터뷰


Q. 1부만 보게 되더라도 참고 문헌이 80권가량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들을 다 읽어보고 적으신 건가요??

예. 다 읽어봤습니다. 그것을 다 보고 어느정도 극에 맞춰서 취합을 하는 거기 때문에 어디서 적절히 가져올지 꼼꼼히 읽어봐야죠. 또 추천해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도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다 읽지 않았으면 노트(참고문헌 목록)에 실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추천도 많이 받으시나요?

예. 당연히 많이 받습니다! 특히나 후기에 보면 thwmunba라는 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제게 참고할만한 문헌들, 어떤 인물의 특이사항들을 참고하는 데에 굉장히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우신 분이죠. 이외에도 뭐 터미베어라는 분이라던가,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시고 도와주셨습니다.

twwmunba님

- 그럼 연재하기 전에 책을 다 봐놓고 하신 거에요? 아니면 연재 중에 계속 책을 보신 건가요?

일단은 제일 첫 화를  보면 참고 문헌이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굉장히 참고문헌의 양이 많은데, 그것들이 다 봐두고 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몇십 권을 읽기는 했지만, 해당 에피소드에는 별 영향을 안끼쳐서 기재를 안 했습니다. 그 뒤에 나오는 것들은 계속 읽으면서 연재를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연재하기 전에도 다 봐두고, 하면서도 계속해서 추가로 읽고 있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그럼 연재 과정에 책 읽는 시간이 많이 있었겠네요.

예. 그래서 아까 그렇게 작업할 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많이 안 된다고 했던 것입니다. 책 읽을 여유도 있는데 작업하는 데에 부담이 있다고 하면 다른 작가분들에게 큰 실례가 되죠. 물론 그 덕분에 제 원고료가 책으로.....

- 원서도 많고하니 가격이.. 그럼 영어도 직접 다 해석해서 보시는 거겠네요.

예. 영어는 당연히 해야죠. 이런 원서를 찾는 사람이 영어같은 외국어를 못한다고 한다면, 저는 조금 고개를 갸웃할 것 같습니다. 엄연히 서양사를 다루는 사람이 영어 원문을 직접 보지 못한다면 타인의 해석과 번역에 의존해야하고, 필연적으로 시야가 좁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그럼 덕질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셨나요?

아, 그건 아니고 원래부터 영어나 외국어가 특기였습니다. 어릴 때 뭐, 영어말하기 대회(?)같은 것에서 상도 많이 받아봤었고, 해외연수도 갔다오고 그랬었으니까요.


Q. 로마의 딸을 보면 주요 인물은 모두 여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계관에서 여성이 뛰어나다는 설정이 있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런 인물들이나 귀족들만 TS로 하신 건가요?

일단 제가 그것에 대해서 위의 Thwmunba님과 함께 따로 설정을 짜뒀지만, 실제 작중에서는 좀 무작위적으로 적용을 받은 느낌이 있고, 극이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따로 그런 설정을 설명할 시간도 없으니 그냥 작품에 실지를 않았습니다. 일단 설정상으로 로마가 모계 사회였다는 부분을 통해서 설정을 짰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귀족들은 여성들이 많고 남성들 아주 가끔 나옵게 되는거죠. 앞서 말했듯이, 극이 너무 늘어질 것 같아서 따로 설정은 풀지 않았지만 나중에 설정을 자세하게 풀 계획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건 2부를 기다려주세요!


- 그래서 언제 7~8월인 거죠? (웃음)

갸아아아악


Q. 큰 스토리는 실제 로마 역사 따라 진행되는 것 같은데, 그게 맞나요?

예. 일단 큰 줄기는 그렇게 될 겁니다. 하지만 보통 사극의 스토리라는 것 자체가 큰 스토리는 따라가지만 작게 스토리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거든요. 이를테면 술라라는 애는 마르우스랑 앙숙이였는데 둘을 애증이 섞인,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만들었고요. 카이사르 같은 경우 사료에서 마티우스와의 관계가 어떻게되는지, 세부사항이 아예 나오지를 않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엮어버린 것이죠. 이런 역사의 공백을 이용한 각색을 한 거죠.


- 그럼 로마 역사를 알면 결말을 알 수 있는 거죠?

음, 네. 하지만 사학은 결말을 안다고해서 끝나는게 아니듯이, 그 중간단계에서 독자를 흥미롭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그래야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사극으로서 기능하니까요.


Q. 1부 후기에도 관계가 복잡하다고 적으셨어요. 혹시 인물들에 대해서 그림으로 관계를 표현 해주실 수 있나요?

예. 가능하죠.

로마 왕 관계도 / 로마의 딸

로마의 딸 - 관계도 / 작가님이 작품의 이해를 위해 직접 그려주셨습니다.


Q. 2부 스토리는 1부 다음 이야기가 바로 나오는 건가요? 아니면 시간을 뛰어넘어서 성작을 한 카이사르가 나오나요?

우선 바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런데 중간에 시간을 뛰어넘는 시기가 있긴 할 겁니다. 아마 카이사르의 일생을 아시는 분들은 그게 어느 시점이신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을합니다. 당연하게도 그에 대한 정당한 사유도 있겠구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카이사르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카이사르

어린 카이사르

작중 등장하는 카이사르의 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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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or No 인터뷰


Q. 다시 태어나더라도 작가를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Yes. 일단 제가 이 성격으로 태어난다는 전제 하인데, 저는 인간애적, 아니, 인류애적으로 역사를 좋아하지만, 사학으로는 굳이 가고 싶지 않습니다. 사학은 어쩔 수 없이 닫혀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역사 만화라고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백색왜성마냥 역사만화라는 장르도 느리게 죽어가고 있고요. 그럼에도 글로써, 딱딱하게 역사를 알리는 것보다 제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알려주는 것을 더 선호하거든요. 이런 생각은 제가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이 두 가지 책을 보고 더욱 확신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만화가가 되기로 확실히 결정하기도 했구요.

- 그럼 그전엔 어떤 꿈이 있었나요?

일단 중학교 2학년부터 그림을 그리기는 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만화가의 꿈을 완전히 접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학자나 문헌 기록 관리자, 도서관 사서 같은 것을 할 생각이였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이놈의 만화라는 수렁탕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 왜 수렁탕이라고 부르나요?

그건 연재하시는 작가들께 여쭤보면 더 잘 아실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저만 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조금 너무 닫힌 느낌이 들수도 있거든요.


Q. 역사 만화 말고 다른 만화로 해보고 싶은 주제나 장르가 있나요?

Yes. 성인 만화를 해보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요.


- 포도사태님이랑 얘기가 오간 적 있다고 들었는데, 그럼 포도사태님이랑 하면 되겠네요.

KILL ME. 


그런데 뭐 딱히, 포도사태님과의 성인 만화말고도, 판타지 만화를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판타지 만화 같은 경우 폴빠님이랑 얘기를 한 적도 있고요. 아무래도 역사 만화를 하다 보면 뭔가 작가로서의 성장판이 닫히는 느낌이 많이 들더라구요.


- 역사 기본 스토리 안에서 이야기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인가요?

엄밀히 말하면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죠. '나는 완전한 창작이 아니라 역사로 기반이 있는 것뿐이며 완전한 창작은 그리지 못하는 반쪽짜리 작가'라는 열등감이 있어서요. 아무리 제가 역사를 좋아하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Q. 역사를 주로 그리는 학습만화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Yes. 하지만 그 학습만화를 그리면서 앞서 설명한 제 열등감이 더욱 강해져서 저를 집어삼키겠죠. 그닥 달갑진 않은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그런 역사 학습만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앞에서 그렇게 말했긴 했지만 사실 굉장히 좋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가 고증 오류가 많다고 하더라도 좋게 바라봅니다. 그런 종류의 만화에서 고증을 세세하게 찾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요. 저도 최근에 나온 그런 역사 학습만화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지 사람들이 역사를 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해결책을 끊임없이 찾고있습니다.


- 그럼 고증보다 만화로 인해 역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으므로 좋게 본다는 것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딱 그런 것입니다. 

통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크게 훑어보고 그중에 흥미로운 것을 찾아서, 다른 서적을 통해 세세히 보는 과정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흥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만화가를 아예 확정지은 것이기도 하구요.


Q. 코스프레로 보이는 사진이 올라오는 사진이 있던데 코스프레가 취미인가요?

Yes. 정확히 말하면 리인액트먼트입니다. 고대 병장구들을 실제로 갖춰 입어서 병사들에 이입하고 저희들끼리 굉장히 아마추어적인 연구를 합니다. 병사들이 어떻게 싸우는가를 저희끼리 대련도 하고, 영상도 찍어서 분석하는 것이죠. 물론 갑옷을 자랑하고, 보여주기 위해 코스프레 행사에도 나가긴하지만요. 이러다보니 무기를 들고 다니면 책임을 져야 하니까 다치지 않게 하는 법 같은 것도 연구하기도 해요. 상당히 위험성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대 병장구 리인액트먼트

고대 병장구를 입고 리인액트먼트 하는 모습


- 요즘 서코에서 칼 같은 것은 휴대 못 하고, 다른 축제도 일 년에 몇 번 없어서 아쉬울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시나요?

장소가 없으면 만드는 것이 로마인들의 정신인지, 저희도 장소를 만들거나 공원의 숲에서 허가를 받고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은 보여도 좀 익숙한 광경은 잘 안나오게 되죠. 또 애초에 코스프레가 본 목적도 아니다보니 잘 참가안하는 것도 있구요. 그래서그런지 그렇게 아쉽진 않더라구요(웃음).

- 숲속에서 한다면 최근에 개봉한 여중생 A 에서 숲속에서 활 쏘고 하는 그런 느낌이 날 것 같아요.

여중생 A

여중생 A 예고편 장면

정확히 그런 짓을 실제로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재밌습니다. 서바이벌과 다른 느낌으로 손맛? 같은 것도 있습니다. 또 갑옷을 입으면 뭔가 굉장히 강해지고, 엄마 뱃속에 들어온 듯한 안전한 느낌도 들고요.

- 코스프레용이 아니라 진짜 갑옷이라면 무게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 것 같은데, 혹시 그걸 위해 운동을 따로 하시나요?

예. 그것때문에 저는 헬스를 따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라서 그렇겐 안 보이는데 체지방율이 적어요. 또 헬스 외에, 갑옷을 입고 있다보면 그냥 그 무게 자체에 근육이 스스로 강해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제가 용인에 사는데 그 갑옷들을 들고 서울로 오는 것만 해도 힘드니, 강제로 근육을 써야하니까요.

- 그럼 그 갑옷은 어떻게 구하나요?

저 같은 경우 국내에는 공방이 없어서 주로 폴란드 쪽 로마 재현가들을 위한 공방에서 주문합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갑옷값보다 배송비가 더 많이 나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번에 제가 방패를 하나 시킨 적이 있습니다. 방패 가격은 1,300~1,400 폴란드 즈워티 였는데, 배송비가 2,600 폴란드 즈워티가 나와버린거죠. 거기다 관세도 나왔습니다. 아주 욕이 튀어나올 정도로 많은 돈을 내버렸던 것입니다.

  • 대련 움짤
  • 대련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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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 대한 인터뷰


Q. 어시스트와 작업을 할 때 어떻게 하면 어시스트한테 도움이 될까요? 팁이 있으면 그런 것을 나눌 수 없어서 혼자 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 어시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나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마의 딸을 예시로 들면 로마의 딸을 그릴 때 어시가 딱 한 명이 계셨어요. 그분은 기존에 미니어처를 채색하는 분 이였는데, 그분들이 어떻게 미니어처 채색을 하냐면 정해진 색을 칠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레이어별로 어떤 색을 칠해도 그 색만 칠해지게 설정을 해요. 미니어처의 물감처럼요. 물론 엑스트라 병사는 병사 별로 따로 칠해줘야해서 그 분의 실력에 맡겼지만요. 어쨋든 그런 식으로 딱 지정해서 캐릭터별로 레이어를 만들어둬요. 그럼 실수도 하지않고 익숙한 방식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효율도 좋아져요.

어시스트와 작업하는 팁, 레이어 색 지정

레이어 지정 및 분할

- 그림 퀄리티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겠네요.

예. 나중에는 아예 제가 기대한 퀄리티를 넘어서 훨씬 더 잘해주시더라고요. 어떻게 원래 갑옷에 대해 박식하신건지, 아니면 연재를 하면서 찾아보신건진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상대를 파악하고 작업을 하면,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최소한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기발하게 상대한테 작업을 줄 것인지, 어시에 대한 파악력이 중요한거죠. 어쩌면 그 사람의 그림실력을 보는 것보다 그 쪽이 더 실제 원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봐요.


- 사람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거네요.

예. 사실 어시스턴트 분들에게 돈도 적게 줘서 미안해 죽겠는데, 그렇게 이해도 안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너무 파렴치한거같지 않나요?


- 그럼 어시와 일할 때 알아가는 과정은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예전에 제가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어시스트를 부탁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상으론 어시스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작업하고를 파악하는데 최소한 2~3주는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샘플 만들어서 서로 작업하고 컴펌받고 상의하는데 1주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2주 정도 걸립니다. 이런 게 어시에 대해서 알아가는 가장 본적인 과정입니다. 

물론 저같은 경우는 이 어시분과는 미리 알던 사이였고, 다른 작가분들도 알고 있던 사람들도 그럴 거에요. 그래서 이런 노력을 안 해더라도 크게 문제는 발생을 안 할 거에요. 하지만 알았던 사람이라도 몰랐던 부분이 있어서 작업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어요. 


- 제가 알기론 문화생 생활을 한 적이 있어서 이런 걸 만들어야 겠다고 들었는데 그 부분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화가를 하기 위해서 학교를 자퇴 했었습니다. 이때 어떤 만화가의 문화생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문화생이 시스템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였거든요. 문화생은 효과 그리는 자선맨, 배경을 그리는 배경맨, 엑스트라를 그리는 인물맨이 같은 것이 있습니다. 제가 자선맨을 하다가 배경맨까지 했었어요. 문화생 생활 때 지금 어시랑 비교해도 박봉이었고, 가끔 월급도 때어 먹힐 때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말할 것은 많지만,워낙 여러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그 때  만화에 대한 모든 희망을 접고 다시 학교를 복학했던 것이죠. 그런 경험이 있고, 지금 다시 만화가가 되었을 때, 그때 생각이 나서 이런 걸 잘 만들어서 최소한의 배려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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