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고교생활기록부', 김성모 작가 인터뷰 (2/2)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46
[NEW 고교생활기록부]
김성모 작가 | 네이버
- 차기작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언급하신다면
차기작 역시 데일리고요. 캐릭터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딱 보면 김성모 작품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완전 양아치 극화입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정도에서 벗어난 그런 학생들의 이야기거든요. 그 캐릭터가 공개되면 꽤 센세이션할 거예요. 물론 근성은 있습니다. 다만 캐릭터가 완전히 다른 거죠. 캐릭터 이름도 강건마가 아닙니다.
참고로 차기작을 비롯해서 앞으로 저희 화실에서 제작하는 모든 작품을 데일리로 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보다 더 전투적이고 보다 큰 열정을 가지고 작품을 하는 것이 김성모라는 작가가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요즘 신인 작가들이 등장하면서 감각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많이 밀린다는 위기감이 들어요. 이걸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이 못하는 특별한 포지션을 잡아야 되는 거죠.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보다 많은 내용을 데일리로 연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에 독자들이 봤을 때 결코 옛날 만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그러면 요즘 작가들의 웹툰도 보시는 건가요?
예전에는 그림적으로 약하다는 생각에 별로 안 봤는데요. 막상 부딪혀 보니까, 맞서 보니까 벽이더군요. 차이가 있어요. 기성작가들이 그걸 알아야 합니다. '야, 이게 뭐냐? 이게 그림이냐?' 하고 탓할 게 아니라요. 직접 부딪혀 보면 그들의 감각과 그들의 스토리, 이런 것들을 이겨내기가 힘듭니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기성 작가에게 없는 장점이 반드시 있습니다. 신선하고, 세련됩니다. 그림 측면에서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독자와의 소통이 훨씬 원활하죠. 기성작가들이 이걸 알아야 되는데, 기존에 해왔던 것만 생각하느라 뚫고 들어오기가 쉽지가 않은 겁니다.
- 기성작가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지금 보면 기성작가들이 감각적으로 많이 부족합니다. 일단은 후배작가들을 인정을 해야 됩니다. 그래야 발전이 있는데 먼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힘들죠. 기성작가들이 오랫동안 창작하다 보니 후배를 동등한 작가로서 인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제 정도의 나이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거죠. 요즘에는 그림을 잘 그린다고 작품이 좋은 게 아니에요. 독자들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극화 작가잖아요. 그러니까 극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독자와 더 빠르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액션을 그린다고 가정해도 제가 그리는 그림들이 더 실사에 가깝고, 더 통쾌합니다. 요즘 작가들은 그게 어렵겠죠. 그런 강점들을 생각을 하면서 요즘 후배 작가들의 강점을 인정하고 배워야 합니다. 원래 평생 배우다 죽는 거예요. 배우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죠.
무술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무술들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고증이 반영된 건가요?
어떤 식으로 싸워나가는지는 다 자료가 있습니다. 칼리 아르니스, 브라질리언 주짓수, 또 크라브 마가.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이런 무술들을 어떤 동작으로 싸우는가 그걸 학생들에게 대입을 시킨 거죠. 다만 만화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고요. 참고로 고교생활기록부의 강건마는 제 작품 최초로 먼치킨입니다. 근성이 아니라 강자로서 모든 살인기술과 전투기술을 익힌 먼치킨입니다. 강함을 근거로 정의를 위해 싸워나가는 그런 캐릭터죠.
고교생활기록부의 장르는 계속 학원물인가요?
지금은 학원물이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나중에 사회적으로도 가고, 다른 성인 액션으로도 가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추가될 거예요. 예를 들어 강건마 아버지가 비밀을 품고 있는 캐릭터잖아요. 더 사회적으로 뻗어나가면서, 사회 부조리를 해결하는 그런 식으로도 진행이 될 겁니다. 고교생활기록부를 시즌제로 이어갈 예정이에요. 1시즌에서 고교생활의 정의를 이루었다면 2시즌에서는 사회로 나가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될 겁니다.
작업에 대한 인터뷰
사진의 노출 문제로 원고지가 하얗게 떠버렸다
작가님의 화실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일단 저희 화실의 규모는 탄력적이에요. 현재 출근하는 사람은 5명인 정도인데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20명 그 정도 돼요. 이게 더 불 수도 있고 줄 수도 있어요.
우리 화실의 멤버 개개인은 일반 문하생 개념이 아니에요. 거의 작가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고. 억대 연봉도 몇 명 있어요. 제 그림을 도와준다고 해서 배우는 입장이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같이 한 친구죠. 작품을 서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의견도 주고받고 있어요. 물론 제 작품이다 보니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긴 하지만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작업 과정의 순서는 어떻게 되죠?
먼저 제가 기획을 하고, 스토리 콘티와 캐릭터 작업을 합니다. 그걸 가지고 화실 직원들이 데생 작업을 하고, 다음에 얼굴, 몸 펜 작업이 들어가고, 배경 스케치업, 칼라가 들어가고, 스크롤 작업하는 순서입니다. 이러한 작업 하나하나가 정해진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마스크맨, 터치맨, 배경 스케치업, 칼라 담당. 이런 식으로 모두 분업화가 되어있죠.
이런 게 있어요. 예전에 제가 한 달에 20권 정도를 냈어요. 이걸 요즘 웹툰으로 따지면 5권이 1년 치에요. 한 달에 4년 치를 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엄청난 생산력을 갖춘 화실이에요. 아마 지금은 이해하기가 힘들 겁니다. 상당히 특별한 팀이었죠.
화실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장비는 어떤 게 있나요?
태블릿을 사용하다가 모두 없애버렸어요. 스크롤 작업을 할 때만 사용하는 거로 바꿨습니다. 다음에 화실 직원을 뽑으면 처음부터 아날로그식으로 가르치려고 합니다.
작업 과정 변경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희는 전천후가 가능합니다. 예전에 태블릿으로 바뀔 때도 금방 적응했죠. 원래도 아날로그로 하던 경험이 많은 팀이라 크게 무리가 없는 셈이죠.
Yes or No 인터뷰
Q. 최근에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Yes. 체력이 엄청나게 떨어져서 복싱, 헬스도 하고 영양제를 먹는 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만화라는 게 결국은 체력 싸움입니다.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고 어떤 선생님이 말씀하셨는데 정말 맞는 얘기입니다.
Q. 밤샘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다.
No. 밤샘 작업은 거의 못 합니다. 다들 나이가 들어서 체력이 부족해요. 아침에 일찍 와서 바짝 집중해서 작업을 하죠. 아마 지금 새벽 2시까지 작업하는 직원도 없을 거예요.
그리고 이제 노안이 와서, 오래 일하다 보면 눈이 침침해서 작업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Q. 솔직히 내 만화가 제일 재미있다.
Yes. 저는 만화 자체로 붙으면 그 어떤 작가한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요. 이게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감의 문제에요.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야 된다는 의미이지 진짜로 제 작품이 제일 재밌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Q. 다시 태어나도 만화가를 할 것이다.
No. 다른 거 할 거예요. 만화는 이번 생에 한 거로 만족을 하고. 다음 생에는 좀 더 활동적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싶어요.
Q. 10년 후에도 만화를 그리고 있을 것이다.
Yes. 10년이면 60살인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신이 살아있고, 또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이 저의 근성에 불을 지펴준 것 같아요. 조금 나태해져 있었는데, 다시 도전해 보자는 그런 불같은 정열이 솟구친 것 같아요. 10년 후에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볼 수 없는 김성모작가의 페이스북
Q. 인터넷에서 작품에 대한 평가나 여론을 찾아본다.
Yes. 많이 찾아보죠. 일단 연재하는 플랫폼에서도 보고. 즉각즉각 순위나 과금이 나오니까. 또 인터넷이나 이런 곳에서 항상 정보 수집을 하고 있죠.
SNS는 이번에 끊었어요. 현재로서는 다시 할 계획이 없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 근황이나 작품 홍보 같은 걸 하려고 했는데, 이번 사건 당시 하루 만에 천 명이 몰려왔어요. 너무너무 무섭더라고요. SNS는 그만두고 작품에 전념하자(웃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끝맺는 인터뷰
단행본이나 영상화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네. 일단 분량이 된다면요. 거의 1달에 1권이 나오니까 생각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출판사는 언제든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드라마나 영화도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최근에 재밌게 본 웹툰이나 영상 매체는 무엇인가요?
영화는 독전을 재밌게 봤어요. 완전히 제 스타일이었고. 웹툰 쪽으로는 '외모지상주의'를 재밌게 봤고요. 박태준 작가를 만나면서 특별히 얘기를 한 건 아니지만, 알게 모르게 젊은 감각 같은 걸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근데 일 터지고 나니까 선배로서 볼 낯이 없죠(웃음).
마지막으로 이미 고교생활기록부를 보셨거나 앞으로 볼 예정인 독자님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신다면?
NEW 고교생활기록부는 김성모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독자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데일리로 나가는 작품입니다.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발돋움하는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