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의 저택' 녹음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50
[도라의 저택]
녹음 작가 | 봄툰
[근황토크]
Q. 작가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봄툰에서 도라의 저택을 연재하고 있는 녹음이라고 합니다~
Q.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낙서를 했던 것 같네요.
세일러문이나 웨딩피치를 따라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카드캡터 체리로 심화반을 거쳤죠. (어느 세대인지 추측 가능)
Q. 필명이 ‘녹음’에 블로그 명이 ‘녹색 그림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필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셨나요?
그냥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정했습니다.
약간 있어 보이기도 하고...? 입에 붙는 느낌도 좋아서 결정했을 뿐 큰 의미는 없습니다.
Q. 작가님의 작업 스케줄이 궁금합니다.
시즌1 때는 주간연재로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열흘 연재로 바꿨습니다. 제가 손이 느려서 소화를 못 하겠더라구요.
작업은 2~3일간 콘티+뎃생을 하고 4일간 터치하고 이틀간 채색과 편집을 합니다.
Q. 어떤 장비와 프로그램를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장비는 시즌1 때는 인튜어스 3, 시즌 2 때는 모바일 스튜디오를 장만해서 터치만 하고 채색 편집은 인튜 3로 했었는데 화면이 13인치로 작다 보니 모니터로 크게 볼 때는 선이 두껍고 예쁘지 않아 시즌 3에는 다시 인튜3로 작업하고 외출 시에만 모바일 스튜디오를 가지고 갑니다. 그리고 부수적인 장비로는 모바일 스튜디오와 본체의 작업 파일을 복붙하기 편하도록 플로우 기능이 있는 로지텍m590 마우스를 써요. 기능에 비해 가격이 착하지요.
Q. 작업하다 쉬실 때 하는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쇼핑이요. 연재하다 보면 쉽고 간편하게 스트레스 푸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반성 중입니다. 운동도 좀 하고 자기 개발이 필요한데...
Q. 최근 가장 재밌게 본 웹툰이 있으신가요?
네이버 민송아 작가님의 “나노리스트”와 김용키 작가님의 “타인은 지옥이다”
[작품토크]
Q. 도라의 저택은 연재 전에 어느 정도의 준비 기간이 있으셨나요?
시나리오는 천천히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완결을 생각해 두지 않은 채 무작정 원고를 작업해서 도전 만화에 올렸었습니다. 그 뒤로 스토리를 제대로 써보려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준비했는데 그렇게 한 것이 대략 2년 정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Q. 도라의 저택 소재와 콘셉트는 어떻게 정하게 되신 건가요?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도라라는 캐릭터는 아담스 패밀리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우연히 본 장면이 무의식 속에 남은 것 같아요.
소재는 원래 도라의 저택 초기 설정이 소외 받는 소녀가 자라 복수하는 스릴러였는데 계속 다듬다 보니 스토리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복수보다는 콤플렉스를 이기고 성장하는 방향으로요. 최고의 복수는 성공 혹은 자기 갈 길 가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니까요.
Q. 도라의 저택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1920년대부터 40년대 초 2차 대전까지의 영국을 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Q. ‘도라의 저택’이라는 제목이 갖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일차적으로 집이라는 곳은 “안식처나 돌아갈 수 있는 곳. 둥지, 울타리” 이런 의미이지요. 울타리(안전망)가 없으니 고아 소녀 도라는 어릴 적부터 아이가 감당하기엔 아프고 위험한 일들에 노출되고 보호받지도 못합니다.
심적인 의미로는 가족(엄마). 사랑 이런 의미입니다. 집. 가족. 사랑... 전부 고아 소녀인 도라가 갖지 못한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도라는 더더욱 결핍된 욕망을 채우고자 자신을 가족이라 말하며 가짜 애정을 주는 숙모 “그레이스”에게 복종하다시피 합니다. 도라가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가족의 구성원으로써 자신의 의무와 그레이스의 애정을 향한 집착이지요.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이기 때문에 더더욱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것들입니다.
Q. 도라의 저택은 심리묘사가 뛰어난 거 같아요. 인물의 심리를 어떻게 상상하시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시나요?
소재나 캐릭터, 캐릭터들의 관계는 경험에서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갑과 을의 관계인데 회사나 아르바이트 뿐 아니라 친구나 가족에게서도 있을 수 있는 갑과 을의 관계를 참고하였습니다. 특히 가족에게서 자존감 후려치기 당하며 차별이나 언어폭력을 당하는 인터넷 썰들을 보며 참고하기도 했고 제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부 인간관계에 대한 제 경험도 있고요. 인터넷에도 있는 그런 글을 보니 저뿐 아니라 이런 애정으로 묶여진 갑을관계를 겪은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회사나 공적인 관계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죠. 애정으로 묶이지 않아도 자신이 후려치기 당하거나 내가 했던 일에 대해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경우. 누구나 갑을관계로 자존감이 깎이는 일을 겪어보았을 텐데요. 그런 경우를 생각하면서 심리를 묘사했습니다.
도라와 그레이스는 애정으로 묶인 관계이기 때문에 그레이스라는 캐릭터는 “완전한 악당” 이라기보다 착한걸까 나쁜걸까 헷갈리게 만드는 '얌체'같은 캐릭터로 구성을 해보았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엄마 역할을 하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도록요. 그레이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모순점이 많지요. 가족을 사랑한다고 집착하면서도 돌보지 않고,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하지만 약자를 낮추어보며, 동화 삽화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속물적이죠. 하지만 자신의 모순을 모른 채 자신을 위선이 아닌 선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모순적인 심리묘사를 위해 행동과 다른 가식적인 느낌으로 대사를 썼습니다.
도라 같은 경우는 도도하고 매력적인 페이스와 대조되는 수줍음 많은 성격을 넣으면 더 매력이 부가될 것 같아 넣었고요. 관계도에 따라서 자존감이 낮고 애정 결핍증이 있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남에게 후려치기 당해도 무기력하고 상대방에게도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 수긍하면서 작은 애정이라도 던져주면 무척 기뻐하며 충성하는, 언어폭력을 당하는 것에 익숙하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호구의 심리로 묘사했습니다.
잭은 삐뚤어졌지만 못나지 않은 느낌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삐딱한 심성을 가졌지만 멋진 남주인공으로 그려야 해서 매우 고난도의 캐릭터입니다.
브라운은 도라의 자존감을 올려주는 사랑꾼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Q. 도라의 그레이스 부인을 향한 감정, 잭의 도라를 향한 감정, 그레이스 부인의 태도 등 인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이 모순되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거 같아요. 캐릭터 설정에 공을 많이 들였을 거 같은데 캐릭터를 설정하실 때 어느 캐릭터를 만드는데 가장 쉬웠고, 어느 캐릭터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려우셨나요?
가장 쉬운 캐릭터는 그레이스이고 어려운 캐릭터는 잭입니다.
그레이스는 주변에 흔히 있는 얄미운 상에 조금 과장을 덧댄 것이라 만들기 편하면서도 창작물에는 흔치 않은 인물이라 신선함을 느끼면서 그려가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잭은 하는 행동은 못되었는데 주인공다운 무게감과 멋짐을 가져야 하는 모순점을 지녔기 때문에... 나쁜 남자를 그리는 것이 저한테는 어려운 일어더라고요. 또 애증의 감정에 제가 많이 이해하지는 못해서 어려웠습니다.
Q. 그렇다면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역시 도라겠지요. 정말 저에게는 딸 같은 느낌이고 가장 감정 이입을 많이 하게 되는 캐릭터이며 그리면서도 행복하길 바라게 되는 캐릭터이니까요.
다른 의미로 애착이 가는 인물은 그레이스입니다. 만들면서 갑과 을로 묶인 인간 관계에 대해 풍자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블랙코미디를 하는 통쾌함과 짜릿함에 애착이 가는 인물입니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기도 하고요.
Q. 도라와 잭이 갖고 있는 애정결핍은 해소될 수 있는 갈등일까요?
히힛. 그러길 바라 봅니다. 쉽지 않겠지요 :)
Q. 아직은 도라와 잭이 정신적인 굴레를 벗어던지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진 못한 거 같아요. 도라와 잭은 앞으로 성장하게 되나요?
그런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그린 만화이긴 하나 독자분들이 만족할만한 결과인지는 모르겠네요.
Q. 1부는 인물들의 유년기, 2부는 어른이 된 인물들의 모습과 브라운의 등장했고 3부에서는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실 거 같아요. 이야기는 몇 부쯤 마무리될까요?
4부에서 마무리 됩니다. 3, 4부는 20화 초중반 정도로 끊어갈 것 같네요.
[다른 이야기]
Q. 봄툰에는 어떻게 연재하게 되셨나요?
네이버 도전 만화에 올려서 봄툰에서 연락 오게 되었어요. 하지만 스토리가 완결까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탓에 계약은 못했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스토리를 준비했습니다. 틈틈이 PD님께서 연락해주시고 안부 물어주셔서 도라의 저택 연재 전에 단편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PD님 덕에 좋은 연습 기회를 거치고 준비 뒤에 도라의 저택도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Q. 담당 PD님과는 어떤 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으시나요? 함께 토론해서 작품을 진행하시는 편인지, 조언을 받으시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PD님께서 회의한 내용을 피드백해 주시면 거기에서 공감되는 부분이나 심의에 걸리는 부분은 수정하고 대수정이 될 것 같은 부분이나 생각해둔 스토리 전개랑 거리가 있는 부분은 수정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립니다. 아무래도 고쳐서 내용 전개가 힘들어지면 수정하기도 힘들고 오래 걸리고 앞 내용과 뒷 내용의 괴리감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Q. 봄툰이라는 플랫폼이어서 표현할 수 있었던 ‘도라의 저택’ 이야기는 뭐가 있을까요?
도라와 잭과 브라운의 치명치명한 삼각관계!
[VS]
Q. 작가님 개인 취향만 놓고 보자면 잭 VS 브라운
브라운
Q. 현대물 vs 시대물
취향은 시대물 그리기 덜 힘든 것은 현대물^^;
Q. 빨간옷 VS 파란옷
파란옷
[YES or NO]
Q. 도라의 저택은 처음 계획한 대로 진행 중이다.
yes
Q. 도라는 앞으로도 친구가 없다.
no
Q. 나도 가끔은 도라가 불쌍하다.
no 항상 불쌍..
Q. 공감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
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