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후드' 미애 작가 인터뷰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55
[어글리후드]
미애 작가 | 네이버

2017년은 네이버 웹툰에게 의미 깊은 해이다. 대학만화 최강자전에서 네이버 최강자전으로 명칭을 바꿨으며, 최강자전 32강 진출작 중에 의문의 사고(?)로 기권 처리가 된 작품도 있었다. 본인을 '대형신인작가'라고 소개했던 해당 작품의 도전자는, 마감 1시간 전 작업 도중에 발생한 프로그램 오류로 32강에서 탈락하게 됐다. 2017년 네이버 최강자전에 혜성 같이 등장한 패기 넘치는 도전자는,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어글리후드'를 연재하며 별점 1위를 기록하는 진짜 '대형신인작가'로 거듭나고 있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는 것만 같다는 미애 작가를 만나봤다.
▲ 네이버 웹툰 '어글리후드' 미애 작가
[몸풀기 토크]
Q. 안녕하세요 대형신인작가님.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네이버 웹툰에서 '어글리후드'를 연재 중인 24살 미애 작가라고 합니다.
Q. 데뷔 이전부터 스스로를 ‘대형신인작가’라고 부르고 계신데요. 작가님 SNS를 보면 팬분들이 대신작(대형신인작가의 준말)이라고 부를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어요. 스스로를 대형신인작가라고 소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지 예상은 못했는데 많은 팬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인기 있을 것 같은 작가의 말을 고민하다가 대형신인작가를 떠올리게 됐어요.
Q. 작가님 SNS에서 초등학생 때나 대학생 시절 그리신 만화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당시 그리신 만화를 현재 작가님이 셀프 평가하신다면?
지금보다 잘 그리는 것 같아요(웃음). 초등학교 때 그렸던 만화를 지금 다시 보면 개그 코드가 너무 웃긴 거예요. 옛날에 봤을 때는 안 웃겼던 거 같은데 지금 보니까 색다르게 웃기더라고요.
Q. 예전에 그리신 만화가 지금 작품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시나요?
대학생때 그렸던 만화를 보면 완전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대사였어요. 하지만 만화를 그리려면 만화에 맞는 대사를 생각해야 되는데, 이전에 그린 만화를 보니까 그런 감각이 돌아오더라고요. 개그감각?
Q. 어릴 때부터 만화를 그리셨는데, 본격적으로 웹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공예를 전공해서 디자이너가 되려고 했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 웹툰을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있었어요. 나중에 다 은퇴하고 나면 웹툰을 그려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당 학기에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죠. 결국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디자이너가 안 맞는 것 같다, 웹툰 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하셨어요.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웹툰 작가가 되는 길을 알아봤어요.
Q. 네이버에서 작가님을 검색해보니 웹툰 학원 ‘와이랩 아카데미’ 수강생이었다고 나오더라고요. 작가님의 데뷔 준비 과정이 궁금합니다.
웹툰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다가 '만화 학원을 다녀보자' 생각하고 찾아갔어요. 10달 동안 배우면서 네이버 최강자전을 준비하고, 최강자전에서 떨어지고 나서는 도전만화에 올리기 시작했어요.
▲ 미애 작가 블로그
Q. 이 질문을 안 드릴 수가 없을 거 같아요. 2017 네이버 최강자전! 최강자전에서 탈락하신 후기를 작가님 블로그에서 솔직하게 남겨 주셨는데요. 반면 베스트도전에서 빠른 정식연재로 이어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당시 소감은 어떠셨나요?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진짜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어요. 32강까지 진출할 거라는 생각도 못해서 '아, 드디어 나에게도 데뷔의 길이 열리는 구나!' 싶었죠.
32강에 올라갔을 때는 너무 자랑스러워서 부모님, 가족, 친구들한테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결국 떨어졌잖아요. 심지어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지각이라는 한심한 이유로 떨어지니 너무 창피한 거예요. 주위에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고, 독자분들도 이 작가님 어떻게 된 거냐 물어보시고. 충격이 커서 이틀 동안 거의 식음을 전폐했어요.
그래도 가족들이 격려해줘서 덕분에 정신차리고 도전만화부터 시작하게 됐죠. 그 때는 완전 간절했어요. 주간 연재를 꼭 해야 한다, 웹툰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정식 연재 메일이 왔을 때는 순간 바닥에 엎어졌어요. 그 정도로 믿기지가 않았죠.
Q. 현재 쓰고 계신 프로그램이나 장비는 오류가 잘 나지 않는 편인가요? 작가님의 작업 환경이 궁금합니다.
네. 컴퓨터를 최근에 바꿨어요. 그 때 쓰던 컴퓨터는 오류가 많이 났거든요.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클립 스튜디오만 쓰고 있어요. 장비는 신티크 21인치를 쓰면서 듀얼 모니터로 작업하고 있고요. 친구들이 어시를 해주고 있어요. 친구들이 미대생이다 보니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 네이버 웹툰 '어글리후드'
[작품에 관한 이야기]
Q. 어글리후드라는 제목이나 작품 배경 등 어글리후드의 탄생 비화가 궁금합니다.
예전부터 외계인이랑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어요. 어글리후드는 그냥 '외계인이랑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제로 베이스에서부터 구상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제목은, 처음에는 어글리후드라는 이름이 없었어요. 그런데 히어로는 각자 복장이 있잖아요. 그걸 우습게 하고 싶은 거예요. 우선 후드를 딱 그렸는데, 후드를 쫙 당기는 컨셉으로 하니 진짜 못생겼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거다!' 싶어 고민하다가 어글리후드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됐죠.
Q. 작가님은 평소에 후드 티를 즐겨 입으시나요? 좋아하시는 옷 스타일은?
원래는 되게 즐겨 입었어요. 그런데 연재 시작하고 나니 민망해서 못 입겠더라고요. 괜히 작품 홍보하는 것 같기도 하고, 후드 티를 입고 친구들을 만나면 꼭 한마디 해요. "너 어글리후드냐?"
Q. 어글리후드는 각자 캐릭터들이 개성이 뚜렷하고, 배경 설정도 구체적인데요. 작품을 구상하는데 소요된 시간,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과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본격적으로 작품 구상을 시작한 건 2017년 2월 정도였어요. 그때는 데뷔가 급했는지라 3달 만에 최대한 있는 자료를 다 참고하면서 준비했어요. 사실 계급제 정할 때까지만 해도 쉬웠는데 현실적인 고증을 살리는 게 어려웠어요. 그러면서도 판타지스럽게 해야 하는 거? 그 두 가지를 섞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Q. 댓글은 자주 보는 편이신가요?
가끔 봐요. 베스트 댓글은 다 보는데 전체 댓글은 가끔 훑어보는 식이에요. 작품에 대한 반응은 잘 안 찾아보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검색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영향을 너무 많이 받더라고요.
Q. 작품에서 쎄타시, 야마누스 등 이색적인 명칭들이 많은데요. 이런 명칭들은 특별히 의도하고 만드시는 건가요?
야마누스라는 이름은 이집트의 '아몬라'라는 신에서 따왔어요. 아몬라라는 신의 이름이 야마누라고 불리는 거예요. 어, 그럼 야마누스? 사실 별 의미는 없고 말 그대로 그냥 따왔어요. 야마누스는 겹치는 이름도 없길래 따오게 됐고 쎄타시는 가끔 판타지 배경에서 알파 베타 도시, 섹터 도시 이렇게 하잖아요. 그런 걸 조금 유니크하게 바꾸고 싶었어요.
Q. 작품에서 외계인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 외계인 중에는 지구인처럼 꾸미고 다니는 외계인도 있지만, 자신의 모습 그대로 생활하는 외계인도 있어요. 이렇게 차이를 두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작품 전체에 유쾌한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에 야성단 애들은 외계인이라고 하면 바로 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기생형 외계인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처럼 만들었고, 다른 외계인들은 외계인의 모습이되 인간사회 적응하느냐 마느냐 그 정도의 차이인 거 같아요.
Q. 작년 4월 블로그를 통해서 어글리후드 캐릭터 프로필을 공개하셨는데요. 생일, 신장, 혈액형 등 매우 세밀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프로필 설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특히 엘사의 경우 탄생화가 민들레, 꽃말은 신탁인 것이나 줄리아 탄생화는 우엉으로 ‘괴롭히지 말아요’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작품을 그릴 때 캐릭터들의 신장은 차이를 둬야 하잖아요. 그래서 신장은 미리 정해뒀고, 혈액형은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으면 곤란하니 각자 성격에 맞게 설정했어요. 생일은 제가 캐릭터들의 성향에 따라 별자리에 맞춰서 한 거거든요. 꽃말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는데, 팬분들이 제시한 꽃말을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이런 것도 다 찾아봐 주시는구나. 꽃말은 정말 생각도 못 했어요.
▲ 네이버 웹툰 '어글리후드'
Q. 그렇다면 작품 속에서 작가님과 비슷하거나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주인공인 엘사가 저랑 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맹하면서 어수룩한 부분?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센 프라우드? 센이라는 캐릭터는 되게 열심히 연구했어요. 진짜 멋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는데 자꾸 제 성격을 닮아가더라고요.
Q. ‘센 프라우드’라는 캐릭터가 처음 나왔을 때 ‘이 작품에도 드디어 남자주인공이 나오는구나’ 생각했어요. 독자분들도 센이라는 캐릭터가 여자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의외라는 반응이었는데요. 그런 반응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사실 의도였어요. 센이라는 캐릭터를 여자같이 그리고 싶지 않았어요. 중성적이면서도 최대한 멋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남자라고 오해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오히려 남자라고 오해받았을 때 '아, 내 캐릭터가 성공했구나! 내 의도가 딱 들어맞았구나' 싶었어요. 그런 여성 캐릭터가 드물어서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Q. 저는 개인적으로 엘사의 어머니 레나 잭슨이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였는데요. 레나가 하는 대사 하나하나가 많은 교훈을 주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요?
작품 초반에 나왔던 '인간은 본디 관종을 타고난 법'이랄까요? (웃음) 사실 그렇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대사는 없고 열심히 짰던 대사들은 기억이 나요. 세라의 과거 편에서 썼던 대사들이나 나레이션은 만화 그리기 전에 다 생각을 해놨었거든요.
확실히 레나 잭슨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캐릭터가 임팩트 있다고.
▲ 네이버 웹툰 '어글리후드'
Q. 개인적으로 저는 세라와 줄리아 둘 다 참 안타까웠는데요. 주변 환경으로 인해 타락하게 된 세라, 바꿀 수 없는(힘든) 환경에 상처받는 줄리아. 작가님이라면 각각의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실 것 같으신가요?
저는 둘 다 못 버텼을 거 같아요. 세라의 경우는 원래 성격이 밝은 편이었지만 확 무너지고 나서 그 환경에 적응한 거죠. 적응을 못 했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는데 세라는 적응에 성공했기 때문에 거기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겠죠.
줄리아는 원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거기서도 반항을 하고 계속 싸우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꺾이고. 환경이 너무 그러다 보니까 잘못한 게 없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그냥 주변에서 억압하잖아요.
솔직히 저라면 못 버텼죠. 제가 그리면서도 이건 너무 비참한 것 아닌가, 내가 너무 가혹한가 생각했어요. 사실 학창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보게 되잖아요. 가정환경과 학교 환경은 우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정폭력이든 학교폭력이든 둘 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 결과가 세라와 줄리아였어요.
Q. 학교 일상에 대한 묘사가 매우 사실적인데요. 작가님은 학창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학교 자체가 공부 잘하고 얌전한 학교였어요.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거든요. 학교생활은 모범생까지는 아니었지만 진짜 순수함 그 자체, 나름 착하고 순수하게 자랐어요. 특별히 인상 깊은 학생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Q. 어글리후드 작품 이야기를 하자면 에리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을 거 같아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에리얼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앞으로의 작품에도 많은 관심 가지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작품 뿐만 아니라 '작가의 말' 또한 작가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주인공은 대체 하는 게 뭐지 등등) 보통 작가의 말은 즉흥적으로 생각하시는지, 신중하게 고민하시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작가의 말은 진짜 즉흥적으로 쓰는 편이에요. 전에 생각해둔 말이 있으면 그걸 써먹기도 해요. '주인공은 대체 하는 게 뭐지'는 진심이었어요. 저도 그리다 보니까 애는 주인공인데 대체 하는 게 뭐지 싶더라고요.
▲ 네이버 웹툰 '어글리후드'
Q. 베도 8화에서 어글리후드에 로맨스란 없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어글리후드 팬인 네이슨 테일러와...)
일단 로맨스가 아닌 장르에 로맨스가 들어가더라도 잘하는 사람이 넣어야지 저는 로맨스물에 재능도 없고 관심도 없거든요. 작품을 보다 보면 가끔 뜬금없는 전개로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있잖아요. 제가 그런 걸 좀 싫어해요. 로맨스가 아닌 장르에 괜히 로맨스가 나오는 건 좀 피하려고 해요. 그리고 제가 로맨스도 너무 못 그리니 필요가 없는 건 그냥 빼버리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독자분들은 또 뭔가 기대하시더라고요. 네이슨 테일러와의 전개는 보시면 알 수 있을 거예요.
Q. 작품을 보면 작가님의 개그 코드가 참신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합니다. 평소에도 주위에서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신가요?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듣긴 하는데 제 만화의 개그 코드가 독특하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로 그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Q. 작가님의 개그 코드에 가려져 있지만 어글리후드가 전하는 메시지는 전혀 가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맹목적인 신념, 학교폭력에 대한 비판 등 교훈적인 이야기도 많은데요. 어글리후드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처음부터 다 계획하신 건가요? 작품을 진행하면서 스토리에 변경된 부분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일단 자잘한 부분도 변동이 되긴 했는데, 원래는 스토리가 더 어두웠어요. 개그를 넣을 예정이긴 했지만, 플롯 자체가 훨씬 더 어두웠어요. 그런데 제 만화 분위기에도 안 맞는 거 같고, 그리는 저도 우울해지고 애들이 너무 불쌍한 거예요. 그런 어두운 부분만 스토리를 전면 수정했죠. 그런 어두움을 팬들이 좋아할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Q. 어글리후드의 매력은 작가님 특유의 개그 코드 외에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어글리후드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제 작품의 인기를 잘 실감을 못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인기 비결이라고 한다면, 제가 생각해도 일단 개그가 들어간 점? 장르는 소년만화인데 개그가 어느 정도 적절히 섞였다는 점?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Q. 현재 네이버 토요일 웹툰에서 별점 순으로 1위를 기록하고 계신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하하하, 아후 진짜 팬들께 너무 감사하죠.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예요.
[미애 작가의 SNS 탐방기] (인스타그램)
▲ 미애 작가 인스타그램
Q. 작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사인회를 하시며 팬분들께 받은 선물을 인스타에 올려주셨어요. 인기를 실감하고 계신가요?
저 그때 완전 아이돌 된 기분이었어요. 반응이 그렇게 뜨거울 줄은 예상 못 했거든요. 이게 할리우드 스타의 기분이구나 싶었고, 받은 선물을 보는데 팬분들이 너무 귀엽고 고맙더라고요. 팬분들께 받은 선물 진짜 잘 쓰고 있어요. 먹을 거 많이 주셨는데 다 먹었어요!
Q. 작가님이 인스타그램 아이디 crazycaterpill(미친 애벌레)의 약자가 필명(미애)의 유래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애벌레는 좋아하시는지, 이런 아이디와 명칭을 생각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그렸던 만화 중에 애벌레 만화가 있었어요. 그 작품에서 등장인물 중 하나가 미친 애벌레였는데 줄여서 미애였어요. 애벌레 특유의 조그맣고 느린 모습이 저랑 좀 잘 맞는 거 같아요. 이게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교 때부터 제 별명이었어요. 아, 이거를 필명으로 써볼까 하다가 미애(전체이용가)로 하게 됐죠.
Q.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음식 사진, 특히 국물류 음식들이 많은데요. (저는 작가님 인스타를 보면서 마라탕이란 음식을 처음 알게 됐어요!) 평소 먹는 걸 즐기시는 편이신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싫어하는 음식을 고르는 게 빠를 거 같아요(웃음). 마라탕은 최근에 빠졌어요. 향신료 맛? 그런 맛이 중독성이 있어서 그런지 요새 중국 음식에 좀 빠져있어요. 마라탕은 이제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해요.
Q. 영화 관람, 여행 등 취미가 다양하신 것 같아요. 평소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그렇진 않고 그냥 주말마다 친구들 만나서 노는 게 취미예요. 웹툰 작가다 보니 작업을 해야 하니까 밖으로 돌아다닐 수가 없잖아요. 주말이 되면 시간을 내서라도 놀러 다니는 편이에요. 놀러 다니는 대로 SNS에 올리다 보니 게시글들이 많아졌는데 저는 기본적으로 집순이에요.
Q. VR 기기를 구입하셨는데, 평소 즐겨하는 게임은 무엇인가요?
사실 게임은 저보다 언니가 더 좋아해요. VR 게임기도 언니가 사자고 했고 저도 흥미가 있어서 샀는데 게임이 많이 없더라고요. 전 요새 오버워치를 다시 시작했어요. 저 젠야타 장인이에요! 아니, 장인은 아니다. 양심에 찔린다...
Q. 인스타를 통해 언급하신 '이태원 클라쓰', 저도 정말 찬양하면서 본 작품 중에 하나인데요. '이태원 클라쓰'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부활남'도 좋고 '신과 함께'도 있고 최근에 완결 난 '이태원 클라쓰'도 재밌고, 재미있는 웹툰이 되게 많았어요. 강풀 작가님 만화도 특히 기억에 남아요. 어렸을 때 '아파트'를 봤는데 진짜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무섭더라고요. '당신의 모든 순간'은 너무 감동받아서 눈물 줄줄 흘리면서 봤어요.
▲ 미애 작가 인스타그램
Q. 종종 마감에 관해 부담을 표현하는 게시글도 눈에 띕니다. 데뷔 전에 생각했던 웹툰 작가의 삶과 실제의 모습은 차이가 큰 편인가요?
데뷔 전에는 저는 그냥 체력적으로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데뷔하고 나니까 멘탈 관리가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괜히 댓글도 보다가 욕이 있으면 미치겠고, 작품 반응을 검색했다가 이리저리 휘둘리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초반에는 너무 힘든 거예요.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는데 몇만 명이 제 만화를 보잖아요. 제 만화를 보면서 각자 다른 생각하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진짜 너무 힘들어서 연재 초반 힘든 기간 동안 세이브를 다 날렸어요. 지금이야 좀 적응이 됐지만 그때는 준비 기간 다 합친 거보다 더 힘들었어요.
Q. 평소 작업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콘티를 진짜 오래 짜요. 스토리랑 콘티 합쳐서 4~5일 짜는 거 같아요. 스토리는 기존에 계획한 게 있어도 힘들더라고요. 그리면서 바뀌는 부분도 있고, 말이 안 된다 싶으면 또 바꿔야 하잖아요. 스케치랑 펜선 처리는 이틀 정도 걸리고 채색은 어시 친구들한테 맡기는 편이에요.
콘티가 4~5일 걸린다는 건 구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그 정도인 거고, 막상 짜기 시작하면 잘 나올 때는 진짜 3시간 만에도 나와요. 근데 안 나올 때는 며칠 끙끙대도 안 나오니까, 사실 정해진 시간이라고 할 게 없어요.
Q. 인스타그램에 '하루 사이 8번의 정전과 3번의 파일 날려 먹음'이란 게시글이 있는데요. 이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저희 집이 원래 정전이 잘 안 났거든요. 그런데 작년 여름에 진짜 역대급으로 더웠잖아요. 그중에서도 정점을 찍었을 때 갑자기 정전이 팍 났어요. 그래서 콘티 한 번 날렸고 한 번이면 끝나겠지 싶어서 다시 하는데 또 날리고, 3번 정도 하다가 포기했어요. 작업실이라도 가서 해야겠다 싶었는데 작업실 갈 준비하는 사이에 정전이 8번 발생했어요. 그 이후에는 오토 세이브를 받아 놨어요. 쓰기는 해야 하는데 렉이 많이 걸리다 보니…
Q. 작년 말 네이버 웹투니스트 데이가 작가분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미애 작가님도 이번에 참석하셨는데 간단한 참여 소감과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작가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웹투니스트 데이때 제가 마감을 못 했어요. 그래서 아이패드를 들고 가서 거기서 작업을 했죠. 연예인분들이 나오는데 전 뒤에서 계속 작업했어요. 제가 도착을 좀 늦게 해서 많은 분들을 만나 뵙지는 못했어요. 그 와중에 마감을 했다는 게 진짜...
▲ 어글리후드 미애 작가
[맺는 이야기]
Q. 최근 작품에서 엘사의 정체가 드러난 것을 보면 완결이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면서도 아직 남아있는 이야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재 스토리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인가요?
다들 거기서 완결일 거라고 생각하시던데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들이 되게 많거든요. 완결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 한참 멀었다기보다는 퍼센트로는 40~50%? 근데 이것도 추후에 변경될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많으니 앞으로도 어글리후드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Q. 데뷔작인 만큼 완결 시 소감 또한 남다를 것 같은데요. 완결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으신 일은 무엇인가요?
일단 진짜 엄청 먹고 놀러 다닐 것이고요. 춤이나 수영도 배우고 싶어요. 제가 흥이 엄청 많거든요.
Q. 어글리후드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독자 여러분, 앞으로도 어글리후드 많이 봐주시고요. 아직 남아있는 이야기가 많으니 중간에 하차하시지 마시고,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지금처럼 계속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고 저도 여러분을 사랑하겠습니다. 평생 사랑합니다. 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