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자취로운 생활' 츄카피 작가 인터뷰

최선아 기자 | 2019-01-22 23:00


화제의 작가를 만나다

vol. 56

[자취로운 생활]

츄카피 작가 | 네이버


자취 생활을 리얼하게 다룬 네이버 웹툰 ‘자취로운 생활’. 꼭 자취생뿐 아니라 집순이, 집돌이의 공감을 듬뿍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 츄카피님은 ‘코미디 빅 리그’ #개그맨으로도 활동하고 계셔서 화제가 됐습니다. 오늘은 웹툰 작가 츄카피이자 개그맨 #안가연님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해봤습니다.


안가연

▲ 꽃받침 츄카피 작가님


[웹툰작가와 개그맨 사이]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새해를 맞아 독자님들께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자취로운_생활’의 츄카피 작가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기운 받아서 2019년 더 잘되기를 바랍니다.


Q. 웹툰 작가이면서 개그맨이시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웹툰을 그리게 되셨나요?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꿈도 만화가였고 만화 그리는 걸 많이 좋아했어요. 만화를 그려서 친구들끼리 돌려보기도 했고요. 그때는 어머니가 심하게 반대하셔서 꿈을 접었죠. 원래 만화를 좋아했던지라 소소하게 만화를 그려보고 그걸 도전만화에 올렸다가 운 좋게 네이버에 연재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 연재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좋았어요.


Q. 옛날에 그린 만화가 아직도 있나요? 그때 그린 만화는 어땠나요?

옛날에 그린 만화는 다 본가에 있어요. 옛날 거를 지금 보면 그때가 더 잘 그렸던 거 같아요. 옛날에 PC로 그린 그림을 봐도 그런 생각을 해요.


Q. 옛날부터 만화를 좋아하셨으면 만화가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나요?

친구 몇몇은 ‘그럴 줄 알았다’하는 반응이 있었어요. 반면 제가 그림을 그리는지 모르는 애들도 있어서 작가 데뷔라고 하니 놀라는 친구도 있었어요. 만화를 한 번 접은 뒤로는 그림을 전혀 안 그렸거든요.


Q. 개그맨 일과 작가 둘 다 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부담되진 않으신지요?

엄청 힘들어요. 살려주세요... 그나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시간대가 자유로운 편이라 가능한 거 같아요.


자취로운생활


Q. 말하자면 투잡인 셈인데 작업 스케줄은 어떻게 되시나요?

거의 매일 짬짬이 작업을 해요. 월요일에서 목요일은 개그맨으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바빠요. 회의가 8시에 끝난다고 치면 집에 오면 9시 좀 쉬면 금방 12시가 되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웹툰은 대체로 새벽에 일을 해요. 오늘도 마감날이라 아침 8시에 잤어요.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웹툰 작가와 개그맨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나요?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개그맨으로 선발되듯이 만화도 도전만화에서 선발이 되고 코너를 짜고 담당자님과 피드백하며 고쳐나가고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굉장히 유사해요. 웹툰이 일주일에 한 번씩 스토리를 짜고 그림을 그리고 독자에게 선보이고 피드백을 받는 것처럼 개그도 일주일에 한 번씩 스토리를 짜고 준비를 하고 관객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거죠. 저도 처음에는 너무 비슷해서 놀랐어요.


Q. 그럼 처음 무대에 오를 때와 처음 만화 연재를 시작할 때 어느쪽이 더 떨렸나요?

둘 다 너무 떨렸습니다.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무대 뒤에 서서 등장을 기다리는데 너무너무 떨렸어요. 처음 무대에 올라갔을 때는 관객석이 하나도 안보이더라고요. 그래도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가니 흥분이 되면서 기분이 확 좋아졌어요.

웹툰은 올리기 전에 걱정을 엄청 많이 했어요. 그림체가 단순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안좋게 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아서 엄청 기뻤습니다.



[자취로운 츄카피]


Q. 인스타, 페북, 트위치 방송,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끼가 많으신 거 같은데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신지요?

있습니다. 제가 ASMR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듣고 있으면 편안하고 힐링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런 힐링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Q. 취미활동은 어떤 걸 즐기시나요?

게임 아니면 술입니다. 술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뭐든 혼자서 잘 먹었어요. 제가 알레르기도 있고 가리는 음식이 많아서 친구들과 밥만 따로 먹고 만난다거나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쇄할인마


Q. 최애 게임은 무엇인가요? 오버워치 외에 즐기는 게임은 있으신가요? 

#오버워치를 가장 좋아하다가 최근에 많이 져서 요즘은 #롤을 더 많이 해요. 신작 게임은 거의 다 해보는 편이에요.


Q. 만약 오버워치에서 브랜드 웹툰을 제의하면 수락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완~전 땡큐입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 저 오버워치 스토리도 전부 알아요!


Q. 작품 속에 과장된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실제 생활과 유사한지 궁금합니다.

실제 생활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어느 정도의 과장은 있어요. 물론 대부분이 실제 생활이지만요...가끔 어머니께 집 치우라고 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만화를 보고 상황을 다 아시게 되는 거 같아요.


자취로운생활


Q. 매화 소재를 생각해야 하는데 평소 소재 거리는 어떻게 정하시나요?

아무래도 자취 이야기다 보니 집에 있으면서 구상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가끔 동료들에게 소재 거리를 찾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 아직 소재가 생각 안 난 적은 없어요.


Q. 공포 에피소드를 보니 스릴러나 공포물도 잘 그려내실 거 같습니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가요?

사실 차기작으로 코믹 공포물을 그리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제가 이토 준지 등 공포물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느낌으로 그리되 재밌고 웃기는 걸 한번 그려보고 싶어요. 하지만 당분간은 ‘자취로운 생활’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Q. 만화를 보다 보면 ‘유리가면’ 코미디 그림체가 종종 보입니다. ‘유리가면’을 좋아하시는지, 인생 만화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유리가면’ 좋아합니다! 인생 만화는 너무 많네요. ‘아키라’ 좋아하고, 이토 준지 작품 좋아하고, ‘더 파이팅’도 좋아합니다. 장르 안 가리고 다양하게 좋아하는 편입니다.


Q. 독자분 중 한 분이 작가님 작품을 보고 꿈에서 자취를 없앴다는 댓글을 봤습니다.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꿈을 짓밟았나 싶은 기분? 옛날에 댓글 중 초등학생분이 ‘자취를 하면 작가님처럼은 안 살아야겠어요’라는 댓글을 단 적이 있었어요. 자취 권장 만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점점 자취 비권장 만화가 되는 건가 싶었죠. 그래도 나만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위안이 된다는 댓글도 많아서 저도 함께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Q. 평소 댓글을 보시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은 뭐가 있을까요?

많이 봅니다. 힐링 된다고 하는 글이 기운을 많이 줘요. 어떤 독자분은 제가 표지 휴재 공지를 했더니 1화부터 해서 표지 리스트를 만들어주셨더라구요.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해주셨을 때 기분이 엄청 좋았어요.


Q. 가끔 독자분들이 댓글을 통해 살림 노하우를 공유해주시기도 하는데 실제로 해본 방법도 있으신지요?

많이 해봤어요. 특히 요리하는 거, 댓글에 달아주신 레시피대로 꽤 해봤어요. 또 돌돌이 뜯는 노하우 같은 거? 캡처도 많이 해놓고 시도도 많이 해봅니다. 앞으로도 유용한 노하우 많이 부탁드립니다!


Q. 자취 생활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생활비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줄 몰랐어요. 경제관념이 없어서 친구들이 자취가 돈 많이 든다고 할 때 잘 실감이 안 났었는데. 돈 들어가는 곳을 월세만 생각했더니 추가 비용이 엄청 들더라구요. 관리비 내고 전기세 내고 인터넷 비 내고 돈을 허공에 뿌리는 느낌? 그런데 그게 열심히 사는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일을 안 하면 정말 거리에 나앉겠다 싶어서?


자취로운생활


Q. 자취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청소입니다. 그런데 안 하면 또 안되니까 몰아서 합니다.


자취로운생활


Q. 많은 자취인들이 그렇듯 가끔 이유 없이 서럽고 외로울 때 어떤 식으로 극복하시나요?

그냥 울어요. 슬플 때는 그냥 표출하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울고 나서 자고 일어나면 아주 개운해집니다.


Q. 작품 속 사진과 달리 인스타에 올린 요리 사진이 아주 맛있어 보입니다. 요리 실력이 늘으신 건가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살면서 처음 듣는 칭찬이네요. 제 음식은 여전히 주변 사람들에게 혹평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독자님들이 예쁘게 찍히는 사진 각도와 앱을 알려주시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요리가 아니라 사진이 업그레이드된 거네요.


Q. 보통 자취할수록 어머니의 요리가 생각난다고 하는데요, 작가님이 가장 생각나는 음식을 꼽자면?

여러 가지가 많지만 하나만 꼽자면 파김치?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십니다.


Q. 캐릭터를 동물로 설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사람으로 그리는 거보다 동물로 그리는 게 보기에 귀여워서 동물로 그리게 됐어요. 제 캐릭터를 햄스터로 한 건 햄스터를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Q. 반려동물 기를 생각이 있으신지요?

아직 저는 반려동물을 맡을 자격이 없는 거 같아요. 일단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서 아기 혼자 너무 외로울 거 같아서요. 저만 좋다고 동물을 기를 수는 없으니까요. 원룸도 좁으니까 더 안될 거 같습니다.


고양이


Q. 캐릭터 중에 동료 방송인이 모티프가 된 캐릭터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 캐릭터일까요?

거의 전부 개그맨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무래도 제 생활이 집 아니면 직장 둘만 오락가락하니까요. 게다가 프리랜서라 친구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제 시간 중 프리한 시간이 오후 9시 이후라 직장인 친구와는 만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Q. 오빠 분과의 실제 사이는 어떠신가요?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친밀한 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빠랑은 싸우다가도 화해하고 웹툰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이게 친한 걸까요? 길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모른 척 지나간 다음 톡으로 대화하는 사이입니다.


자취로운생활


Q. 해외 자취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만약 정말 하게 된다면 어느 나라에 가고 싶으신지?

영국 리버풀에 가고 싶어요. 제가 비틀즈와 리버풀 구단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집세도 알아봤는데 거의 월세가 150만 원이나 하더라고요. 너무 비싸서 접었습니다. 


Q. 귀차니즘 캐릭터인데도 한 번의 휴재도 없었습니다. 비결이 있나요?

게임을 하면 퀘스트가 뜨잖아요? 그럼 퀘스트를 다 깨기 전까진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것처럼 마감이 있으니까 게으름을 피다가도 하게 되더라구요. 계속 게으름을 피우는게 아니라 성실하게 일하면서 짬짬이 게으름을 피웁니다. 그게 스릴있고 재미있어요. 오늘 안에 뭔가 해야한다 그러면 그걸 한꺼번에 끝내는게 아니라 이만큼 달렸다가 잠깐 쉬다가하는 식으로 중간중간 딴짓하는 스타일입니다.


Q. 취미로 키우고 계신다는 애플민트의 근황은 어떤가요?

이미 2달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키워야 하는데 애플민트를 잃은 슬픔이 커서...아직 먹지도 못했는데 떠나버렸네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Q. 독자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

재밌게 봐주시고 또 항상 꿀팁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Q.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주신다면?

개그 실력도 많이 늘리고 그림 실력도 많이 쌓아서 생활툰 말고 스토리 있는 툰으로 찾아뵙고 싶습니다. 가늘고 길게 살아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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