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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관계 - 육체와 감정의 두 가지 사랑

박성원 | 2016-08-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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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괜찮은 관계’는 제목 그대로, 과연 청춘남녀 사이에 어떤 관계가 ‘괜찮은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남녀 사이에 우정은 없다는 속언에서 짐작할 수 있듯, 여기서 남녀관계라는 것은 당연히 연인들의 그것을 의미합니다.

 

작품은 정반대되는 종류의 결핍에 괴로워하는 두 여성 ‘지원’과 ‘한나’를 조명합니다. 둘은 서로에게 있는 것이 없고 반대로 없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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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은 5년 넘게 속 깊은 남자친구와 진실한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연애에 문외한인 남자의 입장에서 봐도, 지원의 남자친구는 참 괜찮은 친구입니다. 비록 연애 초기만큼 활활 타오르는 열정은 없을지언정 완숙한 연애의 안정감과 함께 둘은 여전히 서로를 아끼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실감하지 못하더라도 제3자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러나 지원과 남자친구에게는 결핍이 존재합니다. 지원이 특히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점잖게 표현하자면, 즐거운 성생활의 부재라고 할까요. 관계를 맺는 빈도는 눈에 띄게 뜸해지고 바쁜 직장생활로 피로해진 지원의 남자친구는 - 한국의 중년 남성스럽네요 - 지원을 잘 챙겨주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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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딱히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란 것 같지도 않은 지원은, 이상하게도 성에 관해서는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터부시하고 직접 드러내기를 꺼려합니다. 덕분에 욕구불만을 느끼면서도 남자친구에게 털어놓지 못합니다. 그런 이유로 야동을 보는 남자친구에게 왜 다른 여자를 보고 욕정하며 성질을 내는데, 여자친구가 있든 없든 남자라면 누구나 헛웃음을 터트릴 만한 골 때리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만큼 지원의 심리에 큰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나는 지원과 정반대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원래는 평범 이하였던 그녀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매끈한 미녀로 변신합니다.(물론 필자는 아무런 유감이 없습니다) 남자들은 그녀와 자기 위해 줄을 서고 한나는 단순히 성생활을 즐기는 걸 넘어 그 경험을 글로 써서 대단한 인기를 얻습니다. ‘섹스 칼럼니스트’라는 그럴듯한 타이틀까지 달고 그녀는 이제 얼굴과 몸매가 끝내주는 데다 돈까지 잘 벌고 길을 가다보면 사람들이 알아보는 유명세까지 얻은, 그야말로 잘 나가는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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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모가 평균 이하인 사람들이 흔히 겪었을 그런 아픔, 그 아픔에서 비롯된 트라우마 때문에 한나는 지원과 달리 감정적 교류를 동반한 사랑을 얻지는 못합니다. 겉으로는 마음은 보이지도 않는 허상일 뿐, 몸만큼 솔직한 게 없다고 큰소리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존재이지요.

 

지원과 한나는 학창시절에 친한 사이였지만 대학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가, 각자의 문제에 봉착한 순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서로에게 있는 것이 없고 없는 것이 있는 이 기묘한 관계는, 둘 다 타고난 됨됨이가 나쁜 사람들은 아닌지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간략하게 소개한 내용만 보면, 꽤 흔한 이야기라고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뻔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런 뻔한 문제를 주제삼아 이야기를 ‘재밌게’ 그리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감정선을 유지하고, 지루하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주 까다로운 일이지요. 웹툰 ‘괜찮은 관계’는 제 생각에 ‘뻔하다’는 표현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 훨씬 잘 어울릴 정도로 훌륭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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