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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 꿈과 사랑을 쟁취하는 청춘들

박성원 | 2016-08-0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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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추’ 작가의 작품은 ‘허니 베드톡’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데뷔작이었다고 하는데, 여자들의 그렇고 그런 19금 ‘썰’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낸 일종의 단편집이었어요. 단편집은 별로 선호하지 않지만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성인 웹툰으로서의 재미에 충실하고, 깔끔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솜씨에 본격적인 장편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독자 분들도 재밌는 단편을 접하고 나면 그 작가가 쓴 장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잖아요.

 

‘뮤지션’은 그런 바람을 성취하게 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체 60회 정도의,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분량에 밀도 있는 이야기가 담긴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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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만화를 펼치면 순정만화스러운 그림체가 눈에 띄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순정만화도 싫어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 장르잖아요. ‘허니 베드톡’에도 그런 느낌이 조금 있었지만 ‘뮤지션’으로 오면서 한층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순정만화보다는 약간 그런 테이스트가 가미된 청춘성장물 정도가 이 작품을 더 잘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주인공인 ‘라이단’부터가 오래 묵은 연예인 지망생이고 노래에 재능이 있으니까, 평범한 소녀와는 거리가 멀죠.

 

이단은 소위 ‘수능 끝난 고3’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한 오래된 연습생입니다. 춤이나 노래에는 분명 재능이 있는 것 같지만, 데뷔가 많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죠. 연예인의 데뷔라는 건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말로 많은 외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맞춰져야 가능하니까요. 하여튼 8년 가까운 연습생 생활로 가끔씩 회의를 느끼는 이단 앞에 ‘도여명’이라는 잘 생긴 또래의 소년이 나타납니다. 무슨 극적인 만남 같은 건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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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피자 가게에서 가벼운 해프닝 끝에 서로 얼굴 도장을 찍고, 그러다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다시 마주친 둘은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친해집니다. 여명은 작중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우월한 유전자를 자랑하는 미남이고, 이단도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일단 연예인 지망생인 만큼 선남선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볼 수 있어요.

 

풋풋한 연애(?) 비슷한 무언가를 하던 둘은, 이단이 여명을 연예계에 끌어 들이면서 변화를 맞습니다. 사실 이단은 여명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 단순한 마음에 권유했지만, 여명이라는 친구가 잠재력이 워낙 뛰어났던 모양입니다. 연습생이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는 프로로 데뷔하게 됩니다. 이단은 여전히 연습생으로 남아서 여명을 질투하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게 되냐고요? 아마 그런 전개도 재밌었겠지만, 사실 여명과 이단은 다른 연습생들과 함께 혼성그룹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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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인이 된 청춘 남녀가 꿈을 향해 달려가며 사랑까지 쟁취하면 해피엔딩이지만, 연예계라는 곳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잖아요. 그렇게 되면 뮤지션이라는 작품도 너무 빨리 끝나버릴 테고요. 혼성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인기는 여명에게 현저히 쏠리고, 이단을 비롯한 여자 멤버들에게는 악평이 쏟아지며, 설상가상 남녀 멤버의 관계에 관한 루머까지 - 사실이지만 - 돌며 데뷔하면서부터 위기를 맞습니다. 데뷔는 단지 시작이었을 뿐이지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담백하고 부드러운 전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막장으로 치달으면 끝도 없을 소재이지만, 그 소재를 활용해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어 내면서도 막장스럽다거나 자극적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연예계, 음악, 청춘의 꿈과 성장, 연애까지. 우리가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하여 탄생한 수작입니다. 연령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널리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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