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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속에 탄탄함을 담아내는 작가, 하가.

자동고양이 | 2016-06-09 17:46

 

 

  훌륭한 만화가의 기준은 무엇으로 정해지는 것일까? 그림을 잘 그리는 것? 아니면 스토리를 잘 짜는 것? 그림을 잘 그리지만 스토리가 엉망인 만화가는 분명히 있다. 반대로 그림은 엉망이지만 스토리에는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만화가도 있다. 그렇다면 두 가지를 모두 잘 해야 좋은 만화가인가? 그것은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만화를 그리는 것에는 대중성과 창작성에 대한 저울질도 필요한 법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가 작가를 바라보자. 적어도 내 기준에 의해서 하가 작가는 상당히 성공할 법한 만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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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타를 위하여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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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릇 만화가란 고집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그림에 대한 고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선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경탄이 나올 정도로 화려하고 섬세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답답하지 않고, 웹툰임에도 마치 옛날 만화책을 보고 있는 것처럼 꽉 찬 매력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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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들 이런 만화를 보고 '숨이 막힌다'라고 표현한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국가, 네팔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다. 한 여자를 되살리기 위한 남자의 노력, 그것에서 시작되는 모든 이야기는 어느 하나 구멍 없이 유려하게 흘러가 우리에게 한 편의 소설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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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그의 그림은, 이야기는 언제나 고집을 부린다. 작가 자신이 타협할 수 있는 창작의 선과 대중들의 원하는 스토리텔링. 그 두가지를 아주 적절하게 잘 조합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작가가 가지고 있는 완성도에 대한 집념을 깨닫게 만든다. 그 두가지가 합쳐졌는데 완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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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 속 <시타 자르나>와 <한 상욱>의 이야기는 사뭇 평범한 연인의 타임 슬립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색채감과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내레이션은 이것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님을 짐작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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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에 마지막 순간, 뒷통수를 세게 후드려 맞는 것 같은 반전은 어떤가. 어지간한 영화보다도 반전감 넘치는 이야기는 웹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완벽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돈이 아깝지 않은 만화. 적어도 내게는 시타를 위하여가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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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주는 잠 못 이루고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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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작품,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친숙한 인물 '투란도트'에 대한 이야기다. 기존에 있던 작품을 새롭게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다. 스토리텔링이 잡혀 있다는 점에서는 전개를 짜는 것이 조금 더 쉬울 수는 있으나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자칫하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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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다. 멸망한 타타르국의 왕자 <칼라프>가 <투란도트>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청혼을 한다. 이에 <투란도트>는 세 가지 문제를 내고 이를 전부 맞추지 못할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선전포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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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작가는 오페라와 웹툰의 경계를 모호하게 흐트러뜨림으로서 읽는 이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오페라 투란도트를 보았을 때 웹툰 속 대사와 실제 대사는 매우 겹치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투란도트는 알고 있지만 오페라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이 웹툰은 오페라를 보는 것처럼 리듬감 있는, 매력적인 부분을 느끼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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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여기서 작가는 전혀 다른 수, 새로운 캐릭터를 꺼내든다. 그것은 바로 왕자의 곁에서 그녀를 보필하던 시녀 <류>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오페라의 어느 작품에서도 <류>의 존재감은 부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류>의 역할은 크나큰 턴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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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문에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을 때 이것이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작가 본인의 창작이 들어간 재해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언가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 이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나 하가 작가는 이를 너무나도 손쉽게 이루어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텔링. 그녀의 솜씨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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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작가가 쓰는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는 아랫부분, 작가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그 화의 내용을 축약한 내용을 담은 한 구절의 문장은 작가 자신의 집념인 듯 하면서도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대학만화선발전에서 선발된 이야기는 다소 짧다. 하지만 탄탄하게 꽉 들어차있다. 가능하다면 하가 작가가 다양한 장르의 시대물을 그려 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하지만 너무나도 본인 다운 이야기를 계속해 그려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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